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제리, 홈쇼핑에서 황금알 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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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8.19조회수 13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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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더브라」 일매출 25억원 달성, 란제리 「트라이」 첫 방송에 2억8000만원 기록! 6개사 홈쇼핑이 패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 폭풍 성장 무드를 타고 있는 카테고리가 바로 이너웨어다. CJ오쇼핑(대표 이해선)의 PB 「피델리아」는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콜래보에서 출발해 파리 란제리쇼 ‘모드시티파리’까지 진출했다. GS샵(대표 허태수)의 단독 전개 브랜드 「스팽스」 「원더브라」는 홈쇼핑에서 시작해 오프라인까지 확대, 백화점으로 영역을 넓혔다.

    유명 연예인, 디자이너 란제리 브랜드가 주를 이루던 홈쇼핑 이너웨어가 한 차례 지각변동을 일으킨 뒤 최근 3년간 이너웨어 전문기업의 홈쇼핑 진출이 줄을 잇는다. 남영비비안(대표 김진형)에서 전개하는 「로즈버드」뿐 아니라 홈쇼핑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던 신영와코루(대표 이의평)도 「아네타」와 신영와코루 컬렉션으로 브랜드를 런칭했다. 좋은사람들(대표 윤우환)은 2011년부터 홈쇼핑 영업을 재개했고 최근에는 쌍방울(대표 최제성)이 란제리 사업을 강화하며 「트라이」 란제리를 방송했다.

    홈쇼핑을 중요한 유통채널로 삼는 이너웨어 전문기업 코튼클럽(대표 김보선), 코웰패션(대표 이순섭), 엠코르셋(대표 문영우), HS인터내셔날(대표 신승환)도 달라진 모습이다. 홈쇼핑 채널과 공동 기획 브랜드는 이미 일상이 됐으며 국내 미도입 브랜드를 발빠르게 소개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창구로 홈쇼핑을 선택한다.


    백화점 브랜드도 속속, 홈쇼핑 편견은 버려

    이들은 홈쇼핑의 메인 벤더 업체가 돼 홈쇼핑과 함께 상품을 기획하고 해외 브랜드 수입 여부를 결정짓는다.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너웨어 마켓에서 MS(Market Share) 30%를 내다보는 홈쇼핑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 유통채널이 이너웨어와 만났을 때 그 시너지는 어떻게 배가될까?



    홈쇼핑 이너웨어 MD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성장 요인으로는 ▲소비자의 홈쇼핑 편견의식 변화 ▲전문기업의 진출 ▲아이템의 강점을 최대한으로 살리는 방송 ▲국내 미도입 브랜드의 런칭 ▲판매부터 광고까지 원스톱으로 해결되는 시스템의 장점이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에 있었다. 홈쇼핑 채널마다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하며 전반적인 상품 퀄리티, 브랜드가 상향 평준화됐다. 홈쇼핑에 그동안 갖고 있던 반감의식이 불식되고 기능성 • 전문성을 갖춘 상품에 대한 니즈가 높아진 것.


    패션언더웨어 → 기능성 1순위, 상품 상향평준화

    불과 몇 년 전 늘씬한 연예인들이 나와 ‘누구누구 란제리’로 어필하던 패션 언더웨어는 이제 방송에서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그 자리를 「비비안」 「비너스」 「트라이엄프」가 채웠다. 「원더브라」를 전개하는 미국 HBI사의 「저스트마이사이즈」 「챔피온」과 같은 기능성 언더웨어도 홈쇼핑을 통해 런칭했다.

