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큐브시티, 과연 大成할까?

    bkp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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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2.01조회수 1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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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롯폰기힐스’ 출범



    해 굵직한 복합 라이프스타일센터가 대성그룹(회장 김영대)에 의해 문을 연다. 한국의 롯폰기힐스, 혹은 제2의 타임스퀘어라고도 불리는 디큐브시티는 서울 구로구 신길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는 8월 개점을 앞두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패션계에서도 관심이 뜨거워진다. 일찌감치 입점계약을 마무리한 「H&M」을 필두로 「자라」를 비롯한 스페인 인디텍스사의 신규 3인방, 그리고 재팬 특급 「유니클로」까지 내로라하는 글로벌 SPA브랜드가 한데 모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이 3개의 SPA브랜드가 동시에 단일 유통포맷에 오픈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통적인 라이벌 「자라」와 「H&M」이 명동 눈스퀘어에서 맞붙은 적은 있으나 「유니클로」는 없었다. 대기업에서도 혀를 내두르는 ‘상식을 파괴하는 괴물 브랜드들이 한 치의 양보 없이 맞붙는다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까?’라는 상상은 이제 디큐브시티에서 현실이 된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대성그룹이 새로운 성장동력 카드로 유통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뽑아 들었다는 점은 국내 패션유통가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주로 에너지산업에 열을 올려온 이 그룹이 유통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도 이슈지만 무엇보다 전국에 총 4000만m²(약 1200만평) 규모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어지간한 수도권 위성도시 수준의 땅을 가진 그룹이 마침내 칼집에서 칼을 빼낸 것이며, 디큐브시티가 그 첫번째 열쇠가 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연면적 35만m², 투자금액 1조원 조성

    자금액만 1조원이 투하되고 연면적 35만247m²(약 10만5950평)의 규모로 들어서는 디큐브시티는 복합 라이프스타일센터라고 구분 지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백화점, 아파트, 먹거리, 공원, 오피스 등이 공존한다. 여기에 쉐라톤호텔과 아트센터 등 라이프스타일 콘텐츠가 조성된다. 굳이(?) 이 유통의 이름을 시티(City)라고 명명한 이유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쉐라톤호텔은 미국 본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했고 대성에서 위탁경영 방식으로 운영되며 아트센터는 1300석의 공연장으로 뮤지컬과 전시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 구로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문화밸리 프로젝트와도 시너지가 생긴다.
    이 같은 구성으로 인해 한국의 롯폰기힐스라는 닉네임이 붙게 됐고, 실제로 일본 롯폰기힐스 개발에 참여한 저디(Jerde)사와 모리(Mori)사가 가담했다. 특히 일본 모리가 정식 계약해 컨설팅을 진행한 경우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과거 창원이나 홍대 개발에 간접적으로 참여한 적은 있으나 디큐브시티처럼 초기단계에서 마무리까지 100% 컨설팅을 진행한 사례는 없었다.
    전체 콘텐츠 중 패션계에서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역시 백화점 파트다. 사실 빅3를 비롯한 메이저 유통사가 키앵커로 입점하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인접한 영등포 타임스퀘어처럼 임대나 분양 방식을 취하는 것도 아니다. 디큐브백화점은 개발단계부터 고민을 가장 많이 한 파트이며 L백화점이나 H백화점 등 여러 유통사가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유니클로」와 「H&M」이 맞붙으면?

    러나 이후 조건이 맞지 않아 몰인몰 방식의 패션유통 입점은 없던 얘기가 됐고 대성 유통사업부에서 주도적으로 MD를 구성하기로 결정됐다. 총 419개 브랜드로 구성되며 297개의 패션브랜드가 입점할 계획이다. 패션브랜드 중에서는 여성복이 72개로 가장 많고 잡화가 48개로 그 뒤를 잇는다. 이 밖에 아웃도어와 스포츠, 남성, 유아동복 등으로 구성된다. 상권특성상 마담이나 엘레강스, 골프와 신사복 등 구매고객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조닝의 구성은 피한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곳에 입점하는 브랜드는 빅3 백화점과 같은 특정매입 방식으로 들어선다는 점이다. 내셔널 브랜드의 경우 해당 유통에서 재고에 대한 부담을 가지지 않으며 30% 이상의 수수료 베이스로 움직인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쇼핑센터나 라이프스타일센터의 계약방식을 취하지만 백화점 파트만큼은 국내 빅3 백화점의 룰을 따른다. 이는 임대와 분양이 혼재된 일본 롯폰기힐스나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점이며 패션가에서 적지 않은 논란의 대상이 되는 점이기도 하다.
    현재 패션전문가들은 디큐브시티, 정확히는 이 유통에서 수익을 가장 많이 안겨 줄 수 있는 부문인 디큐브백화점의 성공가능성을 반반이라고 점친다. 이 가운데 성공가능성을 낮다고 보는 이들의 견해는 유통전개 경험이 전무한 대성이 메이저 유통사의 운영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일단 콘텐츠 구성을 떠나 롯데나 현대, 신세계의 경우 백화점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는 반면 디큐브백화점의 인지도는 거의 전무하다는 의견이다.




