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식 「테이스트맥시멈」 실장

    purpl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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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11.02조회수 1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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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복이 화려한 실루엣과 복잡한 디테일을 자랑한다면 남성복은 디자이너만의 테일러링 노하우를 바탕으로 섬세함과 세련미를 갖춰야 한다. 올해로 SFAA 컬렉션에 6회째 연속 참가하고 있는 김규식 실장은 이같은 마인드를 바탕으로 근 14년간 한 눈 팔지 않고 남성복 디자이너의 한 길을 걸어 왔다. 그가 운영중인 「테이스트맥시멈(Taste Maximum)」은 ‘남성이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한’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 김실장의 패션사랑(?)을 느낄 수 있다.

    에스모드서울 1기생으로 졸업하면서 남성복 최우수상을 받기도 한 그는 멋진(?) 디자이너로서의 부푼 꿈을 안고 패션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쉬퐁」 디자인실 근무와 성도가 주최한 컬렉션에도 참가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조심스럽게 실력을 쌓았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위한 자본금 마련의 수단으로 잠시 「부두나인」 「라파」 「페인트타운」 등 여성복 매장을 운영하면서 혼란기를 겪기도 했다. 복잡한 마음을 다잡고 남성복 디자이너로서 「테이스트맥시멈」 브랜드를 런칭, 곧이어 2004년 SFAA 컬렉션에 입성하면서 디자이너 브랜드 신고식을 치렀다.

    김실장에게 있어 디자인은 자신과 세상을 이어주는 ‘투명한 창문’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소비자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디자이너 브랜드로서의 독립된 ‘아이덴티티’와 보편화된 ‘대중성’간의 적절한 합일점을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마인드다. 평소 자주 찾아주는 손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대중과 직접적인 만남을 가질 수 있는 패션쇼장에서 그의 생각이 절실히 드러난다. 매회 컬렉션마다 관객과 함께할 수 있는 특별한 연출(?)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특히 지난 0708 F/W 컬렉션의 주제였던 ‘퓨처리즘과 밀리터리룩’은 미래주의의 기계적 느낌을 강조했기 때문에 관객과의 동화가 어려웠다. 패션쇼는 자신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관객들과 공유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보다 친근한 비보이들의 댄스로 오프닝을 장식했다. 물론 그들의 댄스 또한 철저히 메인 테마와의 결부된 내용으로 각색됐다. 더불어 강한 비트에 맞춰 선보인 파워풀한 워킹은 패션쇼무대의 구성요소인 의상·모델·VMD·음악과 더불어 관객을 흡수함으로써 보다 완성도 있는 컬렉션을 만들었다.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무대 뒤에는 디자이너의 노련한 테일러링이 있다. 그중 패턴 메이킹은 의상의 전체적인 실루엣과 피팅감을 좌우하기 때문에 5㎜의 오차를 없애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쓴다. 남성복은 외관상 단순해 보이지만 절개선 속에 숨겨진 3㎜ 내외의 여유분이 옷의 완성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김실장은 “여성복을 보고 자라왔지만 결국 남성복을 택한 이유는 하나다. 자신이 입어보지 못한 의상은 디자이너로서 소비자에게 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옷이란 것은 외형적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착장했을 때 거리낌 없는 피팅감과 소리없는 편안함을 줘야한다는 생각에서다. 패션은 고가의 예술작품이 아니다. 단지 사람에게 친밀한 액세서리이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출할 수 있는 최고의 방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디자인 철학 저변에는 양장점을 운영한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자리잡고 있다. 항상 공장 직원과 생사고락을 함께 했다는 그의 모친은 주문받아 제작된 의상을 직원들에게 직접 입혀보면서 착장 시의 편안함을 테스트했다. 어릴 적부터 봐온 이러한 섬세함이 ‘굴신·상견·하견’ 등 소비자의 신체에 맞는 특징을 살려 패턴을 제작하는 세밀함의 모태가 됐다.
    대중과의 호흡이 김실장의 성장 모멘텀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행동보다 생각이 앞선다는 그는 다중 매체를 통한 브랜드 알리기와 디자이너 체험 등의 이벤트로 보다 실질적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규식 「테이스트맥시멈」 실장 Profile
    ·1992년 에스모드서울 1기(남성복 디자인 전공)
    ·1992년 「쉬퐁」 디자이너
    ·1998년 성도 주최 컬렉션 참가
    ·2004년 「테이스트맥시멈」 런칭
    ·2004년~ SFAA 컬렉션 참가
    ·2005년 삼성애니콜컬렉션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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