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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미 우장희 쏠리드 대표 & CD
우영미 우장희 쏠리드 대표 & CD
한국 디자인 하우스 롤모델... 세계가 인정한 듀오 디자이너
Sunday, Apr. 1, 2012 | 김숙경 발행인,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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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제 글로벌이란 단어를 식상하게 느낀다. “어떤 브랜드가 해외 진출을 한다더라”라는 말에 토를 달기도 한다. “요즘 글로벌 안 하는 브랜드가 어딨어?”라고. 다시 한번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는 글로벌의 의미를 ‘단지 해외에 매장 몇 개를 전개하는 브랜드’와 ‘전 세계 언론과 바이어가 진짜 인정하는 브랜드’ 중 어디에 둘 것이냐고.
우영미와 우장희, 이들은 ‘코리안 전도사’다. 유럽의 심장부 파리에서, 그리고 전 세계에서, 외국인들은 「우영미」라는 이름이 바로 생각나지 않을 때면 “왜 그 코리안 디자이너 있잖아…”라고 말을 꺼낸다. 패션에 대해 문외한인 국내 남자 소비자들도 ‘바가지 머리의 여성 디자이너’에 대해선 이미 잘 알고 있다. 이제 그들에게 ‘우영미’라는 세 글자는 ‘코리아’의 대체어이다. 이렇게 형성된 한국 패션의 이미지를 과연 수치로 추산할 수 있을까. ‘한국 최초’라는 타이틀이 수없이 많은 사람들, 자매이자 동료이고 같으면서도 다른 스타일로 한 브랜드를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리고 세계적인 디자이너 대열에 당당하게 속한 파워풀 코리안.
섬세한 디테일과 부드러운 패턴, 화려하거나 요란하지 않지만 확고한 오리지널리티, 조용하고 정적이면서도 힘 있는 그녀들의디자인은 유럽에서 ‘한국 패션’을 대표한다. 이들로 하여금 ‘코리안 프리미엄’이 형성됐고 다음 세대를 위한 후광이 만들어졌다. 파리 맨즈 패션위크 기간 ‘황금타임’인 토요일 오후 4시를 차지했고 이제 ‘꼭 봐야 하는 컬렉션’ 열 손가락 안에 든다. 한국 디자이너로는 최초로 지난해 파리 의상조합 정회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까다로운 프랑스 패션이 마침내 한국 두 여성 디자이너의 진가를 인정하고 로열 멤버로 받아들인 것이다.
패션 위상 높이는 두 자매 ‘코리안 전도사’
이벤트를 하듯 요란하게 파리 컬렉션을 치르고 ‘조용히 사라지는’ 아시아의 타 디자이너들과는 달랐다. 2002년부터 매 시즌 경쟁력 있는 옷들을 꾸준히 선보였고, 독립법인을 설립해 파리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2006년엔 파리 패션 피플들이 모두 모인다는 마레 지구에 독립 부티크를 오픈했다. 현지 언론과 바이어들도「우영미」라는 브랜드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파리에 ‘메종’을 둔 디자이너라고. 이제는 백화점 단독매장을 선보여도 될 것 같다고.
올해는 이들이 파리 진출 1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한 시즌도 빠지지 않고 쇼를 진행했으니 컬렉션 횟수만도 20번이다. 국내 활동을 중단한 적도 없다. 「솔리드옴므」로 꾸준하고 묵묵하며 변함없이 한국 소비자들과 교류하고 있다. 빠른 성과를 위해 조급해하거나 단계를 건너뛰려고 하지 않는다. 큰 꿈과 목표를 갖고 차근차근 다져갈 뿐이다. 이 때문에 「우영미」와 「솔리드옴므」는 유연하지만 단단하다. ‘본질’과 ‘진정성’을 추구하기에 덩치만 키운 커머셜 브랜드들과는 차별화된 영속성을 지닌다. 둘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매일 싸워서 제발 좀 그만 싸웠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우영미 대표는 디테일에 강하다.
디자인도 그렇고 업무 처리 방식도 그렇다. 우장희 전무는 보다 크리에이티브하다. 선이 굵고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같은 DNA 아래 살짝(?) 다른 성향의 8살 차이 자매가 심혈을 다해 만든 브랜드는 전 세계에서 활약한다. 「우영미」는 프랑스와 일본의 단독매장을 비롯해 전 세계 14개국 32개 매장에서 선보인다. 「솔리드옴므」는 명실상부한 국내 남성 캐릭터 대표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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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인정! 파리 의상조합 정회원에~
이들은 2012년을 ‘격동의 해’로 표현한다. 격동기가 아닌 적도 없었으면서 말이다. 늘 준비하고 있는 게 참으로 많은 그들이지만 올해는 글로벌에서 또 한번 점프업(Jump up)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에는 파리에 단독 쇼룸을 열고 커머셜 디렉터를 영입했다. 프랑스 봉마르셰 백화점과 홍콩 하비니콜스에서 「우영미」의 단독매장도 준비 중이다.
「솔리드옴므」와 「우영미」를 별도의 브랜드로 독립시키는 이원화 작업도 시작됐다. 컬렉션 브랜드 「우영미」의 한국 첫 플래그십스토어 ‘맨메이드(Men Made)’가 4월 서울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들어선다. ‘맨메이드’는 「우영미」의 컬렉션 라인과 함께 다양한 콜래보레이션을 시도하고 전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활용한다.「솔리드옴므」로의 중국 진출도 가시화된다.
