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다시 파트너 교체, 왜?

    sy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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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12.11조회수 16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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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SPA 브랜드 「망고」가 국내 도입 10년 만에 다시 네 번째 파트너를 찾는다. 글로벌 SPA브랜드가 속속 늘어나 활성화되고 있는 지금 SPA의 국내 첫 진출 사례로 꼽히는 이 브랜드는 현재 제일모직(대표 제진훈)과 계약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협상은 상당히 진척됐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까지는 알려줄 수 없다”면서 “모든 결정은 12월 말에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3년 동안 여성복과 수입 비즈니스를 키워온 제일모직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망고」를 선택할 만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SI의 「갭」 「바나나리퍼블릭」, 롯데쇼핑의 「자라」 「유니클로」 등 국내 대기업들의 대형 패스트패션 또는 SPA사업을 통한 영역 확장을 염두에 둔다면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현재 제일모직은 「구호」 「띠어리」 「이세이미야케」 「플리츠플리츠」 등 주로 중고가존 브랜드를 보유한 상태이다. 「망고」를 선택한다면 국내 중저가 여성복 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는 SPA마켓까지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SI·롯데쇼핑 이어 제일모직도 SPA ‘러브콜’

    제일모직의 「망고」 전개설이 업계에 퍼져 나간 것은 5~6개월 이전부터다.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제일모직이 「망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동안 세 번째 파트와의 관계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연 이 브랜드가 국내 마켓에 적당한지를 비롯해 본사가 무엇인가 끊임없이 따져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게 한다.
    「자라」부터 「포에버21」까지 SPA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한껏 달궈진 이 시점에 「망고」가 네 번째 배필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망고」가 국내 패션마켓에서 10년 동안 방황하는 까닭이 궁금해진다. 운영하고 있는 15개점에서 「망고」는 매년 시즌 말에 80%대 판매율을 달성했다. 「망고」 관계자는 20~40대의 고객층을 탄탄하게 보유한 브랜드라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자라」가 커리어 우먼을 위한 토털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면 「망고」는 좀 더 영한 캐주얼 감성을 토대로 선보이고 있다.


    BLS코리아 100억원 누적 적자로 중단

    브랜디드라이프스타일코리아(BLS코리아, 대표 아담쿠) 측과 동일한 조건에서 자본력을 갖춘 제일모직이 전개한다고 가정할 때 「망고」는 성공할 수 있을까. 국내에 들여온 수입 브랜드의 경우 성공과 실패 두 가지 사례를 모두 갖춘 브랜드가 많다. 분명한 것은 성공이나 실패에는 꼭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이다.

    「띠어리」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과거 개미플러스가 전개한 「띠어리」는 제일모직이 인수하며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런칭 1년 만에 유통수는 5개점에서 22개점으로 늘어났으며, 월평균 매출액도 20억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새로운 전개사를 맞이한 것도 작용했지만 「띠어리」 본사의 전략 변화도 주효했다.

    「망고」는 지난 90년대 데코를 통해 처음 한국에 도입됐다. 그 후 몰앤매크로를 거쳐 2003년부터 최근까지 BLS코리아와 파트너십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BLS코리아의 「망고」 중단설과 파트너 교체설이 떠돌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BLS와 스페인 「망고」 중 누가 먼저 계약을 파기했는지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해외 진출 철저한 프랜차이즈 방식 고수

    BLS코리아와 「망고」의 이별은 누적 적자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BLS코리아는 현재 약 100억원대의 적자를 안고 있다. 투자비용이 20억~30억원대임을 감안하면 투자금액에 비해 3배 이상 빚을 진 셈이다. 현재 김호영 이사를 중심으로 재고 문제를 비롯해 백화점 매장 철수, 매장 철수, 사무실 자산 처리, 세무조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영업부를 제외한 모든 직원은 퇴사했다.
    이 회사의 최대 현안은 재고자산이다. 원가 기준으로 약 30억원어치의 재고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회사 정리시점 이전까지 전량 판매를 목표로 정했다. 지난 11월 한 달 동안 50% 세일행사를 진행했으며, 12월에는 70~80%의 대폭적인 할인가를 선보인다. 「망고」의 양육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책임은 3사에 공히 돌아갈 수밖에 없다. 스페인 「망고」와 국내 전개사인 BLS코리아, BLS코리아의 모체인 리앤풍이라는 삼각구도에서 문제는 비롯됐다.

