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지 l 변리사
연예인 이름 · 초상 무단 사용 못한다
온라인 쇼핑을 하다 보면 ‘ㅇㅇㅇ 연예인 st 모자’ ‘ㅇㅇㅇ 연예인 가방’ 등 연예인의 성명 또는 예명을 키워드로 사용하거나 연예인 사진을 아예 제품에 부착해 판매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렇게 유명 연예인 이름이나 초상을 허락 없이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유명인의 초상이나 성명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퍼블리시티권’이라고 한다. 유명인의 초상이나 성명은 그것에 화제가 된 명성과 인기로 인해 상품에 사용될 경우 상품 판매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보호할 만한 경제적 가치가 인정되는 것이다. 퍼블리시티권은 특정인의 명성에 기해 인정되는 재산권의 일종으로서 인격 보호 차원에서 모든 사람에게 인정되는 ‘초상권’이나 ‘성명권’과는 구분된다.
위 예시로 든 사례는 연예인의 명성에 무단 편승해 판매 수익을 올리는 행위라는 점에서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 퍼블리시티권은 1953년 미국에서 유명 프로야구선수들의 사진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산적 권리로서 최초로 인정됐으며, 현재도 많은 주에서 인정되고 있다.
일본도 2012년 최고재판소 판결 이후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인정하는 판결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한 사례와 명문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 사례가 혼재돼 있어 그 보호 여부가 확실치 않았다.
올해 4월 20일 자로 시행되는 개정 부정경쟁방지법에 퍼블리시티권이 최초로 명문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퍼블리시티권이 명백히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 구체적으로 개정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타목에서는,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성명, 초상, 음성, 서명 등 그 타인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한다.
동 행위는 특허청의 위반행위 조사 및 시정권고 나아가 민사상 금지청구 및 손해배상청구의 대상이다(형사 처벌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타인의 저작물, 상표, 특허 등 전통적인 지식재산권을 사용하기 위해서 권리자의 허락 내지 정당한 대가 지급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원래부터 법률상 명백했던 것과 달리, 유명인의 초상과 성명 등은 유명인 측의 노력과 투자의 결과 보호할 만한 경제적 가치가 있음에도 정당한 법 보호를 받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 부정경쟁방지법은 의의가 크다.
다만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 등 위 개정법 규정의 각 요건이 어떻게 해석이 될지에 따라 향후 퍼블리시티권의 보호 실익이나 범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NFT와 메타버스 등의 발전으로 침해행위가 가상세계까지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퍼블리시티권에 관한 법리가 이러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정립돼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 PROFILE
• (현) 마크비전 법무팀장
• (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리사•(전) 특허법인 화우 변리사
• 특허청 특허상담센터 공익변리사
• 대한변리사회, 국제상표협회
•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4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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