    김태경 GS샵 이너웨어 팀장은 “홈쇼핑의 성장과 함께 갈수록 기능성이 강조되고 있다. 과거 패션으로 승부하던 아이템은 이제 거의 정리된 상태”라며 “오프라인 대비 홈쇼핑 가격이 저렴하지만 브라 4세트만 봐도 16만9000원에 팔리고 있다. ‘싼 맛에 산다’는 시선에서 좀 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믿고 살 수 있는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는 패턴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장지원 현대홈쇼핑 이너웨어팀 선임MD도 “현재 홈쇼핑 이너웨어의 두 가지 키워드는 브랜드와 기능이다. 특히 기능적인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구 포인트 3가지는 반드시 충족돼야 한다. 방송의 특성상 한 브랜드로 보여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꺼리’들이 충분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 3년 유통채널 급변, 전문 기업들 이동

    홈쇼핑에 이렇게 기능성을 강조한 브랜드가 들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이너웨어 전문기업이 유입되면서다. 과거 대형마트가 호황기를 누렸을 때 제조기반 업체가 터를 닦은 뒤 이너웨어 전문기업의 진출이 이어졌다. 이너웨어의 특성상 한 유통채널 안에서 전문기업 비중이 20% 이상을 넘어가면 마켓 전체가 바뀌는데 홈쇼핑도 과거 대형마트가 호황기를 누리던 모습과 흐름을 같이한다.






    2010년을 기점으로 변화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났다. 당시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보합세를 보였으나 유통 채널은 급변했다. 2010년 이후 2011년부터 꾸준히 메이저 브랜드의 홈쇼핑 진출이 이어졌고 최근 3년간 6개사 홈쇼핑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전년 대비 적게는 20%, 많게는 40% 이상 신장하며 전반적인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도입되지 않은 수입브랜드도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홈쇼핑 채널 활성화에 계속해서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다. 이들에겐 백화점의 높은 진입장벽은 피하면서도 오프라인 매장처럼 수백 가지 아이템을 갖춰야 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브랜드 러브콜, 방송 통해 판매 + 광고 OK

    인지도가 약한 브랜드도 방송을 통해 멋지게 데뷔(?)하며 광고 마케팅 효과도 동시에 기대한다. 과거와 달리 유통사와 손잡고 사전공동기획하는 작업이 일반화돼 있어 오프라인 유통의 판관비를 최소화해 홈쇼핑에서 한 번에 많은 물량을 소진하는 데 초점을 둔다. GS샵에서 단독 전개하고 있는 「원더브라」는 5년 전 국내 인지도가 전무했던 것과 비교해 지금은 패션에 관심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아는 브랜드가 됐다.

    상품 구분으로 봤을 땐 보정속옷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백화점에선 가격이 비싸고 대형 마트에서는 대면 판매가 힘든 아이템의 특성상 안방에서 상세하게 기능을 따져볼 수 있기 때문. 쇼호스트의 상세한 설명은 물론 소비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3D촬영을 사전에 제작해 리얼리티를 살리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2030 젊은 여성들에게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속옷을 사는 것이 일반 패션매장처럼 일반화돼 있지만 중년 이상 고객은 매장 구매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홈쇼핑에서 이너웨어 비중이 커지며 여성 의류 매출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남성 고객 40%까지, 동내의 100억원대로

    이와 함께 남성 고객의 직접 구매도 증가하고 있다. 홈쇼핑에서 남성 고객 평균 구매율은 10%선인데 아웃도어 브랜드는 20% 정도로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이너웨어 부문은 그동안 90% 이상이 여성이었으나 최근 남성 언더웨어 방송 시 남성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비중이 40%선까지 올라왔다. 대부분 주말 낮 고객으로 브랜드로 살펴보면 「휠라」와 「푸마바디웨어」 같은 스포티 감성의 언더웨어가 인기다.

    고객이 변하며 신규 고객을 창출하기 위한 아이템도 다변화했다. 란제리 비중이 크긴 하지만 F/W시즌에는 동내의, 아동내의 등을 공략해 시즌내의로 새로운 매출선을 확보한다. 겨울에는 동내의 매출만 100억원을 웃돌아 비수기 시즌을 타파하는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CJ오쇼핑은 PB 「피델리아」로 코스메틱 텍스타일에도 도전했다. 지난 시즌 「베라왕」 콜래보레이션으로 누적매출 100억원을 달성한 이 브랜드는 매 시즌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피델리아」는 피부 탄력과 수분 유지 기능을 가진 ‘퍼밍(Firming)’ 브라를 출시해 국내 업체에서 처음으로 코스메틱 텍스타일을 상용화했다.


