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백 「닥스」, 빛나는 성공 비결은

    rainy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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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05.16조회수 14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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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랑대는 머릿결, 늘씬하게 잘빠진 몸매, 무엇보다 그녀의 손에 들린 핸드백이 궁금하다. 첫눈에 마음을 사로잡는 시크한 디자인, 과연 어떤 브랜드 제품일까. LG패션(대표 구본걸)이 전개하는 핸드백 「닥스」가 지루한 트래디셔널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모던한 감각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제는 기존의 올드한 체크 패턴이 전부가 아니다. 젊은 감성이 물씬 풍기는 트렌디한 타탄체크, 커다란 DD 로고 디테일의 DD백, 그라데이션 효과로 컬러감을 강조한 디그라데 등 매시즌 이 브랜드만의 잇백(it bag)을 새롭게 선보이며 국내 핸드백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여기가 「닥스」 매장이야? 너무 젊어졌다” 매장 앞을 지나치던 고객들은 그 자리에 멈춰 선다. 디자인이 젊어진 만큼 연령대도 낮아져 지난해에는 2003년에 비해 2534 고객이 15%나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의 김진엽 바이어는 “「닥스」는 지난해부터 올드한 트래디셔널 체크무늬에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의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고정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기존의 베스트셀러이던 체크무늬 패턴을 가져가면서 새로운 디자인이 추가돼 영향이 없었다”고 평했다.

    올드 체크패턴 가라! 혁신 디자인으로

    무엇보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소비자의 반응이 빠르게 나타났고, 「닥스」를 젊은층의 소비자에게까지 알리는 전환점이 됐다는 것. 또한 2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구매층이 매우 넓어졌다. “상품이 바뀌자 구경만 하던 소비자들도 충동적으로 구매를 시작했고,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만 20~30% 신장했다. 경쟁사들과도 서로 자극이 돼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라고 김바이어는 설명했다.

    이같은 「닥스」 브랜드의 다운에이징을 성공시킨 혁신적인 변화 뒤에는 어떤 노력이 숨어 있을까. LG패션에서 내부적으로 「닥스」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지는 꽤 오래 전이다. 하지만 체크패턴만으로도 매출은 여전히 상위에 랭크돼 있었고, 이러한 안정된 흐름을 깨고 굳이(?) ‘혁신’을 시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처음에는 제품 자체보다 매장을 메가숍 형태로 바꾸기 시작했다. LG에 대한 유통가의 믿음으로 상품이 바뀌기 전에 미리 매장 환경을 개선할 수 있었다.
    혁신적인 상품 개발이 구체화된 것은 임지혜 CD(당시 「닥스」 부장)가 디자인실을 맡으면서부터이다. 임CD는 신상품 개발의 실마리를 소재부터 시작해 적극 추진해 나갔다. 내추럴한 고급 가죽 등 기존 소재를 모두 바꾸었고, 계속 고급 소재를 적용해 나갔다. 처음에는 가죽 업체도 개발실도 협력업체도 콧방귀를 뀌었다. 오랜 안정 구조에서 굳어진 ‘「닥스」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가장 걸림돌이었다.

    제품 자체는 좋았지만 기존의 제품과 과연 믹스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기존의 소비자가 새로워진 제품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내부적 저항감도 많았다. 신상품이 나와도 판매에 대한 확신이 없다 보니 아주 소량만 생산됐고, 매장에서 신상품을 찾아보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변화 속도가 미진하자 구본걸 사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혁신’을 몰고가기 시작했다. 매장에 신상품이 보이지 않으면 직접 생산팀과 영업팀을 몰아붙였다. 강력한 구사장의 미션은 바로 ‘챌린지’. 친동생인 구본진 상무를 잡화사업부 총괄 자리에 앉힌 것도 이런 의미를 내포한 것이었다. 파워풀한 변화가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2534고객 15%↑, 다운에이징 성공!

