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루키’가 만든 여성복 신예 스타
    K-디자이너 기대주...텔더트루스•엔오르•모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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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9.19조회수 7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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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공’을 갖춘 여성복 신예 브랜드 트리오가 등장했다. 텔더트루스, 엔오르, 모이아. 이들은 sfdf(삼성패션디자인펀드 운영 신진 디자이너 후원 프로젝트)에 참여해 수상을 거머쥔 주역들이다. 고객이 직접 고른 브랜드, 품질력은 기본이며 가격 거품을 빼고 디자이너의 색깔을 제대로 반영한 새로운 브랜드의 등장에 소비자들은 반갑기만 하다.


    “일할 때, 여행을 갈 때, 평상시에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브랜드를 찾고 있어요.” “트렌드도 갖추면서 가격대도 좋고 품질은 당연히 갖춰야 하고요.” “백화점에서 볼 수 없는 온라인 여성복 브랜드만의 특징을 갖춘 옷을 입고 싶어요.”

    까다롭기로 소문난 국내 여성 소비자가 자신의 손으로 직접 뽑은 브랜드! 요구사항도 많고 따지는 것도 많은 소비자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여성복 기대주 3인 3색의 행보가 기대된다. 노이드컴퍼니(대표 김성은)의 ‘텔더트루스’와 엔오르(대표 박진혜)의 ‘엔오르’ 그리고 모이아(대표 임유정)의 ‘모이아’가 목마른 여성들의 감성을 적셔 주기 위한 당찬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세 브랜드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삼성패션디자인펀드에서 운영하는 디자이너 후원 프로젝트 스몰에스에프디에프(이하 sfdf)에서 수상을 거머쥔 브랜드라는 점이다.



    신진 브랜드 운영 뒤에 탄탄한 내공 뒷받침

    고객이 직접 선택한 이들, 수천개의 디자이너 브랜드가 존재하는 지금 이 시점에 어떤 경쟁력으로 밀레니얼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됐을까. ‘구호’에서 최연소 디자인 팀장으로도 활약했던 김성은 디자이너의 텔더트루스는 재킷, 팬츠 등 포멀룩에 강점을 가진 브랜드다. 에잇세컨즈와 컬래버레이션을 하면서 인지도를 더욱 탄탄히 쌓았다.

    여성스러운 패턴이 특징인 박혜진 디자이너의 엔오르는 유니크함과 가성비를 갖췄다. 최근 sfdf를 통해 진가를 인정받은 임유정 디자이너의 모이아도 특유의 편안한 감성을 바탕으로 완판 아이템을 만들어내며 입지를 다졌다.

    세 브랜드만큼 특색을 지닌 디자이너들은 제도권 브랜드와 동대문 영역을 뛰어 넘으면서 자신만의 디자인 노하우를 쌓아온 슈퍼 루키다. 일부 브랜드는 다양해진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의류부터 액세서리, 잡화까지 카테고리를 조금씩 넓히면서 토털 브랜드에 과감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텔더트루스, 코트 ~ 팬츠 등 완판 행진 이어가

    시그니처 팬츠 10차 리오더, 셀럽이 사랑하는 여성복 브랜드, sfdf 1회 수상자…. 다양한 타이틀이 앞에 붙지만 오로지 옷의 본질로 승부하고 롱런하길 원하는 브랜드 텔더트루스. 제도권 여성복 브랜드에서 활약한 김성은 디자이너의 손맛을 고스란히 담은 브랜드로 론칭과 동시에 W컨셉 등 주요 온라인몰 톱 셀러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이 브랜드는 타 온라인 브랜드와 달리 팬츠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김성은 대표 겸 디자이너는 “구호에서 수천 벌의 바지를 만든 덕분에 한국 여성들의 체형에 대해 연구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며 “이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텔더트루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편안한 팬츠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브랜드를 만들게 된 기회도 우연하다. 개인 블로그에서 재킷을 만들어 판매했는데 별다른 홍보 없이 만든 100장의 초도 물량을 모두 판매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그 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꾸리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구축했다.

    김성은 디자이너, 최연소 팀장 역임한 베테랑

    텔더트루스는 베이직한 아이템 위주로 가져가지만 고급 수입 소재를 70~80% 이상 사용하면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니멀 시크를 구현한다. 가격대는 합리적이지만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도를 텔더트루스에서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소재만은 포기할 수 없어 고급 소재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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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sfdf 1회에서 수상을 하고 에잇세컨즈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의류를 접할 수 있는 배움도 얻었다고. 그는 “텔더트루스와 조금 다른 색깔을 가져서 협업하기 전에 걱정했는데, 오히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더 많이 배웠다. 텔더트루스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도 성과였다”며 “현재 소비자가 어떤 옷을 원하는지를 생각하게 됐고, 그때 느꼈던 마인드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김성은 디렉터의 텔더트루스는 올해 국내 내실을 다지고 브랜드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져나간다. 김성은 디렉터는 “미주와 유럽에 텔더트루스를 좋아하는 소비자가 많은데 특유의 핏과 소재에 대해 더 연구하고 ‘누구나 입고 싶은 옷’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재킷 장인’ 엔오르, R&D 강점 살려 브랜딩 UP

