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하드웨어 ~ 콘텐츠 1위 각축전
    롯데 · 현대 · 신세계 빅3 빅뱅!

    곽선미 기자
    |
    23.02.03조회수 6756
    Copy Link



    빅3 백화점이 정준호(롯데백화점 대표), 손영식(신세계백화점 대표), 김형종(현대백화점 대표)이라는 럭셔리 및 패션 전문가를 수장으로 삼고 역대급 혁신과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패션 콘텐츠를 중심으로 MZ세대 소비자 유입에 힘쓰는 유통가 상황에 발맞춰 명품은 물론 온라인발 영 브랜드와 신명품이라 불리는 뉴 컨템퍼러리 브랜드 유치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올해는 우량 점포 위주로 리뉴얼과 다양한 콘텐츠 차별화를 통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가장 적은 점포 수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프리미엄 브랜드 파워로 지난해 점별 평균 매출 8904억원을 기록한 신세계백화점, 유통 명가 명성을 탈환하기 위해 향후 5년간 5조원대 투자를 계획한 롯데백화점, ‘더현대’라는 시그니처 모델을 기반으로 콘텐츠 경쟁에 돌입한 현대백화점까지…. 작년 각각 20.1%, 16.1%, 10.8%를 기록한 주요 백화점 3사의 올해 계획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알아봤다.

    지난해는 신세계백화점(대표 손영식)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 13개 점포로 가장 적은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지만 매출은 두 번째인 11조5760억원, 전년대비 20.1% 신장률로 2년 연속 매출 신장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역신장한 점포가 단 한 곳도 없고, 전 점이 고르게 매출 상승 곡선을 그렸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연매출 3조 점포 배출! 신세계 콘텐츠 강화

    신세계백화점의 신장세를 리드하고 있는 강남점은 2021년 대비 13.9% 신장한 2조8398억원 매출로 6년 연속 전국 백화점 중 매출 1위를 차지했으며, 2019년부터 4년 연속 2조원대 매출을 찍었다. 리뉴얼로 생긴 1568㎡ 규모의 중간층 메자닌 공간 활용과 ‘뉴 컨템퍼러리 전문관’ 등 MZ세대를 공략한 MD 구성으로 온라인 소비에 집중된 젊은 소비층까지 백화점으로 끌어오며 전 세계 백화점 최초 연매출 3조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는 신세계면세점이 철수한 자리에 백화점 콘텐츠를 채워 더현대서울(8만9100㎡)에 뺏긴 ‘서울 최대 백화점’ 타이틀까지 가져올 계획이다. 현재 강남점 규모는 8만6500㎡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면적이었던 1만3570㎡를 추가 구성하면 규모 면에서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공간과 콘텐츠 혁신을 무기로 지역 1번 점을 넘어 대한민국 1번 점이라는 위상을 보여줄 것이라는 포부가 대단하다.

    프리미엄 브랜드 유치 능력을 기반으로 한 ‘지역 1번 점’ ‘랜드마크’ 전략도 적중해 서울 · 부산 · 대구 · 광주 · 대전 등 주요 지역에서 경쟁 점포를 누르고 매출 1위에 오르며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작년 ‘에루샤(에르메스 · 루이비통 · 샤넬)’를 입점시키며 지역 매출을 싹쓸이한 대구점은 20.5%라는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에 있던 샤넬과 에르메스 매장이 빠지고 들어온 것이라 더욱 두드러지는 행보였다.



    뉴 컨템, 영 패션, 스포츠 등 ‘전문관’ 도입 적중

    또 지난해 말 스포츠 · 아웃도어 전문관을 오픈하며 20대 소비자 유치에 성공한 센텀시티점도 전년대비 17.8% 늘어난 1조8448억원의 매출로 눈길을 끌었다. 기존 센텀시티몰 1층과 백화점 3층에 나뉘어 있던 여성 콘텐츠를 백화점 2~4층에 몰아 구성하고, 스포츠와 아웃도어 콘텐츠를 몰 1 · 2층에 특화 구성해 층간 고객 흐름을 원활하게 유도하면서 백화점에 20대 소비자 유입률이 전년대비 25%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센텀시티점은 지하 2층에 영 패션관, 2~4층에 여성 전문관을 추가 구성할 계획이다. 영 패션관은 기존 영 패션이나 캐주얼 브랜드가 아닌 온라인 및 디자이너 브랜드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모아 구성해 ‘MZ세대의 메카’로 선보일 예정이다. 더현대서울을 넘어서는 공간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여성 전문관은 2층 라이프스타일, 3층 국내 컨템, 4층 해외 컨템 등으로 구성해 내년 하반기 국내 최대 규모로 안착시킨다. 이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에 걸맞은 매출과 MD 파워를 갖춘 공간을 제안한다.