    스페인 본사의 「망고」 해외 진출 방식은 철저하게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전개한다는 점이다. BLS코리아 관계자는 “이탈리아는 글로벌 브랜드 비즈니스를 기본으로 한다. 따라서 바잉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스페인은 프랜차이즈 방식이다. 보통 수입 브랜드를 전개할 때 6개월 이전에 바잉하지만 「망고」는 한 달 이전에 바잉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크업 3배수에 엔트런스피까지 악조건

    이미 「망고」의 문제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단계부터 시작됐다. 마크업이 낮았다는 점이다. 계약서에는 원가의 3배수를 받는 것으로 기재됐다. 백화점 면적을 많이 잡아야 하지만 백화점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게 아니었기에 백화점 마진은 20% 중반선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망고」가 국내에서 적응하기 가장 힘든 점은 현지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점을 꼽을 수 있다. 백화점 중심으로 영업해야 하는 국내 패션 환경을 망고 본사 측에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매장을 오픈할 때마다 입점비를 본사에 지불해야 한다. 보통 매장을 오픈할 때마다 4만5000~5만5000유로를 지급한다. 이는 「망고」가 프랜차이즈 영업 방식으로 전개하기 때문이다.

    30평(99㎡) 이상 넓은 공간을 확보해야 된다는 SPA 브랜드의 특성상 백화점 바이어와의 혈투(?)는 피할 수 없었다. 시즌 MD 개편 때마다 백화점별 컨셉에 따라서 이리 저리 쫓겨다니는 실정이었다. 결국 스페인 「망고」와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국내 백화점 영업방식은 돈을 벌 수 없는 시스템일 수밖에 없었다. 김호영 이사는 “계약이나 조건 및 투자가 장기적으로 크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면서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끼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같은 조건을 밑바탕으로는 더 이상 큰 그림은 가져갈 수 없었다”고 실토했다.
    결국 BLS코리아가 선택한 것은 대리점 사업이다. 올 하반기부터 대리점 사업을 시작했다. 4만5000유로에 이르는 입점 비용은 점주와 공동으로 부담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김이사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영업하기에는 손익을 맞추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면서 “가두상권으로 나가는 것이 살길”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그러나 대리점 사업은 곧 중단됐다. 이 시점은 리앤풍과 스페인 「망고」가 결렬을 결심한 때와 맞물렸다.


    소싱기업 리앤풍은 왜 관망했을까

    본사와 유통환경만을 탓하기는 힘들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씹어야 하지 않았을까. 홍콩에서 파워풀한 행보를 보이는 리앤풍이 자회사인 BLS코리아에 대해 관망했는지는 의문이다. 결국 이 같은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것도 리앤풍이라는 점을 빠뜨릴 수 없다.

    BLS코리아의 이 같은 상황을 알고 있는 리앤풍 측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홍콩에서 「망고」를 비롯해 「캘빈클라인」 「캘빈클라인진」 「갠트」 「루츠」 등 270여 개 매장을 전개하는 이 회사가 왜 자회사인 BLS코리아에 대해 관망하고 있었는지는 의문으로 남게 된다. 스페인 「망고」와의 불공정한(?) 계약은 물론 앞으로의 대책이나 전폭적인 투자를 지원하지 않았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망고」의 네 번째 파트너는 어떤 기업이 될지, 네 번째 파트너는 「망고」의 현지화를 진행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망고」 국내 진출 히스토리

    1990년대 데코와 파트너십 결정
    2001년 MNG몰&매크로코리아가 2001년 10월 롯데백화점 본점에 첫 매장 오픈.
    2003년 하반기부터 리앤풍과 공동으로 진행. 몰&매크로코리아는 대전 지역
    위쪽으로 롯데백화점 중심, 브랜디드라이프스타일은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대전 이남지역 롯데백화점으로 각각 전개.
    2004년 BLS와 M&M 인수합병



    스페인 「망고」 글로벌 정책

    2003년 92년 출범 이후 세계화 추구. 신규 형태는 원칙적으로 프랜차이즈.
    “프랜차이즈 매장 형태는 우리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발표.
    100개 매장 추가 오픈 발표. 총 637개 가운데 405개점을 프랜차이즈로 운영.
    2005년 미국 중국 진출
    2006년 중동 진출 발표
    2008년 중국에 38개점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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