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렉트숍 ‘아웃도어플러스원’ 화제

    곽선미 기자
    |
    14.05.07조회수 1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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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야심작

    출 5000억원 이상의 매머드급 브랜드들과 기본 1000억원 이상은 하는 브랜드들이 몰려 있는 아웃도어 시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연일 매출 경신 소식과 대형 단독 점포 오픈 소식이 들려오지만, 파워 브랜드들이 만드는 트렌드로 시장이 획일화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소비자들은 갈증을 느낀다. 아웃도어는 ‘기능’ ‘매출’ ‘대형 매장 오픈’ 같은 이슈보다 더 재미있는 콘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전문점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다양한 레저 브랜드들은 어디서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걸까. 브랜드들의 대형화로 단독 점포가 많아지면서 과거 주를 이루던 전문점 유통의 경쟁력도 현저히 떨어졌다. 이로 인해 중소 업체 위주로 전개하던 소규모 수입 브랜드나 단독으로 내기 어려운 용품 전문 브랜드들은 유통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 복종에서는 승승장구 중인 온라인 출신들이 아웃도어 시장에서는 유독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
    롯데백화점(대표 신헌)이 이런 소비자들과 업체의 목마름에 부응하는 아이디어 매장을 선보여 화제다. 바로 최근 인천점과 영등포점에 오픈한 전문관 ‘아웃도어플러스원(OUTDOOR PLUS ONE)’이다. 아웃도어플러스원은 롯데백화점이 선보이는 프라이빗 셀렉트숍 중 하나다. 레저 관련 라이프스타일 의류와 미니멀 캠핑 용품, 배낭 등을 취급하는 아웃도어 전문관으로 선보인다.







    아웃도어, 전문점 → 대형 단독점 그 다음은?
    아웃도어플러스원은 아웃도어 PC의 MD 차별화를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약 6개월간 기획됐다. 단독점으로 내기에는 경쟁력이 약하지만 상품력은 좋은 직수입 아웃도어와 용품 브랜드를 선보일 것, 소비자들에게 새로움을 주는 편집숍 개념의 매장을 구성할 것이라는 두 가지 전제를 가지고 출발했다.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으면서, 기존 캠핑 용품 매장과의 차별화 포인트는 필수였다.
    아웃도어플러스원은 벤더와의 협력으로 이 난제를 깼다. 호상사(대표 김인호) 쎄로또레(대표 김나옥) 에코로바(대표 조병근) 건아엔터프라이즈(대표 윤석숭)라는 아웃도어 업계의 실력자들은 물론 ‘그로워즈 컵’이라는 아웃도어 커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씨엔케이컴퍼니(대표 박충남)와 쥬맥스(대표 최문식)가 식품 벤더로 참여해 아이템의 다양화를 추구했다.





