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트렉스타」 5000억 도전

    곽선미 기자
    |
    14.02.10조회수 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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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60여개국에 수출돼 「나이키」 「노스페이스」 「뉴발란스」보다 비싸게 팔리는 신발. 미국 아웃도어 시장을 매료시킨 기술력. 국내 아웃도어 기업 중 최초로 ‘브랜드’ 택을 그대로 달고 전 세계를 안방처럼 누비는 브랜드. 아웃도어 신발 시장 아시아 1위, 세계 15위 브랜드. 누구일까? 글로벌 아웃도어 신발 시장에 ‘최초’ 아니면 ‘최고’의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는 트렉스타(대표 권동칠)의 이야기다.

    「트렉스타」는 글로벌에서는 톱 브랜드 대우를 받지만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국내 유통 시장에서는 다소 저평가되고 있는 대표적 브랜드로 손꼽힌다. 1988년 해외 유명 브랜드의 신발 OEM으로 시작해 내수 사업에 착수한 지는 10년차, 아웃도어 의류는 이제 6년차다. 강력한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사로잡았지만, 그 흔한 스타마케팅 한 번 없이 순수하게 상품력으로 평가받고자 했던 이 브랜드가 올해 국내 시장에서 밸류 업을 노린다.

    올해 「트렉스타」의 밸류 업이 기대되는 이유는 올 상반기 아웃도어 시장의 키워드가 ‘신발’이기 때문이다. ‘다운 점퍼’ ‘바람막이 재킷’ ‘기능성 팬츠’ 등 주로 의류 아이템에 집중하던 아웃도어 시장의 실제 효자 상품은 4계절 내내 꾸준히 팔리는 신발. 폭발적인 매출은 아니지만 스테디 아이템으로 인정받던 신발이 지난해 「K2」의 플라이워크 마케팅 효과로 주목받게 되면서 올 상반기 업체들의 경쟁 부문으로 급부상했다.




    부산 출신, 아시아 1위 & 세계 15위 신발 장악!

    이 같은 시장 분위기 속에서 글로벌 기업다운 강한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의류 부문까지 합세한다면 국내 시장에서도 살짝 저평가돼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국내에서 ‘먹히는 전략’인 스타마케팅은 앞으로도 절대 쓰지 않는다. 오로지 상품과 기술력으로 소비자와 만난다. 쉽지 않지만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것이 오랫동안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다행히 작년부터 의류와 신발, 용품 전반적인 상품군의 디자인이 새롭게 교체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 전반적으로 심플하면서도 포인트 디자인을 넣어 젊고 세련된 느낌을 주기 시작한 것. 절개 같은 복잡한 디테일보다는 소재의 기능성과 입었을 때 핏에 중점을 뒀고, 컬러 사용을 다양하게 해 활기찬 무드를 더했다. 매장에서 소비자들의 입을 통해 “올해 「트렉스타」 옷 예뻐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

    상품이 좋아지니 매출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년대비 25%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 포화 상태로 상위 몇 개의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고전하고 있는 시장에서 상품력과 브랜드의 진정성만을 가지고 일궈낸 결과다.


    네스핏, IST, 스파인 등 고유 기술로 세계 사로잡아

    2014년에는 이 여세를 몰아 젊은 디자인 개발과 상품화에 주력하고, 「트렉스타」가 강한 ‘신발’ 분야에서 타 브랜드와 다른 ‘확실한 차별화 전략’을 선보일 계획이다. 「트렉스타」의 슬로건과도 같은 ‘최초 아니면 최고를 노린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상품을 출시한다. 예를 들면 손을 대지 않고 신고 벗을 수 있는 신발, 치매예방에 도움을 주는 신발, 오물이 닿아도 묻지 않는 신소재를 활용한 신발 등이다.

    위 상품들은 모두 시제품이 만들어진 상태. 손을 대지 않고 신고 벗는 신발의 경우 뒤축에 장착된 장치를 툭 치면 신발 끈이 자동으로 풀리고 발을 신발에 넣은 후 뒤로 당기면 자동으로 잠기는 원리다. 또 한의학 연구원과 함께 개발 중인 치매 예방 신발은 복숭아뼈 밑에 있는 경혈에 전기자극을 줘 머리 쪽 혈류를 원활하게 도와주는 기능성 신발이다.

    신발에 대한 「트렉스타」의 자신감은 대단하다. 실제로 유럽 EDM Publication에서 내놓는 ‘The outdoor industry Compass’가 선정한 글로벌 아웃도어 풋웨어 마켓 부문에서 2009년 16위를, 지난 2012년에는 15위를 기록했다. 미국과 미국 외 국가에서의 신발 매출을 취합해 낸 결과로 「머렐」 「살로몬」 「노스페이스」 등의 글로벌 브랜드와 함께 토종 브랜드로는 「트렉스타」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 네스핏 : 「트렉스타」 자체 개발 기술. 2만여명의 발 모양을 본떠 만든 데이터를 중심으로 어떤 발 사이즈와 폭에도 딱 맞는 착용감을 제공. 보행 시 발에 가해지는 압력을 23% 줄이고, 근육 피로도를 31% 감소시키는 등 발이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맨발과 같은 편안함을 줌.

