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임금 최고 50% 인상~

    moon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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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2.16조회수 14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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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 3월부터 4000만원의 신입 사원 연봉을 선언한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의 파격적인 급여 인상이 화제다. 이랜드의 ‘신(新)보상제도’에 패션계가 들썩이고 있는 것. 지난해 하반기 공채로 입사한 신입사원의 경우 현행보다 25%나 인상된다. 과장과 부장의 평균 연봉은 각각 6500만원, 1억원으로 올라간다. 이는 패션 유통업계 상위권 수준이며 대표적 국내 기업 1000곳과 비교해서도 월등하게 높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조사한 국내 1000대 기업 신입 평균 연봉은 약 2625만원이며 섬유 패션업계는 약 2300만원이다.

    이로 인해 이랜드의 주임 이상급 사원은 올해부터 기본급이 평균 15% 인상된다. 개인의 인사고과와 급여를 연계한 ‘업적급’도 신설한다. 경영실적에 따라 지급여부가 불확실한 연말 성과급과 달리 기본 급여의 최대 17%까지 격월로 확정 지급해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보통 기업들이 성과급을 줄 때 개인과 부서 평가를 함께 반영해 해당 부서의 성과가 나쁘면 개인이 아무리 뛰어난 성과를 내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문제도 해결했다. 본인이 속한 브랜드 사업부(BU)가 성과를 못내도 전체 브랜드그룹(BG)이 성과를 내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이 제도에 따라 모든 성과급을 받을 경우 과장급은 최고 8500만원, 부장급은 1억4000만원까지 연봉이 오른다. 임금 수준이 기존보다 최고 50%까지 인상된 셈이다.




    이랜드 신입 4000만원·패션 평균 2300만원

    러한 발표에 대해 패션계에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이다. “이랜드의 연봉과 복지 실행이 다른 패션 회사에도 자극을 주어 연봉 체계가 여타 산업군(특히 금융, 전자 등)에 뒤지지 않는 수준까지 상승했으면 한다. 트렌드를 추구하는 패션인으로서 좀 여유가 있어야 패셔너블한 옷도 구매하고 글로벌 감각도 키울 수 있지 않겠는가” “결국 한두 사람에게 돌아가는 홍보 효과가 아닌 이랜드 대다수 직원들이 대우를 받아 좋은 선례가 됐으면 한다” 등 부러움과 기대가 쏟아진다.

    반면 “이랜드도 다른 패션기업들처럼 이직이 심하다. 많은 직원들의 이탈과 함께 외부 인재 영입도 어려워 아전인수 격 미봉책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1~2년 전에 어렵게 입사한 정직원들을 동의 없이 갑자기 인턴으로 변경한 후 일년 뒤에 정직원으로 전환된 사람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정직원을 약속하고 채용한 계약직 직원들도 계속 계약 연장만 하고 있다. 수많은 계약직의 정직원화가 먼저이지 않겠는가. 성과급이나 업적급 제도 또한 몇 년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랜드는 신입 입사 후 만 1년이 지나도 신입 때보다 연봉이 낮아지기도 한다. 앞으로도 꿈의 연봉을 실현하기 위해선 큰 성과를 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만 하고 성과 지상주의가 될 것이다” 등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랜드그룹은 창사 30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글로벌 패션 기업 도약을 앞두고 직원 임금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릴 뿐 아니라, 국내 기업 최초로 정년퇴직자에게 순이익의 10%를 환원키로 했다. 주주의 몫으로 가져갈 순이익의 10%를 정년까지 회사와 함께한 직원과 나누겠다는 것으로 주주 이익을 중시하는 국내 기업 풍토에서 신선한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과장급 8000만원, 부장급 1억4000만원

    랜드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인도 등 사업영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체제를 갖춤에 따라 우수인재를 확보해 글로벌 일류 패션그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인도, 베트남 등지에서 활약해 올해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매출과 이익 모두 사상 최대다.
    이랜드그룹의 지난해 총매출이 7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 4900억원 등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인재다. 이랜드가 급격한 사세 확장과 함께 업계 최고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하는 올해는 역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500명을 채용한다. 대졸 신입 사원의 경우 지난해 대비 14% 늘어난 800명을 채용한다.

