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icity : Small Complexity + Small Taste

    FIRSTVIEW
    |
    17.04.20조회수 8675
    Copy Link
    정치적 혼란, 지속되는 경제침체 속에서 우리 사회는 기존의 시스템을 대체하는 4차 산업혁명과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소비여력은 더 줄어들고 대량생산 기반의 시스템은 네트워크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작고 빠른 몸집의 시스템으로 빠르게 대체된다.

    작은 조직, 새로운 고용 방식인 ‘긱경제’까지 등장하면서 연결의 가짓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넘쳐나는 물건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걸러내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증가해 피로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반면 사회 전체는 점점 작고 세분화되며, 사람들의 시간과 여유는 점점 줄어든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사람들의 니즈는 둘로 나뉜다. 복잡함을 최소화해 피로도를 줄이려는 Small Complexity, 다양성을 경험하려는 Small Taste. 두 니즈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물건이 아닌 경험을 소비하게 되면서 경험이 최대의 T.P.O로 부상했다. Smalicity 시대, 여유와 다양성을 오가는 여러 가지 경험을 기반으로 4개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제안한다.
    자료제공 : PFIN_www.firstviewkorea.com



    Relief : Sustainability for/by Relief_안정을 위한, 경감을 통한 지속 가능성
    복잡함을 벗어나 평온함을 즐기려는 흐름이 나타난다. 집에서 편하게 머무는 스테이케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공간은 차분하고 평온하길 원한다. 메종오브제에서는 ‘Silence’라는 주제로 평온함과 단순함을 제안했고, Dezeen에서는 지난해 가장 주목받은 건축 트렌드 중 하나로 미니멀리스트 인테리어를 꼽았다.

    평온함을 위한 미니멀리즘과 함께 지속 가능 디자인이 일상화돼 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아디다스는 재활용을 넘어 바이오패브릭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고, 이탈리아 같은 전통 패션 시장에서조차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한 ‘Newlife’ 같은 소재가 이미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매출을 올린다.

    수많은 선택지와 정보들을 따라가기보다는 취사 선택하면서 여유를 즐기려는 라이프가 트렌드로 부상한다. 프로필만 작성하면 내게 어울리는 옷을 보내 주는 ‘Stitch Fix’처럼 선별해 주거나, 단 두 가지 스타일만을 판매하는 ‘John Sterner’와 최소한의 상품만 진열한 ‘Julien David’의 하라주쿠 플래그십 스토어같이 선택지를 줄여 주는 미니멀 솔루션이 등장한다. 디자인에서는 미니멀과 지속 가능을 추구하지만 무미건조하지 않은, 변화 있는 노멀 디자인들이 등장한다.



    Idyllic : Youthful & Touching Retreats_젊고 감각적인 은신처
    시간과 여유가 점점 줄어드는 지금, 자연 친화적이고 낭만적인 여유를 찾는 흐름이 지속된다. 지난해엔 덴마크의 라이프스타일인 ‘휘게 라이프’가 옥스퍼드 사전에 신조어로 등록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힘들이지 않고 전원 라이프의 유유자적함만을 트렌드로 소비하길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젊은 감각의 트렌디한 전원 스타일도 주목받는다. 그리너리를 2017년 올해의 컬러로 선정하면서 이런 흐름을 주도한 팬톤은 에어비앤비와 손잡고 런던 중심부에 식물로 둘러싸인 ‘Outside In’이라는 숙박 시설을 오픈했고, 2015년 옥스퍼드 근교에 오픈한 ‘Soho Farmhouse’는 전원 지역의 농가를 개조한 프라이빗 럭셔리 시설로 인기를 끌었다.

    디자인에서도 전원풍 디자인들로 업데이트된다. 오두막을 연상시키는 박공지붕 형태의 건물들을 도심 속에 재현하고, 패션에서는 전원풍과 빅토리안이나 에드워디안 스타일을 접목한 1970~1980년대의 거니 삭 드레스를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한다.





    Peppy : Experiencing Diversity_다양함을 즐기고 경험하다
    최근 다양성이라는 단어가 지속 가능성만큼이나 중요한 키워드로 뜨고 있다. 영국 채널4 TV의 리서치 매니저가 최근 영국 문화계에서는 ‘다름’을 부각시키는 게 키라고 할 정도로 다양성이 존중되고 있으며, 구글은 구글번역을 홍보하기 위해 #EveryoneSpeaksFood라는 해시태그로 ‘스몰월드’라는 팝업 레스토랑을 열었다. 구글은 이곳에서 여러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고 영상까지 만들어 다양성을 쿨하게 전달한다.

    젊은 여행객들이 배낭여행객 백패커에서 감각적인 부티크 호텔과 다양한 경험에 열광하고 SNS로 인증하는 플래시패커로 이동함에 따라, ‘Valencia Lounge Hostel’처럼 공간에서도 특정 에스닉 트렌드가 아닌 다양한 문화적 취향을 혼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패션에서도 크루즈 컬렉션을 쿠바의 길거리에서 펼친 「샤넬」이나 카프리의 자유로운 여행객 모습을 담은 「돌체앤가바나」처럼 다양한 문화와 특별한 경험을 내세운다. 새로운 액티비티까지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지고, 패션에서는 다양한 문화를 표현하더라도 캐주얼함과 애슬레저 감성이 탑재된다.





    Classy : Relaxed Classic_성숙하고 여유 있는 클래식 파워
    사회 고위직으로 승진하기 시작한, 소비 여력을 갖춘 X세대와 영 부머 세대들이 마케터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 영국의 패션 유통 전문 백화점 데벤함스가 2016 F/W시즌 1990년대 슈퍼모델들과 함께 35~45세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Women, not girls’라는 캠페인을 선보이는 등 패션과 디자인계에서는 밀레니얼 중심의 젊은 취향에서 어덜트의 성숙한 취향까지 만족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사회적 · 가정적으로 늘 시간에 쫓기는 X세대들에겐 여유가 새로운 럭셔리로 인식되고 업무와 휴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일명 ‘블레저(Bleisure)’ 여행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일과 여가를 결합하는 라운지웨어의 인기도 지속된다. 최근에는 신용카드 발급 시에도 공항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여부가 주요 선택 요인으로 작용하고, 항공사의 경우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늘면서 비즈니스클래스를 고급화/다양화하고 있다.

    여유 있는 고급스러움을 찾는 흐름을 따라 공간에서는 일본 하쿠바 현의 ‘House of Finn Juhl’, 멕시코에 오픈한 ‘Casa Fayette’ 등처럼 품위 있는 20세기 클래식 가구를 구비한 공간들이 주목받고 패션에서는 클래식과 라운지웨어를 믹스해 성숙한 편안함을 추구한다.


    **패션비즈 2017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