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기 패션스타일리스트

06.09.01 ∙ 조회수 6,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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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명한 패션행사 자리에도 맨 앞줄 VIP자리에 꼭 빠지지 않는 얼굴. 늘 주변에 톱스타들을 몰고(?)다니는 주인공. 유명 셀러브리티와 패셔니스타들을 움직이게 함으로써 패션브랜드의 홍보담당자들이 언제나 가까이 두고 싶어하는 사람. 남성 스타일리스트 국내 1호. 코디네이터에서 한걸음 진보한 스타일리스트의 개념을 정착시킨 주인공.

패션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 하나인 스타일리스트 정윤기를 수식하는 문구는 여러 가지다. 홍보대행사 인트렌드의 대표이사이기도 한 그는 패션계에서 ‘스타일링’이라는 감각적인 활동을 비즈니스 형태로 완성시킨 인물로도 꼽힌다.

정 이사의 스타일링 감각도 돋보이긴 하지만 그의 역할이 지금과 같이 절대적으로 확대된 것은 패션에서의 마지막 감각적인 터치, 즉 스타일링의 중요성이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는 디자인 경쟁이었다면 지금은 스타일 경쟁이다. 옷이라는 단순한 아이템을 두고 봤을 때 브랜드간의 디자인과 퀄리티의 차이는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제는 어떻게 입느냐 하는 방법의 차이에서 상품의 가치가 달라지고 있다.”

스타일링, 비즈니스와 결합 시도

스타일링이라는 아티스트 감성의 창의적인 활동을 비즈니스로 연결,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정 이사는 스타일리스트로서의 역할 이외에도 30개 브랜드의 홍보를 맡고 있다. “단순히 어떤 옷을 누구에게 입히느냐와는 별개로 한 브랜드의 마케팅 방향을 설정해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타일 코드를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한단계 발전한 스타일리스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브랜드 홍보 작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정 이사는 그 동안 대부분 수입 브랜드와 작업해왔다. 국내 브랜드로는 「오브제」와 가장 긴밀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수입보다는 국내 내셔널 브랜드와의 작업이 더욱 확대되기를 원하고 있다. 그 분야에서 자신의 역할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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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입된 해외브랜드의 경우 어느 정도 컨셉상 경쟁력을 지닌 브랜드들이 전개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브랜드들은 오리지널리티 확립의 과도기에 서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각 브랜드간의 상품 차별화가 모호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어떻게 입느냐 하는 스타일링의 제안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감각적인 터치를 필요로 하는 브랜드와의 코워크는 더욱 의미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유난스럽게 옷을 좋아하는 그의 ‘집착’이 스타일리스트 정윤기를 있게 했다. 유난스러웠던 그의 감각은 홍록기 김혜수 김희애 스타일 등을 탄생시키며 패션계에서 그의 파워를 만들어냈다. 정 이사가 스타일링을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리에서 패션디자인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광고계에 노크를 했다. 당시로서는 광고 스타일링이라는 개념이 전혀 없던 시절, 기획사를 찾아가 연출을 통해 광고 효과를 최대로 살릴 수 있다고 설득했으며 결국 작업을 한번 해보자는 허락을 받아냈다.

94년 첫 광고 작업 후 러브콜 잇달아
하지만 아무런 타이틀도 없는 그에게 협찬해 줄 브랜드는 없었다. 정 이사는 부모님께 결혼 자금을 미리 줄 수 없겠느냐는 설득으로 일종의 ‘사업자금’을 마련해 촬영에 필요한 옷을 모두 샀다. 최고의 선택으로 꼽을 만큼 완벽한 효과를 본 투자였다. 그 일을 계기로 업계에서 그를 찾는 일이 빈번해졌으며 남성 스타일리스트 1호로 더욱 유명세를 떨치며 이름 석자를 알려가기 시작했다.

최고의 연예인뿐만 아니라 각 기업도 그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단지 그의 유명세 때문일까. 그와 작업을 함께해 본 사람들은 스타일링의 강약을 조절할 줄 아는 뛰어난 감각이 돋보이기 때문에 친분과 유명세 여하를 막론하고 그와 작업하기를 원한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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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만들어낸 히트작도 여러 가지다. 독특한 스타일로 패셔니스타 반열에 오른 홍록기의 개성 있는 연출은 그의 아이디어로 탄생된 ‘작품’이다. 늘 파격적인 스타일로 ‘이번엔 또 어떤 옷을 입고 등장할까’하는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김혜수의 파격 의상도 정 이사의 어드바이스를 통해 시도됐다. 더불어 그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드라마 ‘아내’를 통해 선보였던 김희애 스타일의 히트이다.

입는 이의 매력을 끌어내는 조력자

이 외에도 그는 스타일리시한 강남 여성들에게 「비비안웨스트우드」의 타탄백을 들게 했으며, 그녀들의 손목에는 반짝이는 「타테오시안」 시계를 채웠다. 또 가방 하나로 순식간에 리딩 브랜드 반열에 오른 「바네사브루노」백의 대박 히트, 「발리」슈즈 물결, 프리미엄진 마켓의 볼륨화를 가능하게 했던 「트루릴리젼」 등 엄청난 ‘사건’들을 속속 만들어냈다.

이같은 히트 아이템 제조에도 치밀한 전략이 따른다. 정 이사는 ‘될만한’ 아이템이 눈에 들어오면 다각도의 접근 방법을 설정한다. 글로 각 매체를 통해 브랜드와 그 아이템의 가치를 부각시키며 다양한 스타일링 화보를 통해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어필, 소비 욕구를 자극시킨다. 연예인을 통한 간접 마케팅까지 물샐틈없이 집중하는 것이 그의 마케팅 노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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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는 한 달에 10페이지가 훌쩍 넘는 여성지 화보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발간되고 있는 4대 남성지에도 거의 매달 참여하고 있다. 홍보 업무와 행사 진행 등의 일을 포함해 이른 시간부터 시작되는 그의 일과는 밤 늦은 시간까지 평균 10개 이상의 미팅을 마무리 짓고서야 하루 일과가 끝이 난다.

“내 스타일링의 철칙은 예쁘게 보이는 것이다. 너무 허탈한 대답일지 모르겠지만 옷은 예쁘게 보이게 입는 것이란 생각이 가장 지배적이다. 그래서 옷을 입는 사람의 매력을 파악하고 그 부분을 돋보이게 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트렌드, 새로운 스타일링 이런 것들은 그 다음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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