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th 톰보이, 2400억원 Go Go!

    김숙경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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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09.01조회수 10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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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상반기 시험무대에서 정체성 찾기와 수익성 확보의 두 가지 가능성을 확신한 톰보이. 패션기업 평균 수명이 3년 정도에 불과한 국내 패션 시장에서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톰보이가 앞으로 30년, 더 나가 100년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진정한 강자는 위기에 강하다.’

    지난 77년에 설립돼 올 9월로 정확하게 창립 30주년을 맞은 톰보이(대표 정운석 www.tomboy.co.kr)를 일컫는 표현이다. 톰보이는 올 상반기 실적에서 총매출액 기준 전년 대비 13% 신장했으며 영업이익은 목표 대비 15%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여세를 몰아 하반기 사업계획을 수정해 올해 기업 외형을 2400억원으로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2100억원 실적 대비 14% 신장한 수치다. 대부분의 패션기업들이 올 상반기를 암울하게 보낸 것에 비해 톰보이는 오히려 상승세를 타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한섬 데코 네티션닷컴 등과 함께 국내 패션시장을 대표하는 전문 기업 중 하나인 톰보이는 최근 1~2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데코 네티션닷컴의 M&A 이후에는 톰보이까지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숱한 소문이 나돌았다. 지난해 7월에는 정신적 지주인 최형로 회장의 급작스러운 타계 소식이 이어지면서 더욱더 불안한 시각으로 톰보이를 바라보는 패션 유통 관계자가 많았다. 그렇지만 30년 저력의 톰보이는 달랐다. 최회장 타계 이후 곧바로 김명희 신임 회장 취임과 최정현 상무, 최진아 이사 등 2세 경영인들의 전진 배치를 통해 기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했다. 재무 파트 출신의 정운석 사장도 조직 안정을 최우선으로 임직원들의 융화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20년 경력의 톰보이맨인 김덕희 전무를 비롯해 홍준표 이사, 한성호 이사 등이 각 사업부의 책임경영을 통해 청신호의 경영 성과를 올리고 있다.



    올해 들어 실적이 크게 호전된 비결은 무엇보다 모브랜드인 「톰보이」의 컨셉 재정비를 통한 정상판매 강화와‘테라(Tara)’ 마케팅 적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창립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대대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가면서 가장 먼저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흐트러진 「톰보이」의 정체성 찾기에 들어갔다. 77년 런칭 당시 「톰보이」가 지향한 호기심 자유 창조 도전 감동 등의 기본 정신과 색깔을 토대로 통합이미지 전략을 짜고, 이를 디자인과 마케팅 차원에서 일관되게 풀어냈다.
    이를 토대로 올 S/S시즌의 「톰보이」 상품은 좀더 절제되고 세련된 느낌으로 스타일이 정비됐다. 마케팅 차원에서는 말괄량이 캐주얼 30년의 「톰보이」를 상징하는 8m 크기의 거대한 마리오네트 인형 테라를 만들어 ‘쉬즈 백(She’s back)’이라는 입체적 마케팅을 시작했다.





    상반기 매출 전년 대비 13% 신장

    훨씬 정제된 「톰보이」 스타일은 소비자 호응으로 이어져 이번 S/S시즌 판매율은 전년 대비 10%포인트 상승하는 효과를 낳았다. 뿐만 아니라 테라는 국내 전국 극장, TV, 온라인 등의 티저 형식 광고를 통해 등장한 이후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다음 등 각종 포털 및 동영상 사이트 상위 순위에 랭크됐다.

    통합이미지 전략을 통한 「톰보이」의 비상으로 이 회사는 큰 힘을 얻게 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F/W시즌에 런칭한 남성복 「코모도스퀘어」의 약진이 또 하나의 활력소가 됐다. 보통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면 1~2년 후에나 영업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것도 성공적으로 브랜드를 런칭하는 경우에 한해서다. 그렇지만 「코모도스퀘어」는 지난해 하반기 런칭과 동시에 이익을 실현했으며 올해 상반기 브랜드별 실적에서도 런칭 30년 차인 「톰보이」 다음으로 총이익 규모가 높았다.
    캐주얼한 감성의 「코모도스퀘어(COMODO SQUARE)」는 남성복 「코모도」의 별도 라인으로 20대 중반~40대 중반의 연령층을 아우르는 유통형 브랜드이다. 남성복 「코모도」에서 쌓아온 인지도와 브랜드 신뢰도를 토대로 경쟁력 있는 가격대에 남성 캐주얼 라인을 다양하게 풀어낸 것이 「코모도스퀘어」이다. 이 브랜드는 평균 30평 이상의 매장을 확보해 남성 토털 상품과 액세서리 라인을 강화했고 원목과 철골 구조물을 사용해 세련된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영업이익 목표 대비 15% 초과 달성