    * IST(Independent Suspension Technology) : 「트렉스타」 자체 개발 기술. 자동차의 충격 완화 장치를 신발 밑창에 접목한 것. 일반 도로는 물론 자갈이 많은 험한 길 어디든 밑창의 쿠션 센서들이 길의 상태에 따라 독립적으로 움직여 충격을 흡수함과 동시에 땅과 발의 균형을 수평 상태로 유지시켜 안정적인 보행감을 제공.

    *스파인(SPINE) : 「트렉스타」 자체 개발 기술 . 네스핏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기술. 신체의 중심축이자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척추의 구조와 움직임을 유연한 밑층으로 구현. 밑창이 유연하게 움직여 보행 시 균형을 잡아주고 완충작용을 해 안정적이고 편안한 걸음을 걷게 도움.

    *보아 시스템(Boa System) : 스노보드화에 주로 쓰이는 다이얼 시스템. 신발끈을 묶을 필요 없이 와이어가 연결된 동그란 버튼 ‘보아 시스템’을 돌려 간편하게 신발을 조이고 풀 수 있음.




    권동칠 대표 “유럽 경제위기, 「트렉스타」에 기회”

    지난해 4월에는 신상품인 ‘싱크’가 미국 ‘트레일러너 매거진’이 선정한 최고의 트레일 워킹화로 선정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유러피언 아웃도어 트레이드 페어’에서 초경량 트레일 신발을 소개해 폴란드와 네덜란드, 벨기에, 러시아로부터 상품에 대한 세부정보와 향후 유통 가능성 타진을 위한 미팅 제의를 받았다.

    권동칠 대표는 “유럽의 경제 위기는 「트렉스타」에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됐다. 기술 면에서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를 가진 상품은 구매 설득력이 강해 오히려 판매가 잘 되고 있다”며 “결국 혁신 기술이 아웃도어 브랜드의 자산이자 경쟁력이다. 앞으로도 세계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한국의 아웃도어 신발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힘줘 말한다.


    소비자가 해외서 먼저 알고 국내 판매 요청

    더 재미있는 것은 온라인을 통해 해외 정보에 빠른 소비자들이 해외에서의 반응을 먼저 읽고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컬러나 상품에 대한 문의를 직접 본사에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싱크’ 같은 아이템은 해외 수출용으로만 나온 컬러를 국내 판매용으로 추가 생산해 매장에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한다.

    「트렉스타」의 이런 상승세에는 회사 내부적인 변화도 주효했다. 지난 2013년 상반기에는 활발한 의사소통과 효율적인 움직임, 관리를 위해 내부 조직을 심플하게 개편한 것. 수직계열화되기 쉬운 회사 구조에서 과감히 대표이사를 제외한 임원직을 모두 없애고 수평적인 팀제를 도입했다.

    7명의 이사와 23명의 팀장이 있던 구조를 7명의 팀장이 200명의 직원을 팀제로 나눠 관리하는 형태로 바꿨다. 연간 실적을 정산한 이후 팀별로 수익 일부를 나눠 가지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직원들의 동기부여는 물론 책임감도 더욱 높아졌다. 아이디어에 대한 보상제도도 마련해 늘 생생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시스템화했다.


    7명 팀장제로 전환, 소통구조 심플하게~

    수평적 구조가 되면서 전략 회의 분위기도 좀 더 부드럽고 자유로워졌는데, 오히려 직원들이 임하는 자세는 더 진지하고 현실적이 됐다. 팀제로 교체하면서 직급이 낮아진 직원들도 있었지만 이 같은 변화에 오히려 즐겁게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이와 함께 브랜드에 젊은 감각을 불어넣기 위해 지난 2012년 말 「컬럼비아」 등을 거친 권민아 디자인 실장을 영입하고, 올해 초에는 미국 뉴욕 F.I.T에서 패션 디자인과 여성복을 공부하고 현지 패션 기업인 샤도 랄프 루치에서 근무 중이던 권동칠 회장의 장녀 권근혜씨를 의류 디자인실 차장으로 불러들였다. 회사 내부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상품으로 표면화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덕분인지 「트렉스타」는 2012년 대비 2013년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유통에 있어서는 젊은 소비자 확보를 위한 백화점과 수도권 상권 입성에 공을 들인다. 현재 빅5를 비롯한 백화점 유통에 32개 점포를 가지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롯데와 현대를 중심으로 20개를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매출은 작년 수출 700억원, 내수 1200억원 등 모두 19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2500억원을 목표로 달린다.


    **패션비즈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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