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6, 왕십리상권 ‘핵’으로

    bkpae
    |
    08.10.01조회수 17750
    Copy Link



    최근 디딤인(대표 김상대)이 서울 성동구 왕십리 역사에 엔터6 2호점을 오픈했다. 100여개 브랜드를 유치, 100% MD 입점률을 보이며 오픈해 화제가 된 이 유통은 30% 이상의 높은 수수료제 운영으로 다시 한번 패션계의 이목을 끌었다. 30% 이상이면 빅3 백화점에 견줘도 전혀 밀리지 않는 마진율로 시작단계부터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밝힌 셈이다. 시작단계지만 브랜드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월평균 억대 매출을 기대하는 곳도 심심치 않게 있고, 이 점포의 입점에 실패한 브랜드들은 아쉬움을 삼킬 정도.

    어떤 요소가 엔터6에 이러한 자신감을 주는 것일까?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지만 단연 돋보이는 엔터6의 장점은 지하철 환승역을 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핵심상권인 서울시내 역사점 유통은 과거부터 대기업, 특히 빅3 백화점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이 말을 뒤집어 해석하면 ‘서울시내에서는 대기업 유통이라는 프리미엄이 없으면 철도청의 유통개발 허가를 얻기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엔터6 왕십리점은 이러한 통념을 깼다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엔터6는 중소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시내 역사 패션몰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케 한다. 왕십리역은 현재 2호선과 5호선, 중앙선까지 3개 노선이 교차한다. 2010년에 분당선이 연장되면 국내에서 유일한 4개 노선 환승역이 된다. 왕십리 역사 쇼핑몰의 또 다른 강점은 멀티 테마형 쇼핑몰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이마트가 입점했고, CGV 10개관이 들어선다.



    글로벌 SPA 「자라」도 내년 입점

    상권과 쇼핑몰의 특성이 주는 장점은 내년 중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가 이곳에 오픈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입증이 됐다. 디딤인은 엔터6가 오픈하기 6개월 전인 지난 3월 자라리테일코리아(대표 이봉진)와 내년 9월 「자라」입점 계약을 확정지었다. 역사를 낀 복합테마 쇼핑몰은 「자라」와 같은 브랜드 습성에 가장 알맞은 점포이기도 하다. 상권분석을 마친 「자라」에 대해서는 이미 ‘성공 가능성이 높은 점포’라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연면적이 9만8956m²(약 2만9934평)에 이르는 왕십리 역사몰은 비트플렉스(대표 조준래)가 시행을 맡아 장장 10년간에 걸쳐 개발됐다. 철도청에서 가진 지분의 75%를 민자유치해 개발이 이뤄졌다. 현재 25% 지분은 철도청이 가지고 있다. 디딤인은 비트플렉스와의 30년 계약과 30년 자동계약 옵션으로 총 60년간의 장기 계약을 맺고, 코엑스점에 이은 엔터6 왕십리점 오픈을 추진했다.

    총 550억원의 개발비용이 들어간 엔터6 2호점은 1년차(2008년 9월~2009년 8월)에 800억원, 2년차(2009년 9월~2010년 8월)에 1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목표치에 도달하려면 1개 매장당 연평균 매출이 1년차에는 8억원, 2년차에는 10억원이 나와야 한다.

    이에 대해 김상대 사장은 “2030세대에 집중된 특화MD를 자랑하게 될 엔터6는 상품 카테고리 킬러로 움직이기 때문에 향후 발전 가능성도 높다”라고 말했다.




    영업면적 1만4876m², 2030 특화 MD

    그가 설명한 2030세대 특화전략은 엔터6의 MD를 보면 단박에 드러난다. 총 1만4876m²(약 4500평)의 영업면적을 영캐주얼 브랜드로 채웠다. 브랜드별 매장면적은 평균 66m²(약 20평)다. 지하 1층은 「보브」 「쿠아」 「바닐라비」 등 여성캐주얼과 「폴햄」 「캘빈클라인」 「게스」 등 유니섹스 캐주얼로 구성했다. 1층에서는 「지이크」 「코모도」 등 남성캐릭터와 「나이키」 「아디다스」 「블랙야크」 등 스포츠·아웃도어를 선보인다.

    또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는 각각 스타벅스·커피빈·스무디킹과 함께 여성전용 흡연실 같은 휴식공간을 마련해 2030세대의 몰링(Malling)을 유도했다.

    운영시스템은 메이저급 백화점과 동일하게 가져 간다. 수수료제를 비롯해 쇼핑몰에서 자주 볼 수 있던 계산전용 포스를 없애고 매장 내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추진했다. 또 매장마다 CCTV를 설치해 매장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전혀 다른 성격의 이마트와 CGV의 괴리감을 줄이기 위해 엔터6 카드로 왕십리 역사 내 모든 쇼핑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립했다.

    디자인학회 패션쇼 등 점포 콘텐츠를

    오픈 시까지 하드웨어적인 요소를 갖추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소프트웨어를 보강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9월 초에는 오픈에 맞춰 한국패션디자인학회(회장 박선경)와의 코워크를 통해 패션쇼도 진행했다. 이 학회 소속 패션·의상 관련학과 교수 65명이 직접 디자인한 패션작품을 선보인 ‘Fashion Exhibition 2010 Street’를 열기도 했다.

    이 전시회에서는 「리바이스」 「캘빈클라인」 등 입점 브랜드의 팬츠에 교수들이 직접 제작한 상의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교수들이 참가한 덕에 해당 대학교 학생들이 모여드는 마케팅 효과도 얻었다. 또 디자이너 이상봉의 작품이 접목된 자동차 페라리를 전시해 볼거리를 제공했다.

    엔터6 왕십리점은 디딤인에 있어서도 의미가 크다. 왕십리점은 브랜드 수가 20개에 불과한 코엑스점에 비해 4~5배 큰 규모다. 2호점 오픈 만에 100여개의 브랜드를 유치한 대형 유통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디딤인은 왕십리점의 성공적인 오픈을 계기로 20군데에서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도·평촌 등 신도시 부상상권이 대부분이다. 아직까지 대형 유통을 제외한 역사 패션매장의 성공 사례는 거의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패션 유통과 역사의 만남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이 고착화됐다.

    그러나 브랜드와 유통 관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오픈한 엔터6 왕십리점이 이러한 고정관념을 깬다면 국내 유통의 판도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듯하다.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