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 같은 패션 리테일 공간의 역할
    박진희 l 콜롬비아대 교수

    dhlrh
    |
    20.11.26조회수 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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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칙 마그넷(Chick Magnet)이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자면 여성을 끄는 자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로 매력적인 남성이나 섹시한 차 같은 존재로서, 전략적으로 그룹에 끼워 넣어서 그룹전체가 매력적인 여성들과 만남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도시에서의 리테일 상점은 그 원래 용도가 무엇이었던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이 자석같은 역할을 한다. 지역기반의 소매점에서부터, 백화점, 쇼핑몰에 이르기까지 쇼핑만을 위한 공간들을 넘어서 공항, 터미널, 호텔, 박물관, 등등에 들어가는 리테일 공간은 사람들에게 남는 시간을 유용하게 쓴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면서 중요한 부가수익원이 됨과 동시에 사람들의 흐름을 컨트롤하는 역할을 하며 그 비중이 점점 커져왔다.

    쇼핑몰에 하루를 보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전에는 북적대는 사람들 속에서 활력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이 무엇에 반응하는지 보고 그것의 무의식적인 자극이 되어 끌려들어가게 되는 경험을 우리는 많이 해왔고 온라인쇼핑에서 개발하고 있는 UX 디자인은 최대한 이런 경험과 가깝게 만들려는 의도에 기반한다.

    러닝머신에서 10분을 넘기지 못하는 사람도 쇼핑을 할 때는 몇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게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끊임없이 계속 이어지는 쇼윈도우에 진열된 상품들은 몸을 움직이게 하는 강한 시각적 자극을 준다. 아마도 쇼핑은 많은 사람들에게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생활밀착형운동이라 할 수 있겠다.

    한번 ‘둘러보러’ 돌아다니는 쇼핑을 우리는 이제 앉아서 손가락운동으로 하고 있지만 정말 관심이 있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물건이라면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고 하는 직접체험을 대체할 수는 없다. 이 고립된 온라인 쇼핑시대를 지나면 또 직접 느껴보고 체험해보는 쇼핑형태가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그 공간은 기본적으로 인벤토리와 피팅룸과 디스플레이 케이스로 구성되는 기존의 리테일 공간이 아니라 제품 하나하나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공간, 들어가는 즉시 브랜드의 스토리와 스타일을 감각적으로 체득할 수 있는 공간이여야 할 것이다.

    인벤토리 공간의 필요성이 최소화되면서 디스플레이와 피팅룸이 섞여서 그 안에서 쉬고 담소를 나누고 생각하고 문화와 정보를 나누는 공간으로 진정한 레크리에이션이 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말이다. 리테일 공간은 마치 무대세트같이 완벽히 연출된 환경이 가능하다.

    쿠사마 야오이의 거울의 방처럼 큐레이션이 된 공간안에서 편안하던 긴장되던 흥분되던 강열한 체험을 통해서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브랜드 이미지가 각인되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그런 공간안에 제공하는 각 브랜드만의 부가가치가 무엇이 되어야할지 곧 올 그 시대를 위하여 미리 미리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 박진희 l 콜롬비아대 교수 profile

    •에스에스디 대표
    •콜럼비아 대학교 겸임교수
    •뉴욕시립대학 초빙석좌교수
    •시카고 공과대학 모겐스턴췌어 교수
    •서울시 공공건축가
    •뉴욕건축가협회상 심사의원장
    •하버드 건축 대학원 석사
    •서울대 미술대학 산업디자인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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