    특히 액세서리 라인은 다른 유통형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원마일웨어를 비롯해 트레이닝웨어 언더웨어 코스메틱 스니커즈 양말 등을 경쟁력 있게 갖췄다. 이 결과 「코모도스퀘어」는 지난해 F/W시즌에 런칭해 160억원을 실현하고 올해 50개 매장에서 300억원을 목표로 한다. 지난 86년에 런칭한 맏형 「코모도」와 동일한 매출목표를 2년 차인 신생 브랜드가 설정할 정도로 큰 발전이다. 여세를 몰아 8월 말일자로 독립사업부로 홀로서기하고 「코모도」와 완벽하게 다른 상품 구성력도 갖춘다.

    「코모도스퀘어」의 폭발적인 호응에 자신감을 얻은 이 회사는 이번 F/W시즌에 「잇셀프바이톰보이(ITSELF by TOMBOY)」를 런칭한다. 「잇셀프바이톰보이」 역시 「코모도스퀘어」와 마찬가지로 아울렛몰이나 타운을 겨냥한 유통형 브랜딩 전략을 펼친다. 지난해 F/W시즌 「톰보이」 가두매장 내 하나의 라인개념으로 ‘톰보이잇셀프’를 전개했을 때만 해도 386세대의 여성을 겨냥해 셋업이 강한 스타일로 가격대도 10~20% 높게 책정했다. 올해 초 브랜딩 전략을 전면 수정해 타깃층을 27~35세로 조정하고 가격대는 「톰보이」 대비 20~30% 낮춰 독자적인 유통형 브랜딩 전략으로 바꿨다. 특히 클래식 모더니즘을 컨셉으로 한 「잇셀프바이톰보이」는 합리적인 소비자에게 맞춘 다양한 코디네이션을 제안한다. 섹션별 상품 기획으로 행거 & 코디 단위로 상품을 구성하며 심플하고 세련된 토털 스타일을 지향한다. TPO에 맞는 다양한 디자인과 실루엣을 살린 재킷이 주력 아이템이며, 30대 여성의 변화된 체형에 맞춘 새로운 피팅감이 특징이다. 가격대는 코트 18만8000~54만8000원, 재킷 18만8000~23만8000원, 스커트 7만8000~13만8000원 등 폭넓게 선보인다.



    감도 OK, 가치 OK 「잇셀프」 런칭

    감도와 가치를 동시에 지닌 「잇셀프바이톰보이」의 상품 구성은 점주들의 호응으로 이어졌다. 아울렛몰이나 타운 중심으로 20개를 목표했지만 상품을 본 점주들이 속속 결정을 내려 매장 수를 2~3개 초과한 22~23개로 F/W시즌 영업을 시작한다. 내년에는 안테나숍 차원에서 백화점 3~4개 매장에 입점하면서 총 10여 개를 추가할 계획이다. 30년 패션문화를 간직한 회사답게 감도와 가치를 동시에 제안하는 유통형 브랜드에 자신감을 가진 이 회사는 이번 F/W시즌에 아동복 「톰키드플래닛(TOMKID PLANET)」도 런칭한다. 이 브랜드 역시 지난 84년에 런칭한 아동복 「톰키드」에서 출발한 세컨드 브랜드 개념이다.

    「톰키드플래닛」은 「톰키드」 대비 40~50% 낮춰진 가격대에 패션 아동복 브랜드로서 감도를 동시에 지향한다. 지역상권을 집중 공략하는 만큼 「톰키드」 대비 기능성과 편안함을 강조한 스포츠존과 가방 모자 스니커즈 등 액세서리가 비중있게 구성된다. 이번 F/W시즌 유통망은 60~65개로 시작하며 이미 세팅도 끝난 상태. 이토록 빠른 속도로 매장이 확정된 배경에는 맏형격인 「톰키드」의 유통정책 선회도 한몫했다. 2본부 소속의 「톰키드」는 8월을 기점으로 기존 사입과 특약점 형태의 영업 방식을 전면 중단했다. 지난 20년 동안 50여 개의 가두 매장을 수주 형태로 운영해 왔지만 「톰키드」의 더 큰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판단, 이를 종료키로 결정한 것.





