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캐주얼 「그레이하운드」 주목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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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8.05조회수 7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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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K플라자(대표 서광준)에서 전개하는 태국 컨템포러리 브랜드 「그레이하운드」가 이번 F/W시즌 본격적으로 스타트한다. AK플라자 수원점을 시작으로 메인 백화점 3곳 오픈이 확정돼 있다. AK 수원점에는 최근 증축한 몰과 백화점 사이의 브리지 공간에 138㎡로 8월 말 선보인다. 2개점은 하반기(날짜 미정) 오픈할 예정이다. 3곳 모두 「그레이하운드」와 세컨드 브랜드인 「플레이하운드」가 복합적으로 구성된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태국 브랜드인 데다가 33년 전통을 가진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점에서 유통가는 매력을 느끼고 있다. 또 가격대가 티셔츠 및 셔츠류 10만원 내외, 재킷류도 2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해 볼륨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까지 브랜드 네임이 생소하고, 아열대성 기후의 태국 특성상 겨울 상품이 약하다는 점 등이 풀어야 할 과제다.

    AK플라자는 지난해 자사 편집숍인 ‘쿤위드어뷰’ 가로수길점 오픈과 함께 「그레이하운드」를 소개했다. 지하 1층 전체를 「그레이하운드」와 「플레이하운드」로 구성해 소비자의 반응을 살폈다. 확실히 S/S시즌에 강하고 방한용 아우터나 두꺼운 니트류 등의 구성이 미진해 겨울 매출에 한계가 있음을 봤다. 따라서 태국 본사 측과 협의해 올겨울 한국만을 위한 패딩류 등 윈터 아이템을 별도로 만들어 70개 스타일을 개발해 선보인다.





    8월 말 AK 수원 시작, F/W 3개점 추가 오픈

    디자이너들이 태국 출장 갈 때 꼭 들른다는 「그레이하운드」는 과연 한국 소비층에서 어떻게 평가될까. 디자인 자체가 독특하고 컬러나 소재 등에서 확실한 차별성이 있어 패션을 즐기는 영층에서 특히 인기가 좋다. 남성과 여성 라인을 각각 50%씩 가져가지만 지금까지는 남성 라인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레이하운드」 가로수길점 판매 직원은 “디자인의 희소성이 있으면서, 가격대는 부담 없는 편이라 쉽게 구매하는 편”이라며 “K-POP 스타 심사위원인 보아, 슈퍼스타K 준우승의 딕펑스, 배우 이종석 등 셀럽들이 입었던 옷은 거의 완판됐다”고 말했다. 또 “의류 외 워커, 클러치 등 잡화류도 흔한 디자인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원하는 트렌드세터들은 대기번호를 받고 구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AK플라자 패션사업본부는 「그레이하운드」와 「플레이하운드」를 향후 5년 내 30개 점포를 확보하고, 온라인 마켓으로까지 진출해 500억원대 규모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또 다른 패션사업에 도전할 것이라는 의지를 불태운다. 그만큼 「그레이하운드」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패션시장에서는 아직 미지의 세계인 태국에서 톱을 달리는 「그레이하운드」는 과연 어떤 브랜드일까.


    런칭 33년 된 전통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모던하고 세련되며 컨템포러리한 디자인 감각을 지닌 「그레이하운드」는 아트 디렉터들이 만들어 가는 브랜드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1980년 맨즈웨어로 시작해 여성복과 액세서리 등으로 라인 익스텐션해 현재 토털화에 성공했다. 더 놀라운 것은 올해로 런칭 33년째를 맞은 전통 있는 브랜드지만 이미지는 여전히 신선하다.

    처음 이 브랜드를 접하면 태국산임을 상상조차 할 수 없고, 만약 알았다 하더라도 태국의 신진 디자이너가 만든 브랜드로 오해하기 일쑤다. 그러나 「그레이하운드」는 태국 패션의 역사와 함께한 브랜드이며 자국 내 톱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는 실력 있는 브랜드다.





