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패션 벤처 ‘브랜드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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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2.07조회수 19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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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품 아이템에서 출발해 브랜드로! 1세대 기업의 지루한 런칭 방식에서 벗어나 작은 것에서 출발해 큰 성을 쌓는 브랜드인덱스(대표 김민식)가 올해 매출 1300억원을 향해 달려간다. 온라인 브랜드로 출발해 이제는 심벌 브랜드가 된 「팬콧」은 850억원, 「팬콧키즈」는 110억원으로 두 브랜드 올해 매출 목표의 합은 960억원이다.

    지난해 런칭한 힙합 & 스포티브 캐주얼 「스놉(SNOB)」과 디자이너 브랜드 「크리틱(CRITIC)」도 창의력에 커머셜을 가미한 스트리트 패션 기대주로 꼽힌다. 패션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케이터링 전문 서비스 사업까지 확장해 지난해 12월 앤파티(ANN Party)라는 법인을 설립하며 F&B, 파티 문화 비즈니스에도 도전한다.

    기존의 패션 기업이 해오던 런칭 방식을 완전히 뒤집으며 온•오프라인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브랜드인덱스가 당당히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김민식 대표와 최정욱 부사장조차 「팬콧」이 1000억원대를 넘보는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1세대 기업 방식 No, ‘우리가 잘하는 것 한다’

    온라인을 빼고는 패션 비즈니스를 논할 수 없고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이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뀌는 지금이 바로 ‘기회’라고 말하는 이 회사에는 벤처스러움이 묻어 있다. 정형화되지 않은 유연한 사고로 소비자가 그때그때 원하는 것들을 가장 빠르게 캐치해 마켓에 새로운 방식으로 던져준다.

    김민식 브랜드인덱스 대표는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것을 새로운 유통에 집어넣기도 하는 등 재미있는 마케팅 창구로 소비자에게 제안한다. 애플의 아이폰도 그렇지 않나. 카메라, 메시지, 구글맵…. 모두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인데 이것을 하나로 보여주는 채널이 없었다. 애플은 그런 플랫폼 비즈니스를 실현하고 있다. 브랜드인덱스를 비롯해 온라인 유통 채널인 스타일인덱스도 같은 맥락이다”라고 전했다.

    김 대표의 말처럼 브랜드인덱스는 모든 비즈니스를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한다.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민식 대표와 최정욱 부사장 둘 다 의기투합하기 전부터 온라인 비즈니스를 학습하고 경험한 만큼 이러한 부분에 있어선 원초적인 감각을 자랑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 지체 없이 바로 제안

    브랜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브랜드인덱스와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스타일인덱스 모두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소비자가 지금 원하는 것’이다. 최정욱 브랜드인덱스 부사장은 “우리는 패션이라는 범주에 국한되지 않고 항상 다음이 뭘까 생각한다. 내일은 또 어떤 마켓이 열릴지, 소비자는 어떤 재미있는 것을 원할지 생각한다. 그게 바로 시장성인데, 이게 확정되면 바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이 ‘시장성’이란 다양하다. 마켓에서 원하는 브랜드가 될 수도 있고 소비자에게 보이는 방식(마케팅), 판매하는 장소(유통), 트렌드(기획, 디자인)가 될 수도 있다. 「팬콧」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에서 출발해 브랜드로 확장했고 「팬콧키즈」는 브랜드의 성장 동력에 엔진을 달기 위해 런칭했다.

    지난해 런칭한 「스놉」은 가장 핫한 세대가 원하는 트렌드를 대변할 수 있는 브랜드로 자사의 유통 채널을 통해 소규모로 시작했다. 지난 2005년 이대웅 디렉터가 소호 브랜드로 런칭한 브랜드 「크리틱」에 부족한 유통은 회사의 유통 채널과 「팬콧」을 키워 오며 익힌 커머셜한 관점을 녹여냈다. 그 대신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크리틱」의 디자인과 기획 방식은 여전히 이대웅 디렉터에게 일임한다. 그래서 브랜드 M&A가 아닌 ‘협업’이란 말을 쓰고 있다.




    * 위 자료는 다운받아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크리틱」 매출 8배 상승, 모듈화한 협업

    김 대표는 “브랜드인덱스가 M&A를 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 쪽에 와서 「크리틱」이 갖고 있는 아이덴티티가 흐려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대신 이 브랜드의 취약점을 정확히 파악해 우리 회사의 시스템과 유통을 활용하려 했다”며 “생생하게 살아 있는 「크리틱」의 아이디어를 다시 커머셜하게 디렉팅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제도권에 진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덴티티를 피킹해서 브랜드가 커머셜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비즈니스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크리틱」이 갖고 있는 모든 아이덴티티가 최우선으로 존재한다. 톡톡 튀듯 살아 있는 상품과 기획 아이디어를 들고 오면 최 부사장이 이를 살짝 커머셜라이즈하거나 약간 수정 • 보완하고 브랜드인덱스는 그에 알맞은 유통, 마케팅 등을 전략화한다. 이러한 작업을 거쳐 지난해 서머 시즌부터 브랜드인덱스를 통해 선보인 「크리틱」은 8배 이상의 매출 상승세를 기록했다.


