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반항아 「파타고니아」 화제!

    곽선미 기자
    |
    13.12.20조회수 1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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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을 사는 것은 쓰레기를 만드는 행위’ ‘헌 옷 가져오면 수선해 줄 테니 우리 옷도 웬만하면 사지 마세요’ ‘매출의 1%를 환경 캠페인에 기부합니다’…. 한철 마케팅 때 많이 들어본 뻔한 이야기들이다. 그렇지만 왠지 신뢰가 간다. 그들만의 ‘미션’을 정말 행동으로 보여주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바로 지난 10월 말 피티지코리아(대표 조용노)가 국내에 공식 런칭한 「파타고니아」다.

    도대체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쿨함은 뭘까. 좋은 점만 말하며 신상을 최대한 팔아도 모자랄 판에 그 상품이 만들어진 과정과 그로 인한 환경오염 실태까지 알려주며 신상품 구매보다는 수선이나 재활용을 권유하는 이 브랜드. 잠깐 입고 말 거라면 사지 말라니! 아웃도어 브랜드는 물론 여성복, 남성복, 캐주얼, 잡화까지 뛰어들어 더 좋은 기능성을 탑재한 신상 판매에 혈안이 된 지금, 시장에 조용히 진정의 찬물을 끼얹는다.

    「파타고니아」의 기본 마인드는 절약과 절제다. 자연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더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상품 기획과 판매는 물론 판매 이후의 상황까지 ‘미션’을 만들어 충실히 시행한다. 그래서 그들이 주창하는 5R 캠페인이나 ‘오래 입지 않을 거면 사지 말라’는 투의 쿨한 마인드는 많이 본 것임에도 놀라움을 준다. 작은 유기농 카페에서나 할 법한 착한 실천을 글로벌 브랜드가 전 세계에 대대적인 규모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5R 캠페인(Reduce Repair Reuse Reimagine Recycle) : 줄이고, 고치고, 다시 쓰고, 미래를 생각하고, 재활용을 하라.


    화섬 위주 아웃도어에서 ‘친환경 제일주의’ 실천!

    미국 내에서 「노스페이스」에 이어 매출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내 매출 규모는 5800억원대다. 미국 파타고니아의 CEO인 케이시 시안은 “최근 아웃도어 핫 스폿으로 떠오른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과 한국을 교두보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아웃도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진출 형태는 「파타고니아」 최초의 합작 법인이자 직접 투자 형태”라고 밝혔다. 네오미오(대표 조용노)와의 5:5 합작으로 각각 100억원씩 투자해 피티지코리아를 설립한 것.

    피티지코리아는 조용노 대표가 경영을 맡고 미국 파타고니아 본사와 주요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함께 진행한다. 「파타고니아」를 국내 전개함에 있어 환경보호, 사회적 기여 등과 같은 「파타고니아」 고유의 가치를 국내 시장에 알려나갈 계획이다. 미국 본사가 진행하는 방식대로 과한 경쟁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방향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궁금한 점은 엄청난 경쟁으로 폭주하는 아웃도어 시장에서 「파타고니아」 특유의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가다. 조용노 피티지코리아 대표는 “스타나 연예인을 앞세운 마케팅이나 공격적인 유통망 확장보다는 환경과 종업원 등에 대한 책임을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점에 그는 “한국 아웃도어 시장이 상당히 포화된 상태지만 특별한 컨셉만 있다면 틈새를 찾아 충분히 성장할 여력이 남아 있는 시장”이라며 “벌써 백화점과 대리점 등에서 매장개설문의가 50곳 이상 들어왔지만, 새해에는 20개까지만 유통망을 가져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용노 사장 “30년 열정은 아웃도어에”

    이미 스포츠 시장에서 「뉴발란스」 「잔스포츠」 「케즈」 등의 브랜드로 시장 내 새로운 바람을 불게 한 전력이 있는 조사장이기 때문에 그의 말에 신뢰가 간다. 특히 그는 “20년 정도 스포츠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해왔다. 스포츠 시장에 발 담그기 전부터 약 30년 동안 등산을 즐겼다. 나의 패션(passion)은 아웃도어에 있었다”며 자신 있는 발언으로 향후 「파타고니아」의 전개 상황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파타고니아」는 아웃도어 마니아들에게 그야말로 ‘감동적인 브랜드’다. 친환경 제일주의를 가진 브랜드로 회사의 이익보다는 자연환경과 삶의 질 향상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을 소비자와 공유하고 멋진 방법으로 실천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능성 우선’이라는 아웃도어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세련된 디자인까지 선보여 다른 브랜드들이 따라올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은 정말 매력적이다.

    「파타고니아」는 유기농 면이 아니면 면 제품을 아예 생산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 세계 농약의 25%가 면을 재배하는데 사용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 「파타고니아」는 성인용 의류에 유기농 면을 쓰고 남은 부분으로 아동복을 만들어 원단사용 효율성을 높이고 동시에 쓰레기도 줄인다.




    반항(?)적 친환경 실천, 팔로워 대거 양산!

    「파타고니아」가 1994년 유기농 면사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당시 「파타고니아」 매출의 20%를 차지하던 면 제품 생산비용이 50~100%까지 증가했지만 꿋꿋이 버텼다. 유기농 면을 사용하지 않으면 면 제품을 안 만들겠다는 고집이었다. 결과는 성공, 유기농 면사 도입 이후 면 상품의 매출이 증가했다. 그리고 이 움직임은 ‘유기농 면사 사업’이라는 블루오션을 창출하고 경쟁업체들이 따라올 수밖에 없도록 했다.

    또 재활용이 보편화되기 수십 년 전부터 ‘신칠라’와 같은 페트병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사용해 왔다. 석유를 원료로 하는 일반 폴리에스테르를 사용하는 것보다 석유를 절약하는 것은 물론 생산 시 발생하는 대기 오염도 줄인다. 본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의류업체 중 처음으로 자사 사용 전력을 모두 풍력 에너지로 대체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억7000만달러의 수익을 냈고, 지난 30년간 매출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해 왔다. 알려진 기부금만 1000만달러가 넘은 상태. 또 이 회사의 모든 직원들은 매년 두 달 동안 비영리 환경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두 달간의 월급을 모두 지급하는 것은 당연. 환경 문제를 직접 피부로 느끼고 배우자는 취지다.


    실천으로 감동 듬뿍, 상품으로 매력 발산

    고객들이 이 브랜드의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물론 이런 ‘감동적인 친환경 활동’ 때문은 아니다. 당연히 기능성 좋은 멋진 의류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적극적으로 모든 직원들이 다양한 레저 스포츠를 즐기도록 권유하고 이들의 경험을 상품 디자인과 소재의 발전, 기능 개선에 불어넣도록 한다.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클래식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후리스 재킷은 「파타고니아」의 대표적 디자인으로 많은 브랜드들이 차용하고 있다. 「파타고니아」가 국내에 들어온 것도 20년이 지났지만 이런 브랜드의 가치나 활동이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부분은 매우 적다. 그래서 이번 피티지코리아의 공식 전개가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이다.

    미국 본사가 직접 투자해 한국 시장에서 선보일 비즈니스 형태가 어떤지, 소비자들에 대한 마케팅이 어찌 진행되는지에 따라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릴 수도 있다.






    **패션비즈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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