    국내 브랜드의 경우 런칭 10년 차 이상이면 소비자와 함께 올드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레이하운드」는 30년이 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영 마인드를 지니고 있다. 비결이라면 창립자가 아직까지 전체를 디렉팅하면서 주도적으로 이끄는 점과 타 브랜드와 같은 방식으로 디자이너를 뽑지 않기 때문이다.


    의상 전공자 NO, 열정있는 아티스트 OK

    광고기획 디렉터 출신인 바누 잉카와트(Bhanu Inkawa) 그레이하운드 창립자는 옷이 좋아서 이쪽 업계에 발을 디뎠으며 20대 때 사업을 시작, 지금 50세가 넘었지만 열정적으로 기업과 브랜드를 경영해 나간다. 바누 잉카와트 대표는 현재까지 「그레이하운드」 남성의류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바누 잉카와트 외에 이력이 독특한 디렉터들이 많다. 대학에서 의상을 전공한 사람들보다는 다양한 예술계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을 디자이너로 발탁해 브랜드를 이끌어 가는 것이 바누 잉카와트 대표만의 경영 방식이다. 「그레이하운드」 여성복 디렉터인 빗추콘 초크디타위안안은 인테리어를 전공했으며 「플레이하운드」를 디렉팅하는 지트싱 섬분은 파인 아트를 공부하다 패션계에 입문했다.







    이들은 패션을 하나의 ‘아트’로 받아들이고 시즌별 테마를 잡아 진행하므로 컬러 감각이나 디자인 면에서 타 브랜드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아이덴티티가 있다. 바누 잉카와트 대표는 “우리가 브랜드를 설립한 시절, 태국 패션산업은 베이스조차 없었기 때문에 벤치마킹할 대상 또한 없었다”며 “영국에서 유학한 나는 나만의 감성으로 패션을 만들었고 운 좋게도 그것이 태국 패션 브랜드의 효시가 됐다”고 말한다.


    태국 길거리 음식을 카페로! F&B도 성공

    지금의 그레이하운드는 컨템포러리 캐주얼 「그레이하운드」를 비롯해 위트한 영캐주얼 「플레이하운드」, 현대적인 디자인의 맨즈웨어 「프로젝트1.1by그레이하운드」, 아트 디자이너들과 활발하게 콜래보레이션하는 「애니멀하우스by그레이하운드」 등 4개의 패션 브랜드가 있다. 그리고 또 하나 1998년 출범한 ‘그레이하운드 카페’도 있다. 태국 길거리 음식을 레스토랑 개념으로 옮겨와 카페 형태로 오픈한 것이다. 이미 태국에 10개점을 열었을 만큼 인기가 높으며 관광객들도 꼭 찾는 필수코스 중 하나가 됐다. 4개의 패션 브랜드는 방콕에 14개의 단독숍 및 숍인숍으로 꾸며진 스토어가 있다.

    「그레이하운드」 부티크는 스위스 취리히, 이스라엘 텔아비브, 일본 도쿄, 러시아 모스크바 등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또 홍콩의 세이부 백화점과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백화점 탕스, 말레시아 백화점에도 단독 매장을 열었다. 그레이하운드 카페 역시 해외로 뻗어나간다. 2011년 홍콩 IFC몰에 첫 매장을 열었으며 두 번째로 오션터미널, 세 번째는 페스티발 워크에 둥지를 틀었다. 작년 12월 중국 베이징에 이어 지난 3월에는 상하이까지 진출했다.

    이상재 AK플라자 패션사업본부 본부장은 “이미 유럽이나 미국의 브랜드는 여러 편집숍을 통해 선보였기 때문에 새롭지 않다. 이제 동남아 쪽 브랜드가 신선한 브랜드로 뜰 것이라 본다. 우리가 태국의 톱 브랜드를 독점 계약해 런칭한 만큼 앞으로도 전 세계 새로운 브랜드를 앞서 발굴하고 인큐베이팅하는 작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패션비즈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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