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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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10.02조회수 7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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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나는 수영 강습을 받고 있다. 단거리는 갈 수 있지만 속도가 너무 느린 개헤엄이어서 언젠가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이 대학생 때의 일이다. 그 후 계속 미뤄 온 것이 이순(耳順)의 나이를 맞게 됐고, 내 인생의 우선순위에서 별로 높지 않는 것이었기에 실행 가능성은 상당히 낮았다. 그런데 작년에 아들과 딸에게서 태어난 귀염둥이 손자들이 물을 엄청 좋아한다는 얘길 듣고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다.

    수영강사는 모든 것을 기초부터 다시 배워서 스트로킹(stroking)을 제대로 해야 속도가 난다고 했다. 과거의 잘못된 습관을 버리는 일이 쉽지는 않다. 나도 강의에서 경영자들에게 “자기 학년에서 100등 하는 학생이 25등이 되는 데 사용했던 공부방법을 10등 이내의 우등생으로 오르는 데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겠느냐?”고 이야기 하면서, 과거의 멋진 성공 경험이 사람들을 자만하게 하고 방법도 틀려서 큰 실패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음을 깨우쳐 주려고 애쓴다.

    국가나 사회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지난 60여년의 짧은 기간에 광복을 맞아 새로 나라를 세우고, 산업화를 촉진하며, 민주화를 쟁취하고, 세계적인 정보화 국가가 되는 등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60여년 전에 세계 최빈국 중에 하나였던 우리가 후진국의 오명을 벗고 중진국에 와 있으며, 선진국 대열에 끼기 위하여 엄청난 노력들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방법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방법을 써야 되는데 “과거 방법으로도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외쳐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새로운 방법을 가르치려면 조직원들을 교육시켜야 되는데, 교육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종종 경영자들이 “교육이 사람을 확 바꾸어 놓느냐?”고 물으면 나는 자신 있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인간들은 물건이 아닌 감성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수리공이 고장난 기계를 고치면 확 바뀌는 것처럼 수리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올바른 길로 교육하고 주고 돌봐주면 사람들은 점진적으로 변화하며, 새로운 방법이나 조직이 나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반발심과 저항력이 현저하게 줄어든다고 말한다. 최상의 인재경영은 교육을 통해 과거의 낡은 방법을 새로운 방법으로 바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또 조직이 개혁하고자 하거나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고자 하는 데 저항하는 훼방꾼을 동조자로 만드는 데 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춘이 매년 발표하는 우량기업 리스트를 보면 대부분이 인재경영을 잘하는 회사로서 연간 어느 정도 교육시키느냐에 따라 우열이 가려질 정도다. 국내에서도 유한킴벌리 삼성 LG 포스코처럼 연간 직원 교육시간이 많은 회사는 노사분규도 덜하고 생산성이 높은 우량기업이다. 국가공무원의 교육시간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과 싱가포르는 연간 1백시간을 훨씬 상회하는데, 우리나라는 고작 20~30시간에 불과했다. 내년부터 교육시간을 대폭 늘린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나의 수영강습은 개헤엄에서 벗어나 헤엄치는 속도를 빠르게 해 줄 것이고, 최상의 새로운 방법을 손자들에게 전수해주면 대대로 전해질 것이다. 한국 정부는 물론 기업 등 모든 조직이 교육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생각해 많은 교육을 시키는 인재경영을 통해 하루 빨리 선진국 또는 선진기업이 됐으면 좋겠다.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대표 Profile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졸업(학사)
    ·펜실베이니아대 대학원 수료(공학석사)
    ·와턴 스쿨에서 리더십 연구
    ·펜실베이니아대 대학원 수료(공학박사)
    ·김컨설턴트사 설립
    ·프랭클린 코비사 한국대표로 선임
    ·한국리더십센터 설립, 대표로 활동 중(현)
    ·한국성과향상센터 설립, 회장으로 활동 중(현)
    ·한국코칭센터 설립, 회장으로 활동 중(현)


    저서 및 역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著, 김영사刊)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스티븐 코비, 로저 메릴, 레베카 메릴 共著, 김영사刊)
    ·프로페셔널 코치로 성공하기
    (김경섭, 샌디바일리스 共著, 김영사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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