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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진현 l 케이브랜즈 대표
엄진현 l 케이브랜즈 대표
스마트 & 다이나믹 CEO... 여성~잡화 패션왕국 도전!
Tuesday, Nov. 5, 2013 | 이정민 기자, mini@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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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황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길은 있습니다. 적어도 큰 욕심을 버리면요”라고 말문을 뗀 엄진현 케이브랜즈 대표. “이러한 시기에 패션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더 좋은 브랜드, 더 많은 옷을 고객들에게 입히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는 지극히 겸손하지만, 그의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패션에 대한 열정은 감출 수가 없는 듯했다.
「겟유스드」로 패션계 첫 테이프를 끊은 그는 이후에도 여성복 「머스트비」와 진 브랜드인 「닉스」, 여기에 「바닐라비」까지 인수하면서 숨 쉴 틈 없이 지속적으로 브랜드 M&A 작업을 진행 중이다. 패션 시장에서 보는 시각은 부러움 반, 시기 반이다. 하지만 엄 대표는 여전히 묵묵히 자기 머릿속에 있는 미래에 대한 패션 포트폴리오 맵에 충실하며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다.
저성장 시대의 공격적인 M&A, 과연 엄 대표는 어떠한 구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저성장 시대일수록 부서별로 단단한 ‘포스트 맨’을 세워 독립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회사는 불어나고 있지만 부서별 또는 팀별로 들어가 보면 최대한 몸집을 가볍게 하고 있는 셈이죠. 매출이 낮다고 결코 이익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 안에서의 순이익률과 틈새시장 속에서의 적중률에 집중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300억대의 브랜드, 3000억대 가치를
「겟유스드」 400억원대, 「닉스」 300억원대, 「머스트비」 200억원대, 「바닐라비」 350억원대 등 케이브랜즈가 인수한 브랜드는 모두 연매출 300억~400억원대 규모의 브랜드들이다. 이들 브랜드가 현재는 이 정도 매출액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중가 시장의 빅 브랜드로 커질 수 있다는 잠재력을 믿고 있는 엄 대표는 브랜드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300억~400억원대의 브랜드들이 10개 이상 모이면 3000억~4000억원대의 규모를 갖추게 되지 않느냐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최근에 그는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브랜드별 경영자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스타트는 「바닐라비」가 대상이다. 이미 이 브랜드를 책임질 전문가를 물색해 둔 그는 기획에서 생산, 영업, 경영까지 이 브랜드에 대한 모든 것을 신임 대표에게 맡긴다는 생각이다. 전문 경영인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브랜드 경영을 자기 사업처럼 생각하고 올인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엄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그는 또 “브랜드를 책임지는 경영자야말로 그 브랜드를 가까이에 두고 가장 잘 알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저는 브랜드별 대표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향후 그 안에서 저보다 더 나은 경영자가 나오게 된다면 그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조력자로 남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라고 브랜드별 대표 시스템에 대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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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유스드」 인수로 패션계 뛰어들다
그는 앞으로도 7~8개 브랜드를 추가 인수할 생각이다. 「겟유스드」 「머스트비」 「닉스」 「바닐라비」 외에도 비어 있는 남성복•잡화•수입•아동 등 카테고리별로 하나둘씩 셋업할 전략도 세웠다. 그의 거침없는 패션 열정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그가 패션에 눈을 뜬 시기인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섬유회사를 운영하던 부모님 아래서 자랐다. 자연스럽게 섬유를 접하게 됐고, 대학 재학 시절, 우연히 아버지를 따라간 패션쇼 현장에서 그는 런웨이를 보고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순간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 생각은 ‘아, 패션을 해야겠구나. 바로 이거야’였고, 그는 ‘패션’을 운명처럼 받아들였다. 대학 재학 시절 당시 마음 한구석에 패션에 대한 생각을 담아 두었고, 패션 비즈니스를 할 것을 늘 가슴속에 새겼다.
이후 아버지 회사였던 용연직물에 들어가 섬유산업에 대해 익혔고,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합작법인을 설립해 재직•날염•프린트 개발 등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이끌었다. 지난 2000년 한국으로 다시 들어와 원부자재 에이전시를 운영하다 2006년에 「겟유스드」와 인연을 맺었다. 패션에 대한 그의 꿈을 펼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케이브랜즈는 지난 2008년 투자전문 업체인 KIG홀딩스(회장 권오일)로부터 조력을 받아 현재 이곳 계열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케이브랜즈의 공격적인 M&A 뒤에는 KIG홀딩스가 한몫 단단히 하고 있는 셈이다.