    오픈한 지 1년 된 신규점 대전 아트앤사이언스도 작년 매출 8647억원으로 신세계백화점의 ‘개점 첫해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약 2400만명이 방문한 데 이어 올해 에루샤 입점까지 논의하고 있어 중부권 지역 1번지,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광주점도 복합 쇼핑몰 설립 추진과 함께 대형 증축을 계획 중이다. 기존 약 4만㎡(약 1만2000평)에서 13만2000㎡(약 4만평)로 확장해 ‘광주 아트앤컬처파크’로 건립한다. 광주점은 현재 전체 백화점 매출 순위 12위인데, 이번 증축이 실행되면 3배 이상 규모가 커지면서 톱10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점유율 35.1% 롯데, 대형화 · 고급화로 왕좌 탈환

    국내 백화점 매출 점유율 35.1%로 작년 32개 점포에서 13조6716억원을 기록한 롯데백화점(대표 정준호)은 올해 콘텐츠와 매출 면에서 ‘유통 명가’라는 자존심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지난해 잠실점 총매출이 2조5982억원으로 2조 클럽에 입성하고, 매출 신장률에서 21%로 톱 10개 점포 중 최고를 찍으면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잠실점을 통해 점쳐지는 롯데백화점의 주요 전략은 대형화와 프리미엄 콘텐츠 강화다. 잠실점은 지난해 백화점, 에비뉴엘(명품관), 롯데월드몰 매출을 모두 통합하며 초대형 점포로 2조 매출 기반을 만들었다. 여기에 롯데백화점 중 유일한 에루샤 유치 점포로 상권 내 VIP 고객 확보에도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 프리미엄 콘텐츠 유치와 동시에 롯데월드몰과 연계한 마케팅으로 젊은 층 유입도 증가시켜 전체적인 매출 신장 효과를 봤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주요 점포 리뉴얼을 통해 대형화와 고급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4년까지 백화점 부문에만 총 2조3791억원의 투자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효과적으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롯데맨’을 강조하던 문화를 버리고 패션 및 럭셔리 업계 출신 외부 인재를 전면에 배치했다.



    롯데, 수도권 · 지방 상품본부 통합 등 개편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수도권과 지방으로 나뉘어 있던 상품본부를 통합한 것이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통합본부의 수장 자리를 이효완 전무에게 맡겼다. ‘샤넬’ ‘펜디’ ‘지방시’ 등 럭셔리 브랜드 출신인 이 전무는 ‘롯데백화점 사상 첫 여성 전무’ 직함과 ‘통합 상품본부의 수장’이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면서 변화하는 롯데백화점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로 떠올랐다.

    상품본부 중 패션 부문은 여성, 남성, 스포츠 등 일반 조닝은 하나로 통합해 삼성물산 패션 부문 출신 진승현 상무가, 럭셔리 파트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출신 조형주 상무가 담당한다. 패션을 잘 아는 전문가가 각 부문 수장을 맡아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럭셔리와 패션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백화점 경쟁력을 강화해 잠실점과 강남점을 ‘강남 1등’ 점포로 키우고, 이를 기반으로 유통 명가 명성을 되살리는 데 집중한다. 동시에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F&B 부문도 조만간 전문가 영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아이덴티티로 경쟁력↑

    점포 수 대비 매출 부문에서 신세계백화점에 2위 자리를 내준 현대백화점(대표 김형종)은 주요 점포 내 · 외부 인테리어 및 조닝을 전면 리뉴얼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극 유치해 질적 성장과 매출 신장을 모두 잡을 계획이다. ‘더현대서울’의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리뉴얼을 진행한 ‘더현대대구’도 좋은 성과를 거둬 이 같은 모델로 ‘더현대’라는 아이덴티티를 강화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약 2000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작년부터 올해까지 6개 지점의 리뉴얼을 계획 · 실행 중이다. 압구정 본점, 무역센터점, 목동점, 대구점, 판교점, 더현대서울이 그 대상이다. 작년 말 대구점을 ‘더현대대구’로 리뉴얼 오픈하며 추격에 불을 댕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 대구점은 신세계 대구점에 샤넬과 에르메스를 뺏기고 매출 타격까지 입었기 때문에, 더현대대구로 리뉴얼한 올해 꼭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 MD전략팀 신설, ‘럭셔리’ 콘텐츠 주력

    현대백화점의 매출 1위 점포는 작년 1조4532억원을 기록한 판교점이지만, 대표 매장은 지난해 43.3%라는 높은 신장률을 기록한 더현대서울이다. 더현대서울은 작년 매출 목표였던 9200억원을 무난하게 넘기며 95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 1조 클럽에 입성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백화점 업계 사상 최단기간 1조원 달성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여기에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럭셔리 사업부 내에 해외 MD전략 조직을 신설하며 럭셔리 특화 전략에 힘을 실었다. 이 팀은 럭셔리 상품 전략 수립과 함께 특화 콘텐츠 전개 등 기획과 마케팅 차별화에 집중된 업무를 수행한다. 판교점 에르메스 입점과 더현대서울 디올 입점 등으로 지난해 명품 매출이 22.4% 신장 효과를 본 것이 주효했다.

    핵심 점포의 성과가 좋은 편이라 올해 계획된 리뉴얼과 점포별 브랜드 유치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점유율과 매출 면에서 점포 수가 훨씬 적은 신세계와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현대백화점의 총매출은 16개점에서 9조3998억원, 점유율은 24.1%로 빅3 중 3위였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해 드립니다.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