    대성 자체 MD, 패션브랜드 300개 구성

    유통관계자는 “압도적인 볼륨으로 들어서는 것은 사실이나 쇼핑의 의미는 결국 디큐브백화점에 의해 좌우된다. 현 상황을 살펴보면 입지적으로 디큐브백화점은 위협요소가 산재해있다. 롯데 영등포점과 신세계 영등포점, AK플라자 구로점, 현대 목동점까지 국내 5대 백화점에서 갤러리아를 제외한 모든 유통사가 경합을 벌이는 서남부상권이다. 2Km 이내에 타임스퀘어와 인접해 있으며 가산동의 아울렛 타운도 잠재적인 경쟁유통으로 만만치 않게 작용할 것이다”라고 운을 뗀다.
    또한 그는 “사실상 이 상권은 유통의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다. 이 디큐브백화점의 경우 지금까지 패션유통 전개경험이 없고 유통의 인지도도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결정적으로 운영의 노하우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과연 쟁쟁한 경쟁유통사들 사이에서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보여줄지 걱정이다. 여기에 MD구성에서 명품이 빠지는데 이것도 상당한 리스크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가 언급한 경쟁유통 중 현재 디큐브백화점에 가장 위협적인 곳은 가장 인접한 롯데 영등포점과 신세계 영등포점을 꼽을 수 있다. 롯데 영등포점은 타임스퀘어 오픈 이후 영등포 상권에서의 확고한 우위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며 신세계 영등포점은 지난해 기록했던 3800억원의 매출에 만족감을 표하지 않는다. 디큐브백화점에 입점하는 브랜드는 사실상 이곳에 입점한 브랜드와 상당부분 중복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외부 압력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통의 운영노하우는 바로 이 부분과 직결된다.


    2003년 결정 이후 8년 만에 유통진출

    러한 외부적인 고민이 있음에도 이 유통의 성공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상당수 있다. 먼저 제3의 유통포맷이라 일컫는 쇼핑센터나 라이프스타일센터의 경우 성공잣대를 집객력으로 보는데 이를 자신하는 탄탄한 콘텐츠를 구축했다는 점에서다. 집객력을 좌우할 이 콘텐츠 중 으뜸으로 역시 서두에 짚은 글로벌 3대 브랜드가 해당된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패션유통의 흐름으로 볼 때 집객력 면에서 글로벌 SPA는 명품에 준하는, 혹은 능가하는 콘텐츠라는 분위기가 고조된다.
    「H&M」이나 「자라」가 A급 명품에 버금가는 파격적인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은 브랜드의 밸류나 상품의 퀄리티 측면이 아니라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파워에서 비롯된다. 「H&M」이나 「자라」, 「유니클로」의 동시 오픈은 아직까지 전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례다. 여기에 인디텍스사에서 런칭하는 3개의 신규 브랜드와 「무인양품」 「프랑프랑」 등 검증된 빅 콘텐츠는 기대감을 더하는 부분이다. 바로 이것이 디큐브가 ‘신개념 백화점 선언’을 자신하는 대목이다.

    유통운영의 부족한 노하우를 채울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도 마련 중이다. 오픈 6개월 전인 현재 시점에서 디큐브백화점의 인력은 60명이다. 오픈 시점에는 1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 인력구성은 웬만한 수도권 백화점 점포의 운영인력을 가뿐히 뛰어넘는 숫자다. 결국 유통의 노하우나 인지도의 문제는 활동량으로 극복해나간다는 소리다. 여기에 판매사원의 서비스 수준을 빅3 백화점과 비교해 손색이 없을 정도로 최고로 맞추기 위한 교육적인 부분도 이미 스타트됐다.

    지난 2003년부터 유통전개의 방향성을 설정한 대성그룹은 그로부터 8년 만인 올해 8월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의 고심 끝에 내려진 결정, 그리고 자사에서 소유한 부지에 자사 투자금이 조성된다는 안전한 투자환경, 마지막으로 시행과 시공에서 운영까지 일괄적으로 자사에서 소화한다는 보기 드문 접근으로 디큐브시티는 그 모습을 점차 드러내고 있다. 패션가에서는 또 하나의 메이저급 유통이 출범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과정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이 결과에 따라 패션유통의 분위기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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