내년에는 프랑스 마레 지구에 있는 매장을 보다 핫한 지역으로 이전해 리오픈한다. 어쩜 이리도 탄탄히 준비하고,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지 놀라울 뿐이다. ‘한국 디자이너 최초’라는 타이틀이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디테일 강한 언니 + 크리에이터 동생 ‘환상호흡’
그렇지만 두 디자이너는 화려한 수식어에 대해 손사래를 친다. “디자이너에게 컬렉션이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우리는 그 당연한 것을 꾸준히 해왔을 뿐”이라고 말한다. 디자이너라면 잘하든 못하든, 크든 작든 컬렉션을 선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조금씩 더했더니 영역이 자연스럽게 넓어졌을 뿐이라고 대답한다. 우대표는 “포기하고 싶은 날이 왜 없었겠나. 언제부턴가 동료들은 사라졌고 외로운 싸움의 연속이었다. 이럴 때마다 동생 우장희 전무가 늘 채찍질을 해주고 힘을 줬다. 듀오 디자이너가 아니었으면 절대 여기까지 못 왔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F/W시즌 독립한 프랑스 파리 쇼룸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은 파리 현지의 유통 에이전트 MC2를 통해서 이뤄졌다. 첫 유럽시장에 진출했을 때, 그 어떤 전례도 없던 당시로서 이들의 도움은 훌륭했다. 컬렉션의 회가 거듭될수록 프랑스 내에서 디자이너 우영미의 입지는 더욱 높아졌고 그들은 쇼룸 내 「우영미」의 비중을 점점 확대했다. 큰 문제는 없었지만 “과연 이 현실에 만족할 것인가.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인하우스로의 쇼룸 독립은 더 큰 도약을 위해 어쩌면 꼭 필요한 과제였다. 「메종 마틴마르지엘라」 출신의 디디에 뒤플렌(Didier Duplenne)을 글로벌 세일즈 디렉터로 영입했다. 일은 착착 진행됐다. ‘「우영미」만의 쇼룸’을 마련하니 상품들을 보다 깊이 있고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컬렉션 아이템과 커머셜한 상품을 알맞은 비율로 선보일 수 있게 됐고 더 좋은 백화점, 꼭 들어가고 싶었던 편집숍의 바이어들이 직접 「우영미」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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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4pm, 맨즈 패션위크 황금타임 접수!
미국, 일본 등 유럽 외 국가로 판매하는 것도 모두 인하우스 쇼룸이 담당한다. 그동안은 해외 바이어가 오면 모든 것을 한국에서 직접 컨트롤해야 했지만 홀세일에 길들여지지 않은 국내 집단만으로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해외 전문가의 손을 빌리니 비즈니스 성과도 좋아졌다. ‘양보다 질’을 외친 것은 성공적이었다.
그동안 「솔리드옴므」가 「우영미」의 연장선, 세컨드 브랜드 느낌으로 비춰졌다면 이제는 이들을 별개의 전혀 다른 브랜드로 분리하고 있다. 마켓과 타깃이 다르기에 각각의 포지셔닝에서 더욱 오래갈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기 위함이다. 컬렉션 브랜드「우영미」는 문화를 사랑하는 감성적인 남성들이 입는 옷을 지향한다. 갤러리에 있을 법한 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옷이다.
파리 컬렉션을 하는 유럽 베이스 브랜드인 만큼 대량 생산을 하지 않고 유로피안 핏에 맞춘다. 「솔리드옴므」는 성공한 비즈니스맨을 위한 옷이다. 「우영미」에 비해 도시적이고 시크하다. 「솔리드옴므」로는 아시아 마켓에 집중한다. 두 브랜드의 이원화에 맞춰 이번 S/S시즌부터 로고에도 변화를 줬다.
대기업들의 과감한 패션 도전과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난립, 밀려드는 수입 브랜드… 패션이 자본화되는 상황, 남성복을 하는 작은 패션 하우스에 사실 모든 것은 위기일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자신감을 지닌다. 우대표는 “소비자들은 패션을 즐기며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스터디를 하게 된다. 패스트 패션을 즐기는 이들이 패션에 대한 학습이 끝나면 진정성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분명한 브랜드를 찾게 된다. 옷의 디자인뿐 아니라 가치를 중시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빅 컴퍼니 전쟁 속, ‘진정성’으로 경쟁력 UP
대형 백화점이 주도하는 한국의 유통 특성은 패션 업계 관계자와 소비자들을 더욱 빠르게 훈련 성숙시킨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패션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가 많은 지금의 2030 세대들이 성장해 주 소비층이 됐을 때 「우영미」와 「솔리드옴므」가 가진 미래 비전은 굉장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자연스럽게 찾아올 그날을 위해 두 디자이너는 현실과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인정해도, 그녀들의 눈에는 늘 부족함이 보인다. 이때마다 서로 격력하고 채찍질하며 의지를 다진다.
빅 브랜드, 빅 컴퍼니, 패스트 패션, 규모의 경제… 빅들의 전쟁 안에서 작고 단단한 것, 작고 반짝이고 아름다운 것, 작기에 가능한 DNA와 퀄리티는 분명 메리트가 있다. “패션은 패션다워야지 너무 자본 냄새가 나서는 안 된다”면서 “커머셜한 옷이 너무 잘 팔리면 짜증이 난다”는 행복한(?) 고민은 디자이너로서 이들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국 패션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 하는 국내 유일의 패션 하우스. 내로라하는 해외 언론과 바이어들이 먼저 「우영미」와 「솔리드옴므」를 원하는 것은 아마도 이렇듯 기초를 꼼꼼히 다졌기 때문일 것이다. “콘텐츠를 잘 만들어두니 알아서 찾아오네요”라는 말에 그녀들은 “어디에 뭐가 있더라도 좋은 건 모두 찾아낼 수 있다는 게 글로벌의 장점 아니겠냐”며 웃는다. 우영미, 우장희라는 듀오 디자이너가 있기에 “한국이라는 나라, 패션 좀 하더라”라는 말을 듣는 그날이 머지않았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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