    대외적 품평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은 2006년 F/W 시즌부터였다. 소비자의 즉각적인 반응은 그들의 내부적 우려와 갈등을 한 방에 불식시켰다. DD백은 출시 이후 70만원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약 2000개 정도가 팔려 나갔다. 골드핑거와 DD백은 이미지를 바꿔 주는데 큰 역할을 한 히트 아이템이다. DD백이 검증되자 지난해 S/S시즌부터는 좀 더 적극적인 「닥스」 리브랜딩이 시작됐다.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고 베스트셀러를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리노베이션 방향성은 ‘명품’과 같은 전략을 사용했다. 아이템 수는 압축하고 그루핑해서 매시즌 잇백을 제안해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잇백의 초두 반응을 마켓 테스팅의 기회로 삼았다. 여기에서 검증된 잇백은 다음 시즌에서 웨어러블하게 다양한 스타일로 선보이며 새로운 잇백을 다시 제안하는 스마트한 전략이 적중했다. 바리에이션을 줄이고 제품을 압축하는 대신 스마트한 몇 가지 아이템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

    DD백이 급속히 성장하자 다른 제품의 기획에도 확대 적용했다. 기존 소비자의 타깃이 넓어져 이제 20대 중반~50대까지 흡수하게 됐다. 어느새 브랜드에 관한 고정관념이 사라져 고정고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20대 중·후반의 젊은 고객층이 유입된 것. 「닥스」의 숍매니저들도 젊은 고객층이 늘어나서 즐겁다며 입을 모았다.

    매 시즌 ‘잇백’ 중심 스마트 전략 적중

    숍매니저의 반응도 극과 극이었다. 기존 매출이 높던 매장에서는 변화에 대한 불안함으로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소량만 쇼잉용으로 진열한 상품에 대해 ‘「닥스」가 젊어졌다’는 소비자 반응을 보면서 그들의 마인드도 변화했다. 급기야 다음 시즌 품평회 때는 완전히 다른 의견으로 오히려 더 혁신적인 디자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소비자는 이미 젊은 감각의 새로운 디자인을 원했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뿐이다. ‘상품이 젊어지면 기존의 소비자가 이탈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진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의 한명이 숍매니저는 “이제 나이 개념을 떠나서 소비자는 디자인에 매료된다. 이탈리아 쇠가죽을 이용한 리미티드 제품인 프라이빗 DD가 나오자 50대의 소비자부터 20대 중·후반까지 폭넓게 구매가 이뤄졌다. 70만~80만원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꿈에 나올 만큼 눈에 아른거린다며 제품에 대해 강한 구매욕구를 나타내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한매니저는 “예전에는 지갑 등 선물용 제품이 많이 팔려 나갔지만 이제는 실질적 사용자 고객이 늘어나 여성핸드백 비중이 늘었다. 판매량 비율을 따진다면 4대6으로 핸드백 비중이 늘어났고, 이는 「닥스」가 실구매 소비자가 갖고 싶어하는 브랜드가 됐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고정관념 날린 DD백, 2000개 팔려

    디자인 혁신을 이끈 주역은 「닥스」 「헤지스」 「모그」 액세서리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임지혜 CD(creative director)이다. 그녀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경험해 본 소비자는 이제 다른 곳에 없는 새로운 제품을 원하기 때문에 그만큼 차별화가 중요했다. 매출이 신장하는 데에는 신규 라인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여성 핸드백만 지난해 동기 대비 50% 이상 신장했다”라고 덧붙였다.
    디자인 혁신의 성공에는 생산 관리 파트의 숨은 노력도 한몫했다. 지난해 S/S시즌부터 기획과 생산 영업파트를 분리해 각 분야의 전문적인 BPU장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기존의 프로모션 중심의 디자인도 줄어 들어 이제는 30%에 불과하다. 이는 자체 디자인력이 경쟁력을 갖추게 됐음을 의미한다. 그라데이션 등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을 생산하기에 어려움도 있었다. 생산처에서는 ‘이런 걸 어떻게 만드냐’며 아우성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임가공 업체의 실력도 놀라울 만큼 향상됐다. 거래 업체의 한 사장은 “이제는 눈 감고도 만들 수 있다”며 생산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나타냈다.