    이랜드 측은 “그룹의 성과 제도는 3월부터 실적이 우수한 직원들에게 우선 적용되고 앞으로 3년 내 전 직원의 90% 이상이 적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에 대해서는 이 같은 혜택이 순차적으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 최초로 은퇴 후 노후를 보장해주는 가칭 ‘은퇴기금’도 조성한다. 매년 이랜드그룹의 순이익에서 10%를 적립해 정년을 맞은 직원에게 퇴직금과 별도로 지급하는 노후 보장 자금이다. 일종의 포상급여로 과장 이상 임직원 중에서 회사 기여도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2011년 순이익분부터 과장급 이상 직원에 대해서 적립을 시작해 2012년 정년퇴직자에게 처음 지급된다.


    글로벌 일류 기업 위한 최고경영자 의지(?)

    식이 아닌 기금 조성은 이랜드가 국내 최초다. 이런 방식을 택한 것은 기금의 영속성을 담보할 수 있고 다수의 직원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주식을 통한 방식은 직원 환원이 일과성에 그치거나 이익이 일부 직원에게만 돌아간다는 문제점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은퇴기금은 회사의 성장을 함께해온 임직원들과 기업 성장의 과실을 나누자는 취지”라며 “10% 사회환원에 이어 이번엔 직원들에게 이익의 일부를 돌리겠다는 최고경영자의 나눔경영 철학의 완결판인 셈”이라고 강조한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2002년부터 순이익의 10%를 매년 사회공헌 사업에 기부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동일한 규모의 이익금을 직원 몫으로 적립하게 된다. 평생을 회사를 위해 헌신한 직원을 배려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안식년 제도도 새로 도입한다. 첫 7년차에는 2주, 14년차에는 1개월의 휴가를 쓸 수 있으며 휴가기간 중 해외여행 등 지원자금으로 미혼자는 300만원, 기혼자는 500만원을 지급한다.


    국내 최초 순이익 10% 적립해 은퇴기금 조성

    소기업이 대부분인 패션 기업에서 일하는 패션인들은 스스로를 ‘박봉에~ NO 복지’인 곳이라 칭한다. 신입 연봉 평균이 2300만원·우리은행이나 한국시티은행 같은 금융권은 3800만원이다. 이들과 비교하자면 많이 부족하지만 국내 1000대 기업 평균인 2625만원과 큰 차이는 없다. 문제는 하후상박 현상이다. 1000대 기업 대리와 과장급이 각각 3552만원과 4349만원인 데 반해, 패션계 평균은 2500만원과 3500만원선이다. 이랜드의 선언이 패션계에도 신선한 영향력 있는 자극이 되기를 기대한다.
    패션계를 포함해 최근 전 산업계 이직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 380만명을 분석한 경우 3년 이상 한 직장에 다니는 경우는 11.7%에 그쳤다. 취업자 2명 중 1명은 입사한 지 1년도 안돼 직장을 그만둔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조사한 직장인들이 회사를 옮기기로 결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의 비전에 대한 낮은 신뢰감’이 37%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이 ‘낮은 연봉’으로 30.5%나 차지했다. 상사와 동료와의 인간관계(13.4%)와 업무와 업종이 맞지 않아서(12.9%)와 월등하게 차이 난다.

    기업은 직원의 능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연봉과 복지로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그 직원들은 능력 향상과 성취감으로 기업과 개인이 발전할 수 있는 상생의 관계가 가장 이상적이다. 이런 면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함께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곳이 있다. 바로 미국의 신발 인터넷쇼핑몰 기업 자포스(www.zappos.com)다.
    3년 이상 직장 근무 11.7%, 기업 이직률 심각
    지난 2009년 아마존이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인수해 더욱 이슈가 된 이 기업은 직원들이 금요일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월요일을 기다리는 것으로 화제가 됐다. 주말이 빨리 끝나고 즐거운 회사로 출근하는 월요일이 가장 기다려진다는 자포스 직원들이다. 포춘지 선정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 상위권에 랭크되기도 한 자포스는 직원의 성장을 돕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곳이다.

