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자주MD 일낸다(?)

    안성희 기자
    |
    13.10.01조회수 12684
    Copy Link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새로운 브랜드 발굴!” 현대백화점(대표 하병호) 콘텐츠개발팀이 차별화된 MD를 자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활동 범위를 넓힌다. 서울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 리뉴얼 시점에 맞춰 스트리트 캐주얼 편집숍 ‘PH3.0’과 프리미엄 여성 잡화 편집숍 ‘라뚜슈’를 새롭게 선보이는 등 최근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여기에 가장 매출 볼륨이 큰 프리미엄 진을 중심으로 한 캐주얼 편집숍 ‘데님바’와 남성 잡화 편집숍 ‘로얄마일’, 스페인 디자이너 브랜드 「아돌포도밍게즈」까지 11명의 소수 정예팀이 기획에서부터 도입·판매·관리·마케팅까지 아우르면서 ‘온리(Only) 현대’의 가치를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나 롯데백화점에 비해 자주MD에 대한 적극성이 다소 미흡하던 현대였지만 지금은 최고경영층의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을 받아 가장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그동안 메인 점포의 규모 한계, 바이어 인재 양성 등 밑거름이 충분치 않았다면 본점과 무역센터점이 대규모 리모델링을 통해 사이즈를 확보했고, 판교에 대형 쇼핑센터 신축이나 프리미엄 아울렛 시장 진출 등이 연이어 진행되면서 자주MD에 대한 필요성이 그룹 차원에서 대두됐다.

    최고경영층의 전폭적인 지지로 왕성한 활동
    또 패션기업 한섬(대표 김형종)과 M&A를 통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 것도 연관이 있다. ‘PH3.0’의 경우 한섬의 바잉MD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입점 브랜드를 선정하는 등 협업했다. 이미 ‘무이’ ‘톰그레이드하운드 다운스테어즈’ 등의 편집숍 경험이 풍부한 한섬과는 계속 교류하면서 함께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현대백화점은 라이프스타일 전 분야에 대한 자주MD를 실현한다는 플랜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내년 상반기에도 새로운 편집숍을 런칭하는 등 당분간 속속 이어질 예정이다. 올해 130억원, 3년 내 300억원 매출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으며, 향후 매출은 무제한이라 할 만큼 조직을 키울 방침이다.
    지난 2011년 신설된 콘텐츠개발팀은 기존에 상품매입본부에서 운영하던 편집숍을 별도의 팀을 만들어 전문화하는 데서 출발했다. 상품매입부에서는 협력사를 끼고 특정 매입방식으로 숍을 운영했다면 콘텐츠개발팀은 직바잉 시스템을 적용해 직접 브랜드를 발굴하고 관리한다. 따라서 소비자가는 낮추면서도 수익성을 높이는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기획에서 도입 · 판매 · 관리까지 100% 우리가!
    이 팀은 영패션팀과 ‘데님바’를 담당해 온 서세규 팀장을 주축으로 이뤄져 있다. 외부에서 바잉MD를 뽑지 않고 매입부 출신의 바이어들 가운데 감각 있는 사람들을 차출해 현장에서 직접 부닥치며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팀 세팅이 완료된 후 지난해 ‘로얄마일’과 ‘메이페어’(남성 프리미엄 슈즈 편집숍)를 선보였는데, ‘메이페어’는 매출 부진으로 한 시즌 만에 중단하는 등 내부적으로 시행착오도 겪었다.
    숍 비즈니스 외에도 「쥬시꾸띄르」 「올라카일리」 등의 브랜드도 전개했는데 지난해 한섬에 영업권을 양도한 상태다. 콘텐츠개발팀은 앞으로 브랜드 사업보다는 셀렉트숍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고 인큐베이팅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오히려 여기서 가능성 있는 브랜드를 모노 브랜드로 돌리는 등의 역할도 수행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현대백화점에서 기획한 편집매장들의 성적표는 어떨까. 지난 2006년에 런칭해 현재까지 롱런하는 ‘데님바’는 본점 무역점 목동점 대구점 울산점 5개점에서 연매출 85억원(2013년 예상)을 올린다. 기존에 프리미엄 데님 편집에서 토털 캐주얼로 카테고리를 확장한 ‘데님바’는 인테리어 매뉴얼도 싹 바꿔 신선하게 다가서고 있다. 진과 연동되는 의류 외에 가방, 슈즈, 액세서리 등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데님바’ 연 85억 등 힘입어 올해 130억 낙관





    ‘로얄마일’은 본점에서 월평균 1억5000만원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2호점으로 지난 5월 문을 연 무역점은 상권 특성에 맞춰 3040비즈니스맨을 타깃으로 좀 더 캐주얼한 분위기를 냈다. 무역점은 현재 월 1억1000만~1억2000만원으로 남성층 매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따라서 내년에도 2개점 정도 더 오픈할 예정이다.





    ‘PH3.0’은 침체된 영패션 조닝에 활력을 더하는 숍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격 레인지를 넓게 가져가면서 2030세대의 다양한 테이스트를 충족시켜 준다. 무역점에 1호 매장을 열었는데 타 점포에서 오픈 요청이 많이 들어와 내년에 3개점(목동점 대구점 신촌점 유력)을 추가할 계획이다.





    ‘라뚜슈’는 4050여성을 타깃으로 한 럭셔리 잡화 편집숍으로 본점에 입점해 있다. 특피 핸드백, 주얼리, 스카프 등으로 꾸몄는데 올겨울 캐시미어 머플러, 모자, 장갑 등의 콘텐츠를 보강하게 된다. 내년 S/S 바잉 때는 클래식 · 베이직에 초점을 맞추고 좀 더 고급스러운 연출을 하도록 했다. ‘라뚜슈’는 아직 매장 확대보다는 본점에서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보완해 나가는 것을 우선시 한다.






    의류 · 잡화 넘어 리빙 · 푸드까지 전 분야로 확장
    서세규 콘텐츠개발팀 팀장은 “새로 런칭한 숍은 본점 무역점을 시작으로 내년도 본격적인 확장에 들어간다. 백화점뿐 아니라 대형 쇼핑센터(판교)와 프리미엄 아울렛(김포) 등에 모두 입점하기로 돼 있어 2014년을 기해 실질적인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콘텐츠개발팀이 프런티어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의류·잡화 위주의 개발을 넘어 리빙·푸드 등 백화점 전 MD에 걸쳐 꼭 필요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소싱하는 팀으로 파워를 키워갈 계획이다.

    **패션비즈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