    ‘옷 좀 입는’ 옆집 언니 같은 브랜드, 합리적인 가격대와 상품력으로 많은 여성들에게 가장 실용적인 옷을 선물하고 싶다는 박진혜 디자이너의 엔오르. ‘재킷 장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만큼 가을 겨울에 없어서 못 파는 아우터가 많다고. 박진혜 디자이너는 “처음에는 고객이 엔오르를 알아서 찾기보다는 ‘수지가 입은 재킷’으로 이름을 알렸는데, 지금은 엔오르 자체를 사랑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엔오르는 지난 2017년 론칭 후 sfdf 2회 차에서 수상을 거머쥐었다. “당시 경쟁이 상당했는데, 그래도 자신이 있었다. 신진 브랜드이지만 R&D, 상품 개발 등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에 스스로 믿음이 있었고 엔오르만의 색깔을 소비자가 먼저 알아볼 것이라 생각했다”고 박 대표는 당시를 회상했다.

    “소비자에게 친구 같은 브랜드가 되고 싶다. CS를 직접 하는데, 고객들과 메신저를 주고받을 때 가끔 클라이언트인지 친구랑 이야기하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그만큼 고객도 나도 서로를 친근하게 생각하고 엔오르에 대한 애착이 크다.”

    박진혜 디자이너, ‘옆집 언니’ 같은 친근함

    박 대표는 엔오르만의 색깔을 ‘과하지 않으면서 살짝은 묻어난 화려함’이라고 말한다. 그는 “인상적인 후기가 있었는데, 겨울에 엔오르의 재킷을 입은 한 고객에게 들은 이야기다. 사무실에서는 오버핏 재킷으로 입고 퇴근 후 지인들을 만날 때 허리 라인을 조절해서 완벽한 아웃핏으로도 만들 수 있는 재킷은 엔오르밖에 없다는 것이다. 모든 일상에 엔오르가 스며든 것”이라고 전했다.

    엔오르는 국내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해외로도 뻗어 나간다. 현재 국내는 디자이너 윈도부터 W컨셉과 신세계면세점 온라인몰, SSF, 코오롱몰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목동점 등 온 • 오프라인에서 활약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편집숍 진출도 앞두고 있다.

    박 대표는 앞으로 엔오르를 찾는 여성들의 라이프와 발을 맞추며 성장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지금은 예쁜 옷을 찾다가 엔오르를 우연히 경험하는 고객이 많다면, 이제는 엔오르를 일부러 찾아서 들어오도록 만들고 싶다. 그래서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옷이 엔오르의 옷인지 정품 확인을 하도록 하면서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재 강점 ‘모이아’ 쉼과 휴식 무드 담아

    ‘화려함’보다는 ‘편안함’ ‘쉼’ ‘휴식’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브랜드. 임유정 디자이너의 모이아는 현재 가장 잘 나가는 브랜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sfdf의 3회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모이아는 이런 브랜드다!’라는 점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에 보지 못했던 ‘평범하지만 특별한’ 디자인을 모이아만의 색깔로 풀어내면서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휴식처럼 다가가고 있다.





    디자이너 패션 마켓에 혜성처럼 등장한 모이아는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소재를 지속해서 선보이며 정체성을 쌓았다. 이 브랜드는 참신한 소재 사용과 자연스럽게 흐르는 핏으로 중요한 날 꼭 입고 싶은 옷을 추구한다. 임유정 대표는 “빠르게 움직이는 도시가 아닌 그리스의 조용한 마을을 연상케 하는 무드가 모이아의 옷을 더욱 빛나게 한다”고 브랜드에 대해 언급했다.

    즉 모이아는 일을 하는 일상과 여행을 하는 라이프에서도 자유롭게 입을 수 있는 여성복을 지향한다.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상당히 다채로워졌기 때문에 TPO를 구분 없이 이 브랜드의 옷을 즐기길 바란다고. 지난 2017년 론칭 후 단순하지만 단순하지 않은 고감도의 멋을 꾸준히 추구하고 있다.

    임유정 디자이너, 도매 ~ 제도권 넘나든 실력자

    모이아가 추구하는 브랜드 모토는 ‘매일 함께하고 싶은 감각적인 심플함’이다.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드는 옷을 목표로 편안하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옷을 만들고 있다. 모이아는 브랜드만의 자연스러움과 시대를 넘나드는 가치를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

    임 디자이너는 “군더더기 없는 심플함, 누가 봐도 모이아의 옷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색깔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특별함과 평범함이라는 상반된 용어를 모두 담을 수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모이아에서는 느낄 수 있도록 우리만의 색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모이아가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로 sfdf 3회 수상 브랜드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전문가 집단은 물론 주력 온라인 채널에서 대중들의 평가를 통해 직접 선정됐기 때문이다. 임 디자이너는 “사실 트렌드가 워낙 빨리 바뀌기 때문에 ‘브랜드를 너무 늦게 시작한 것은 아닐까’ 하며 자신감이 위축된 상태였는데 좋은 기회로 소비자에게 어필이 된 것을 보고 다시 한번 용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덧붙여 “무엇보다 좋은 옷을 만드는 모이아가 되고 싶다. 고객이 모이아에 원하는 니즈가 무엇인지 매일 고민하고,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브랜드로 나아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19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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