    「닥스」 2008 S/S NEW STYLE은?



    사진설명1
    DD Squama(디디 스퀘이마)

    지난 시즌에 이어 모던한 더블 D 장식과 비비드한 컬러의 시그니처 라인, 실용적인 크기의 미디엄 토트백을 추가했다.














    사진설명2
    Royal History(로열 히스토리)

    부드러운 소재감, 산뜻한 페이턴트와 이탈리아 호일피의 콤비, DAKS의 고유 문장 장식이 어우러져 클래식하면서도 럭셔리한 느낌을 준다.
















    사진설명3
    Maze Garden(메이즈 가든)

    2007 F/W시즌에 이어 제안하는 그루핑으로 올 S/S시즌에 어울리는 시원한 컬러 콤비가 특징이다. 지난 시즌 그루핑의 단점을 보완해 복조리 스타일을 추가했다.















    사진설명4
    Victoria(빅토리아)

    올 S/S시즌에 선보이는 「닥스」의 새로운 프라이빗 라인으로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 이미지를 모던하고 시크하게 재해석했다. 캐주얼하면서 이지한 스타일링이 특징이다.













    사진설명5
    De Grade(디 그라데)

    올 S/S시즌 최고가의 라인으로 우아한 주름이 잡힌 펌킨 숄더백과 심플하고 시크한 토트백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설명6
    LG패션이 전개하는 핸드백
    「닥스」가 지루한 트래디셔널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모던한
    감각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INTERVIEW with 임지혜 LG패션 Acc 총괄 크리에이티브디렉터

    스타일수↓ 완성도↑ ‘it Bag’ 전략을

    “「닥스」의 리노베이션에서 가장 고민한 것은 클래식한 그들의 히스토리를 어떻게 현대화하느냐였다. 이 브랜드는 영국의 깊은 전통과 히스트리를 간직하고 있다. 이 아이덴티티를 깊이 관찰했을 때 끄집어낼 수 있는 아주 좋은 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훨씬 유리했다. 여기에 명품스타일 상품 기획방식을 적용했다. 디자인을 늘이는 것보다 압축해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기획할 당시 해외 컬렉션을 많이 참조한다. 하지만 그전에 이미 ‘내가 다음 시즌에 입고 싶은 옷은 뭘까, 그 옷에 어떤 핸드백을 매치하는 것이 가장 멋질까’를 생각한다. 「닥스」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만큼 파격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버리는 것이 나의 디자인 차별화 스타일이다.

    DD백은 소비자에게 인지되면서 퀄리티 높은 소재의 고가 라인부터 가격대를 낮춘 자가드 원단의 캐주얼 라인까지 다양하게 제안한다. 이는 브랜드 파워가 있어야 실현 가능한 일이며,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닥스」가 시즌별로 계속해서 잇백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기획 단계부터 이 두 가지 스타일을 모두 고려하기 때문이다. 판매를 고려한 실용적인 라인과 가장 새로운 모양의 핫한 스타일, 여기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공식이 필요하다.

    나머지는 검증된 제품을 함께 구성해 잠깐 나왔다 일시에 사라지는 것을 방지했다. 이번 시즌에 검증된 스타일은 다음 시즌에 더 웨어러블하게 소재 디자인 등을 바꿔서 선보인다. 평균적으로 시즌별로 12~15그룹의 스타일로 분산하며, 그룹당 5스타일을 선보여 총 70~80여 가지를 제안한다. 또한 컬러를 여러 가지 선보이기보다 몇가지를 사용해 통일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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