미래의 비전을 갖고 자신이 세운 플랜을 밟아가고 있는 엄 대표는 케이브랜즈를 토털 패션 컴퍼니 그룹으로 만들 것이다. 우선 캐주얼 여성복 남성복 등 모든 복종을 포괄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를 만들어 가며 회사의 기초를 다질 예정이다. 내년에 포문을 열 「탑기어(TOP GEAR)」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어 잡화, 스포츠&아웃도어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수입 등 향후 3년 내, 10개 브랜드 확보
내년 첫선을 보일 남성캐주얼 브랜드인 「탑기어(TOP GEAR)」는 현재 국내 남성복 마켓 내에서 제대로 된 활력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한 남성 이미지와 캐주얼을 믹싱해 좀 더 액티브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로 풀어나갈 계획이다.
이 브랜드는 지난 1977년부터 현재까지 영국 BBC에서 방영되고 있는 자동차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영국 이외에도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방송되고 있다. 브랜드 기본 컨셉은 남성 캐주얼을 베이스로 잡고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스포티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재킷과 점퍼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풀어낼 방침이다.
내년 핵심이 될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뉴 버전의 ‘편집숍’ 진입이다.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이 프로젝트는 기존 국내 편집숍과는 철저히 차별화한다. 편집숍 ‘OOTD’의 네임은 Outfit of the day라는 말로 ‘오늘의 코디’, 즉 데일리룩이라는 의미로 만들었다. 이 안의 구성은 의류 50%, 백 25%, 슈즈 15%, 액세서리 10%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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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숍 ‘OOTD’로 1500억대 매출 목표
또한 다수의 해외 브랜드를 라이선싱해 들여온다. 해외 바잉 때는 홀세일 형태로 바잉해 시즌과 트렌드에 맞는 상품들로만 제한해 탄력적으로 움직인다. 이 숍에 구성할 신진 디자이너와 신진 브랜드들과도 접촉 중이다. 이들을 숍인숍으로 구성해 인큐베이팅을 해 볼 생각이다. ‘OOTD’는 내년 신규 오픈을 출발로 5곳에서 30억원, 2015년에는 복합쇼핑몰 입점을 포함해 30개점에서 250억원, 이후에는 중국 시장 진출은 물론 해외 유통망을 세팅해 오는 2017년에는 총매출 1500억원대를 목표로 한다.
엄 대표는 “‘OOTD’는 트렌드를 반영해 컬러풀하면서도 독특한 상품을 공급하는 편집숍이 될 것입니다. ‘펀&유니크’가 가미된 인테리어로 신선하고 흥미로운 쇼핑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라며 “잠실 롯데월드몰 1호점을 시작으로 복합쇼핑몰 중심으로 숍 매장을 넓혀갈 것입니다. 여기에서는 분기별로 신진 디자이너들의 컬렉션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좋은 브랜드를 갖추기 위해서는 좋은 생산기지를 찾아내 수급을 원활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엄 대표는 최근 들어 좋은 생산기업을 찾는 데 관심이 많다. 이미 수년 전부터 해외 유력 브랜드에 OEM 수출했던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좋은 생산기지 세팅, 시너지 내기 총력
“향후 패션산업 경쟁에서의 승리 여부는 누가 얼마나 좋은 생산과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쏟아지는 상품들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생산기지 말입니다. 수많은 브랜드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요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위해서라도 그 브랜드만의 특별한 컨셉을 만들어 주는 소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한다.
스피드와 폭발적인 상품 공급 속에서도 묵묵히 자기만의 철학으로 패션 비즈니스를 헤쳐 나가고 있는 엄 대표. 원칙을 지켜 나가는 정도의 패션 비즈니스만이 성공과 직결된다고 믿는 그의 모습에서 ‘미래의 패션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핵심 키는 패스트와 물량싸움이 아니라, 한 단계 한 단계 쌓아올린 정석적인 패션 운영’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저의 역할은 소비자들과 직원들 모두 만족시키는 것입니다. 열정이 있는 직원들을 통해 회사가 성장하고 그에 따른 이익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죠. 저는 이를 위한 조력자일 뿐입니다”라고….
**패션비즈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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