    무엇보다 사입 시스템이다 보니 재고를 우려한 점주들의 바잉 규모가 떨어지면서 결과적으로 브랜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이익구조의 한계점에 도달하자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20개의 사입점과 특약점은 폐점하고 10여 개는 「톰키드」의 정상 대리점 형태로 전환했다. 나머지 20여 개 매장을 「톰키드플래닛」의 대리점으로 교체했으며 추가로 신규 신청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톰키드」는 백화점 45개와 가두 대리점 10개 등 총 55개로 유통망을 정비했다. 매장 정비에 이어 이 회사는 「톰키드」의 컨셉 재정비에 들어갔다. 기본 캐주얼 정신을 강화한 「톰보이」가 탄력을 받음에 따라 「톰키드」 역시 아메리칸 테이스트의 아동복으로 정체성을 강화하고 내년 S/S시즌을 기점으로 BI와 SI까지도 바꾸는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단행한다. 뿐만 아니라 액세서리 브랜드인 「톰보이위즈」 역시 일부 단독 매장을 정리하고 아이덴티티 찾기에 들어갔다. 단독 매장이 늘다 보니 매출보존 차원에서 톰보이위즈답지 않은 라인까지 추가돼 결과적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흐려졌다는 판단이다. 조직도 「톰보이」 사업부 안으로 끌어당겨 톰보이다운 액세서리를 만드는 특명으로 움직이고 있다.



    30th 톰보이 ‘앞으로 100년 향해’

    「톰보이진」도 아메리칸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사업부장을 김창식 부장, 디자인실은 현동원 실장에게 각각 맡겼다. 그동안 정체성이 흔들리는 우여곡절을 여러 번 겪은 「톰스토리」 역시 패밀리 브랜드로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특히 이번 가을 시즌부터 여성 라인을 확대해 패션성 강화에 초점을 뒀다. 지금까지는 중심축을 아동에 뒀지만 비효율이라는 판단에 따라 여성 라인을 강조하고 소재 고급화와 에지를 보여주는 패션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강화했다. 이같은 상품력을 선보인 결과 지난 7월 실적은 목표 대비 103%를 달성, 자신감을 확보했다.

    국내 패션시장 역사와 생사고락을 같이 해온 톰보이. 30년 역사성을 자랑하는 패션 기업답게 크게 두 가지 전략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톰보이」 「톰보이진」 「톰보이위즈」 「코모도」 「톰키즈」 「톰스토리」 등으로 패션회사로서 정체성과 기업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동시에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브랜드로 「코모도스퀘어」 「잇셀프바이톰보이」 「톰키드플래닛」을 각각 런칭해 마켓을 세그먼테이션했다. 올 상반기 시험무대에서 정체성 찾기와 수익성 확보의 두 가지 가능성을 확신한 이 회사는 앞으로 30년을 향한 더 큰 자신감도 확보했다. 패션기업 평균 수명이 3년 정도에 불과한 국내 패션 시장에서 올해로 30살을 맞이한 톰보이가 앞으로 30년 더 나가 100년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최형로 전 회장 유작 사진전

    톰보이의 기업문화는 역시 달랐다. 톰보이를 창업한 최형로 전 회장에 대한 1주기 추도행사로 유작 사진전이 개최된 것. 생전에 최 전회장이 취미로 찍은 뉴욕 거리 등 풍광사진 가운데 50여 점을 추려 지난 7월 16일부터 27일까지 유작 사진전이 열었다.
    이번 사진전은 톰보이 본사 1층 티스페이스(T-space)에서 열렸으며 임직원들을 비롯해 가족 친지 지인들이 함께 모여 국내 섬유 패션업계 대표적 1세대 기업인인 최 전회장을 추모했다.


























    아울렛사업부도 정체성 찾는다(?)

    3본부 소속의 아울렛사업부도 정체성 찾기에 들어갔다. 지난해까지 아울렛사업부의 역할이 회사 외형을 키우는 데 주력하다 보니 전체 물동량에 있어 신규 기획상품 공급 물량이 55%까지 차지하는 기현상을 낳은 것. 그렇지만 신흥상권으로 떠오른 아울렛몰이나 타운을 겨냥해 「코모도스퀘어」를 비롯해 이번 F/W시즌 「잇셀프바이톰보이」 「톰키드플래닛」 등 유통형 브랜드들이 속속 출시됨에 따라 올해는 40% 이내로 기획 물동량을 줄였다. 궁극적으로 30%대를 넘지 않도록 제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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