    자포스는 치과와 안과를 포함한 의료보험비를 회사가 전액 부담하며, 구내식당에서는 매일 점심을 무료로 제공한다. 또 사내에 취침실과 상근 라이프 코치도 있다. 그러나 자포스의 직원들(자포스에서는 직원을 ‘자포니언’이라고 부른다)이 주말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월요일을 기다리는 이유는 이런 물질적인 것 때문이 아니다. 바로 자포스만이 가진 독특한 기업문화와 경영방식 덕분이다.
    이 자포스의 핵심가치에는 ‘고객 감동 서비스의 실천’ ‘배움과 성장의 추구’ ‘겸손’ 등의 일반적인 것과 함께 ‘재미와 약간의 괴팍함 추구’와 같은 그들만의 독특한 것도 있다. 자포스에 연결되는 고객 ARS 선택 번호 중에는 ‘농담하기’도 있다. 고객의 심리적인 고민까지도 함께한다는 취지다. 자연 인기 폭발이다.


    자포스 신입, 월급+330만원 퇴사 보너스(?)

    한 자포스 인사 정책에는 오퍼(OFFER)라고 불리는 제도가 있다. 신입 사원 트레이닝 기간이 4주간인데 트레이닝 중 1주일이 지난 시점부터 퇴사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한 달치 월급과 함께 3000달러의 퇴사 보너스를 지급하는 제도다. 단지 ‘돈 때문에’ 선택한 직원들을 일찌감치 내보내고 자포스의 기업문화를 이해하는 직원들만을 선택하고자 하는 일종의 거름 장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오퍼를 선택한 신입사원은 1%도 되지 않았다.
    회사에 공헌하면서 나 자신도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면 일 자체도 행복해진다. 직원이 행복하면 고객도 행복해진다. 직원이 행복하지 않으면 고객이 행복과 감동을 느낄 수 없다. 직원과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기업이야말로 행복한 기업이며, 서비스 경제화 시대에 탁월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될 것이다.

    이랜드의 파격적인 급여 및 복지 상향 선언으로 패션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모든 산업 분야가 나름의 고충을 겪으며 일하고 있지만 솔직히 패션비즈니스처럼 치열한 경쟁과 복잡한 업무프로세스, 많은 소비자를 리서치하고 예측해야 하는 세심한 직업군도 드물다. 이 때문에 스타급 디렉터는 물론 숍매니저 등 1억원대 연봉자들이 많이 존재한다.


    패션종사인 역량 & 기업 경쟁력 함께 높아져야

    본 패션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포인트다. 이 회사는 개인당 연간 3회의 장기 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 봄에 7일, 여름에 10일, 겨울에 10일로 거의 한 달이 휴가다. ‘ENJOY’가 모티브인 이 회사의 지난해 실적은 1조3000억원이다.
    여성이 많은 만큼 육아 지원제를 강화해 출산 후도 업무를 지속하게끔 한다. 보육료를 취학 전까지 지급하며 점장 후보와 차세대 간부 후보 양성을 위한 교육 제도가 강한 것도 이 회사의 자랑이다. 포인트의 QR시스템은 자라보다 더 빠르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매일 출고를 하며 IT와 물류 시스템은 일본의 1위라고 평가된다. 포인트 직원들은 충분히 재충전하는 만큼 회사를 위해 그리고 본인을 위해 더욱 철저히 업무에 집중한다.
    한국의 패션계도 더욱 객관화된 개개인의 정당한 평가와 함께 그에 선행하는 패션 종사자들의 역량강화가 필수적이다. 한국의 직원들 또한 자포스처럼 빨리 일하고 싶어서 월요일을 기다리는 기업, 연간 30일 휴가를 제공하고도 영업 이익률 두자릿수를 넘기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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