    ‘직수입, 용품, 온라인’ 실력자들 총출동!
    6개 벤더가 30여개 브랜드 총 600SKU(Stok Keeping Unit 상품관리 재고관리를 위한 최소 분류 단위)의 상품을 선보이며, 하반기에 의류 6개 등 모두 8개 브랜드를 추가해 상품군을 보강할 예정이다. 특히 의류와 용품을 선보이는 4개 벤더는 백화점 유통 혹은 백화점 편집숍 유통에 처음 진출하는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호상사와 쎄로또레, 에코로바는 백화점 편집숍에 입점한 것이 처음이며, 「오스프리」 「그레고리」 등 일부 브랜드는 팝업이나 시즌 매장으로 운영된 적이 있다.
    온라인을 토대로 성장한 익스트림 스포츠 브랜드 「슈가포인트」를 전개하는 건아엔터프라이즈의 경우 백화점 유통 진출이 처음이다. 온라인과 자체 ‘비밥스’ 매장, 다양한 편집숍을 통해 브랜드를 전개하던 회사로 9개 브랜드의 벤더로 들어왔다. 스노보드, 스케이트보드, 서핑, 캠핑 등 젊은층이 즐기는 다양한 레저스포츠 관련 브랜드를 전개한다.
    벤더를 맡은 기업들의 입장은 긍정적이다. 이상호 에코로바 이사는 “중소기업이다 보니 대형 브랜드와 비교해서 유통을 확장하거나 백화점에 입점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런 어려움을 일부 해소할 수 있는 유통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에코로바가 전개 중인 가방 브랜드 「그레고리」나 등산용 모자 「OR」의 경우 단독 매장으로 전개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마땅한 편집 매장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제 아웃도어플러스원을 통해 백화점에 입점하고 젊은 소비자와도 만나는 등 많은 장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이템 위주 NO! 문화를 파는 편집숍
    가장 많은 14개 브랜드의 벤더를 담당한 호상사의 이호수 영업3팀 팀장은 “주로 텐트, 침낭, 캠핑용 의자 등 캠핑 용품과 등산화를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콜맨」 「스노피크」 「잠발란」 같은 브랜드를 조화롭게 보여줄 수 있는 매장은 많지 않다. 또 대부분 본사에서 단독매장을 원하는 경우가 많으나, 단독으로 구성했을 때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처음 아웃도어플러스원의 기획을 보고 입점을 망설였지만, 완성된 모습은 생각보다 괜찮다”고 설명했다.
    사실 단 2개 매장을 냈을 뿐인 아웃도어플러스원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스포츠와 아웃도어 편집숍은 그동안 좋은 결과를 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과거 LG패션에서 선보였던 글로벌 스포츠 멀티숍 ‘인터스포츠’나 LS네트웍스에서 야심차게 내놓았던 아웃도어 편집숍 ‘웍앤톡’은 런칭 당시의 기대와 달리 미미한 반응으로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최근 이랜드월드 역시 스포츠 멀티숍 스포블릭의 중단을 결정했다.
    매장을 살펴보러 온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런 다양한 아웃도어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편집숍이 앞으로 가야 할 유통 방향은 맞지만, 아직은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한다. 편집숍 트렌드는 정말 빠른 속도로 변하는데 상품군은 물론 각 상품 수가 많은 아웃도어의 경우는 그 변화를 받아들여 매장에 보여주기가 쉽지 않다. 또 일부 잘나가는 상품 위주의 편향적인 운영을 하기 쉬워 MD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이템 위주가 아니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판로와 죽은 땅 해결, 기업-백화점 Win Win
    아웃도어플러스원은 익숙하지 않은 백화점이란 유통을 선택한 벤더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타 단독매장 대비 저렴한 수수료를 책정했다. 인테리어 비용 면에서도 메리트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백화점 측에서도 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천점에 오픈한 2호점은 비효율 공간을 활용해 매장을 만들었다. 6층 아웃도어 PC 엘리베이터 앞 행사장 공간을 살린 것. 행사장으로 이용될 때는 주말에 100만원대 매출을 내던 곳이 지금은 주말에 700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아웃도어플러스원은 현재 인천점과 영등포점 2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인천점은 약 60㎡이고, 영등포점은 149㎡ 규모로 캠핑장의 아기자기한 오두막처럼 연출했다. 벽면을 따라 신발·가방·의류를 섹션별로 구성했고, 한쪽 벽면에는 서핑·카누·쁘띠캠핑 등 다양한 아웃도어 레저 활동 관련 용품을 전시했다.
    내부에는 코펠, 램프, 침낭, 담요, 버너, 토치 등 작고 가벼우면서도 실용적인 캠핑 용품들을 진열하고, 아웃도어 커피 그로워즈 컵과 에너지바 소이조이, 와인잔, 텀블러 등 식음 관련 아이템을 구석구석 배치해 재미를 줬다. 또한 의류 코너 한쪽에는 「애쉬버리」 선글라스, 「아이스워치」 시계, 「골드코스트」 스케이트보드 등 레저활동 시 필요한 액세서리류를 구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상반기 2개 매장의 상황을 지켜보고 하반기 타 점포로의 MD 확대를 결정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매장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좀 더 실속 있고 즐거운 아웃도어 컬처를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패션비즈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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