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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순｜신성통상 회장
Tuesday, July 1, 2014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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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패션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과 경쟁대상의 정의를 넓혀야 한다. 이제는 국내 브랜드들끼리 내수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에서 벗어날 때가 왔다. 국내 시장에서 판치는 브랜드 중 해외 브랜드가 얼마나 많은가. 우리 브랜드들끼리 헐뜯고 싸울 필요가 없다. 내수시장이 바로 글로벌 무대라고 생각하고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맞짱 떠서 이길 생각을 해야 한다.
물론 글로벌 브랜드들에 비해 우리 브랜드가 규모에서나 역량에서 아직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실질적인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한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각자가 가진 차별화된 경쟁력을 비즈니스 모델에 접목하면 분명히 승산이 있으리라 본다.
좋은 예가 아웃도어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 「네파」 등 토종 브랜드가 쟁쟁한 글로벌 브랜드를 제치고 약진하고 있다. 한국시장의 특성을 살려 우리나라만의 아웃도어 룩 열풍을 불러온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해외에 나가서도 선전할 것이라 믿는다. 또 의류는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나 현대·기아자동차의 세계적인 위상을 본다면 우리 패션 브랜드도 못 할 게 없다.
더불어 패션산업의 본질인 품질과 상품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본으로 두고 후방영역인 구매·소싱에 대한 역량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물량으로 세계 곳곳에서 구매와 소싱을 하는 글로벌 업체들과 대항하기 위해 구매·소싱 부문을 키우지 못한다면 근본적으로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향후 10년 한국 패션마켓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복종 간 고유 영역이 희석되면서 마켓 컨버전스(market convergence)가 가속화될 것이라 전망한다. 남성복의 경우 포멀 슈트에서 비즈니스 캐주얼로 전환됐으며 아웃도어는 캐주얼군으로, 스포츠는 생활·라운지웨어로의 확대가 눈에 띄게 늘었다. 복종 커버리지가 가장 높은 SPA 브랜드들도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 다양하게 영역을 확대할 것이다.
따라서 패션시장 내 특정 복종군이 스타로 부상해 성장을 이끌기보다는 마켓 컨버전스의 경쟁 속에서 승자가 된 소수의 플레이어들이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 조심스럽게 판단하건대 플레이어 간 경쟁이 심화될수록 고성장할 영역은 SPA를 포함한 ‘광의적 캐주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리적 앵글에서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이 향후 한국 패션 브랜드들의 새로운 마켓으로 대두할 것이다. 이는 성장을 위한 기회인 동시에 위협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문화적 공감이 가능하고 상호 이해도가 높은 아시아권에서 먼저 파동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마켓으로 대두할 것이다.
앞으로 한국 패션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토종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키고, 나아가 좋은 옷으로 소비자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기업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패션비즈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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