    기획 생산 유통 마케팅 플랫폼, 자유롭게 조합

    최 부사장은 “우리가 브랜드 인큐베이팅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사례는 「크리틱」이 대표적이지만 어떠한 브랜드든 상품 기획뿐 아니라 마케팅, 유통, 생산 어떤 것이라도 도움이 필요하다면 우리의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 예로 모자 브랜드 「모비토」, 영국 브랜드 「캉골」에는 유통 플랫폼이 됐으며 「컨버스」에는 마케팅 플랫폼 창구가 됐다. 국내 어느 곳에서도 자사 패션 브랜드를 갖고 있는 기업이 타사의 마케팅을 함께한 사례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플랫폼 비즈니스로 출발한 회사이고, 이를 자체 PB 개발만큼 회사의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삼는 비즈니스 모델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즉 기존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선보이고 있는 기업들처럼 단순히 유통 판로 개척이 아니라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에는 기획 • 생산 • 유통을 제안하고, 마케팅이 부족한 브랜드에는 마케팅 창구가 돼 주는 것이다. 클라이언트에 따라 유통과 마케팅으로 조합할 수도 있고, 생산 기획 리테일을 패키지로 모듈화해 맡을 수도 있다. 컴포넌트한 서비스로 이 플랫폼 비즈니스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계획이다.


    「캉골」 「모비토」- 유통, 「컨버스」- 마케팅을

    그렇다면 PB 개발은 어떻게 이뤄질까. 소비자의 니즈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하지만 하나의 줄기가 생기면 아이템, 브랜드 하나하나가 충분히 인큐베이팅해 나갈 수 있는 시간과 여지를 둔다. 최 부사장은 “브랜드 초기 작업에는 다양한 변수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매장을 오픈하고 브랜드를 런칭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 메이저 기업에 비해서는 이 변수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확신이 서기까지 브랜드를 빠르게 확장해야 한다는 내부적 압박이 없기 때문에 브랜드 인큐베이팅 초기에 아주 많은 시간과 아이디어를 투자하는 편이다. 즉 이것도 해 보고 저것도 해 보며 소비자의 반응을 체크해 브랜드의 다음 스텝을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팬콧」도 이런 방식으로 커 왔고 지난해 런칭한 「스놉」 역시 메이저 유통을 빨리 잡아서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것보다 개별 아이템,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


    경영 시스템 개발, 다양한 견제 장치도 마련

    김 대표는 “회사가 빠른 속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동안 매년 기초를 탄탄하게 할 수 있는 견제 장치를 마련해 왔다. 이미 아이디어, 크리에이티브함에 있어서는 탄력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회사 경영에 필요한 시스템만은 철저하게 이성적 판단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말랑한 아이디어의 출발이 된 온라인도 이미 체계화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브랜드인덱스의 DMS(Decision Making System)는 CRM뿐 아니라 온라인 경영을 위한 지표로도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발췌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시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세일즈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경영 부문에서도 자유로운 분위기로 인해 흐트러질 수 있는 약점을 다양한 견제 장치로 바로잡는다. 그 예로 결재 종결률과 결재 소요 시간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있다. 매월 그달에 올라온 결재의 종결은 얼마만큼 이뤄졌는지, 또 그 과정에 걸린 시간은 어땠는지 체크한다.




    대표에게 직접 제출하는 월성과보고서

    브랜드인덱스의 결재 종결률은 97% 수준이며 소요 시간은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시간을 컨트롤하다 보니 한 부서에서 오래 머무는 경우는 절대 없다. 또 회사 규모가 커지며 수직 구조로 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월 김 대표는 임직원 전부에게 월성과보고서를 받고 있다.

    “직원이 200명 이상 늘어나며 한 명씩 인터뷰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 요소는 더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일정 양식 안에서 주관식으로 자유롭게 작성된 월성과보고서를 보면 직원들이 각자의 포지션에서 어떻게 움직이는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으로 브랜드인덱스는 콘텐츠와 시스템, 커머셜과 크리에이티브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온라인 기업의 유연함은 그대로 가져가되 정형적 기업이 갖는 제도적 요소를 회사에 맞게 적용해 파워풀한 성장 엔진을 장착한 것.


    자가 시스템 장착, 중국 비즈니스도 확대

    최 부사장은 “「팬콧」이 빠른 시간 안에 중국 비즈니스에 시동을 걸 수 있었던 이유도 내부적으로 탄탄한 시스템과 체계를 갖췄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국 파트너사를 찾을 때 규모만 따지지 않았다. 우리와 비슷하게 성장해 온 기업, 우리의 경영 철학을 이해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Make Your Style’이라는 슬로건에서 출발한 브랜드인덱스는 이제 어엿한 청년 기업으로 성장해 글로벌 비전에도 힘을 싣고 있다. 이미 중국 비즈니스와 함께 다양한 해외시장 개척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역시 패션 안에서만 한정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회사의 플랫폼과 유연함을 살릴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더 집중한다.


    **패션비즈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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