    CJ오쇼핑은 PB, GS샵은 NPB로 맞대결

    GS샵은 단독 전개 브랜드를 확대해 해외에 숨어 있는 좋은 브랜드를 계속해서 발굴할 계획이다. 「원더브라」 「스팽스」의 성공사례처럼 GS샵이 MD와 벤더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브랜드를 찾아 자산화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최근 라이선스 계약한 일본 보정속옷 전문 업체 세실사도 란제리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전통성 있는 이너웨어를 발굴해 「세실엔느」 「소포소피」를 연간 25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브랜드로 키워 낼 준비를 마쳤다.




    현대홈쇼핑(대표 정교선 • 김인권)은 하반기 단독 전개 브랜드를 준비 중에 있다. 이너웨어 매출을 리딩하는 브랜드는 여성의 경우 「비비안」이고 남성은 「푸마」로 타 채널에서도 전개 중인 브랜드라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신 홈쇼핑의 특성을 활용해 팬티 세트만 구성해 판매하거나 젊은 세대에 보편화된 브라톱도 중년 여성에게 맞춘 아이템으로 차별화를 추구한다.

    롯데홈쇼핑(대표 강현구)은 해외 유명 란제리 업체와의 공동 기획 상품을 강화해 HBI사의 「저스트마이사이즈」, 세실사의 「세실엔느」를 전개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에서 단독 런칭한 브랜드는 「데니쉐르by슈엔」이 있으며 방송 노출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볼륨화한다.


    업체 간 경쟁 심화, NS • 홈앤쇼핑도 가세




    패션 부문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NS홈쇼핑(대표 도상철)도 국내 여성 언더웨어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런칭하며 단독 전개 브랜드를 준비 중에 있다. 「벤추라」로 F/W시즌 동내의를 런칭할 계획이며 기능성 패션 언더웨어를 발굴해 소비자에게 발빠르게 선보인다.

    가장 마지막 주자인 홈앤쇼핑(대표 김기문 • 강남훈)은 현재 전개 중인 「앙드레김」 「GV2」와 같은 우수 중소기업 브랜드를 꾸준히 육성해 상생 전략을 취한다. 특히 타사 대비 고객 연령대가 5살 정도 많은 특성을 살려 여성 보정속옷 브랜드를 다양하게 라인업했다.

    선발주자로 CJ와 GS샵이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면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도 비슷한 숫자로 브랜드를 전개하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각 채널 전체 매출액에서 홈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6~8%다. 매년 1~2%씩 넓혀가고 있으며 패션 부문 매출액에서 비중도를 따졌을 때 20%에서 많게는 30%선까지 가져가고 있다.


    재구매 비중 낮아, 젊은층 유입도 풀어야 할 숙제

    홈쇼핑에서 이너웨어 사업을 강화하며 이미 선기획, 공동기획 시스템은 5년 전부터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한 달 단위 월기획까지 세분화됐으며 국내 브랜드 기획은 3개월 전부터, 해외 브랜드는 아시안핏에 맞춘 직수입 아이템을 선정해 적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전부터 기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MD의 역할도 변했다. 연예인 란제리가 부흥할 때는 마케터로서의 직무가 강조됐으나 최근에는 소재선택부터 유통까지 실제적인 MD업무가 더욱 강조되는 분위기다.

    상승무드와 함께 홈쇼핑이 풀어야 할 숙제도 아직 남아 있다. 이너웨어는 패션 의류만큼 트렌드 민감도가 높지 않아서 시즌, 월마다 새로운 상품에 대한 니즈가 낮다. 자연히 재구매율도 의류 브랜드에 비해 낮은 편인데 신규 고객을 계속해서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더불어 범용적인 아이템이 아니라 방송 시간 많은 고객이 집중력 있게 봐야만 판매율이 올라갈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 패션 의류 브랜드의 소비자가 젊어진 만큼 이너웨어도 4050 중년 여성에서 젊은층을 유입할 수 있는 카테고리와 브랜드 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다.


    **패션비즈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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