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디자이너 3 ‘아트 패브릭’ 창조

    hae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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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3.14조회수 16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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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다」 「리니에제이」 「블렝크레보라토리」

    직접 디자인한 패브릭으로 패션 브랜드를 론칭한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의 움직임을 주목하자. 블리다(대표 이다은)의 「블리다」, 리니에제이(대표 김진화)의 「리니에제이」 그리고 블렝크레보라토리(대표 이민영)의 「블렝크레보라토리」는 옷만 봐도 브랜드 색깔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원단으로 다른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명의 여성 디자이너는 자신들만의 아트 패브릭을 구축해 자기만의 패션으로 ‘작품’을 만들어 냈다. 즉 단순히 원단시장에서 사 온 텍스타일로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트워크 작업을 거친 후 이를 원단으로 만들어 한 벌의 의류를 제작한다. 이에 다른 브랜드와 비슷비슷한 느낌이 나는 것이 아닌 누가 봐도 이들의 브랜드라는 시그니처를 장착했다.

    「블리다」는 한 시즌 컬렉션을 진행할 때 이다은 대표가 직접 만든 아트워크를 패브릭 디자인으로 만든다. 「리니에제이」는 핸드 드로잉한 자수를 텍스타일에 접목해 옷부터 잡화까지 다양한 곳에 적용한다. 「블렝크레보라토리」는 대리석, 식물 줄기, 플라스틱 등 사물을 현미경으로 확대해 이 모양을 본뜬 원단으로 의류, 의자 등 카테고리를 넓혀 간다.



    「블리다」 잡화 등 자체 원단으로 SKU 확장

    「블리다」는 브랜드 슬로건 자체가 ‘아트워크 온 패브릭(Artwork on fabric)’이다. 이다은 대표는 매 시즌 옷을 만들기 전에 아트워크 작업을 꼭 거친다. 그녀는 보통 아트워크에만 한 달 이상의 시간을 투자한다. 창작물이 만들어지면 이 작품을 원단 디자인으로 만들고 옷으로 제작한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 선보인 2018 F/W 컬렉션 ‘트위스티드 레인보2’는 뒤틀린 무지개 모습을 형상화한 아트워크에서 탄생했다. 전반적으로 미술 작품에 쓰이는 붓 터치와 굴곡의 입체감을 살린 텍스타일을 직접 디자인했다. 여기에 시즌에 어울리는 색채를 더해 분위기를 배가했다.

    이 대표는 “어쩌면 패션이 상업적인 부분을 요구하고 큰 효율을 내야 하지만 내가 만든 패션은 순수예술의 DNA를 담고 싶었다. 그래서 매 시즌 창작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아트워크로 「블리다」만의 아트 패브릭을 창조해 우리 브랜드에서만 찾을 수 있는 아이덴티티를 표출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아트워크 패브릭 아이템 리오더 4회차 이상

    「블리다」는 텍스타일로 옷도 만들고 이 원단으로 주얼리, 신발, 가방까지 확장하면서 카테고리를 점차 넓혔다. 보통 의류 외에 아이템은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한다. 특히 주얼리는 「마티아스주얼리」라는 브랜드와 꾸준히 협업해 두 브랜드 간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스스로 제작한 텍스타일 디자인에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이 이어진다고. 지난 중국 CHIC에 참가했을 때 의상과 패브릭 행어를 따로 전시했는데 이 패브릭에 대한 상담이 상당히 이뤄졌고 직접 구매까지 이어져 이 대표 스스로도 “텍스타일을 작품으로 인정받은 느낌이다. 서서히 카피 상품도 속속 나오던데 한편으론 기쁘기도 하고 또 걱정도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블리다」는 보기만 해도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플라워 프린트로 올해 S/S시즌 여심을 저격했다. 특히 인기 상품이었던 모자이크 창작 스카프는 4차 리오더까지 이끌어 내며 브랜드 이름을 알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스카프처럼 이지 아이템도 직접 만든 텍스타일로 제작했다. 다른 스카프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함이 담겨 있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리니에제이」 자수 시그니처로 원단 사업 진출

    이 브랜드는 2018 F/W시즌 컬렉션을 통해 원단 퀄리티를 강화했고 패턴과 디자인도 더욱 화려해졌다. 이 대표는 “디자이너이자 여자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를 이번 시즌에 담았다. 옷 제작에 그치지 않고 패브릭에 이 느낌을 살려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 「블리다」는 이 작업을 멈추지 않고 추후 원단 사업으로의 확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리니에제이(대표 김진화)의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리니에제이」는 직접 만든 패브릭으로 웨딩 원단 사업에 진출해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 브랜드를 이끄는 김진화 대표는 현재 아트 디렉터, 토털 브랜드인 「리니에제이」 에 이어 웨딩과 파티 자수원단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특히 원단 사업의 경우 서울 동대문에 있는 원단 매장과 협업해 유통을 전개할 계획이다. 내수 볼륨이 어느 정도 다져지면 추후 상하이 인터텍스월드 등 원단 박람회에 참여해 해외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자수 디테일을 넣은 의류 브랜드로 시작해 현재 가방, 그릇 등 패션잡화와 라이프스타일까지 「리니에제이」의 자수 시그니처를 확장해 전개하고 있다.

    웨딩 원단 등 뉴 오트쿠튀르 정체성 기반 다져

    「리니에제이」는 컴퓨터나 펀칭 기계로 100% 핸드 드로잉 자수 디자인을 넣어 원단을 생산한다. 브랜드의 시그니처 디자인 자체가 예복, 드레스에 어울려 최근 이쪽 시장을 겨냥한 원단 사업으로 확장했다. 김 대표는 무역회사에서 섬유, 텍스타일을 중동으로 연결하는 일을 했다. 이에 패션 소재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한다.

    「리니에제이」의 고급스러운 자수는 종이와 펜만 있으면 그녀의 머릿속과 손을 통해 순식간에 탄생한다. 그녀만의 손재주와 디테일이 담겨 있기 때문에 카피된 원단과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처음 박종철 디자이너가 그녀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도 「리니에제이」만의 자수가 담긴 원단에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함이었다고.

    김 대표는 “「리니에제이」 = 자수 디테일이라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구매’보단 ‘소장’하고 싶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특히 유동적인 선과 장식 무늬를 화려하게 만들어 우리 브랜드만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다지고 싶고, 지금 생각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블렝크레보라토리」 15만원대 우산 히트 행진

    그녀는 “「리니에제이」의 옷을 입으면 마치 ‘예술을 입는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브랜드 정체성 기반에 깔린 오트쿠튀르도 우리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원단 경쟁력에 있다. 기성복처럼 대량생산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예술성에 포커스를 둔다. 「리니에제이」도 아이덴티티가 강한 예술성을 담았지만 일상에서 쉽게 입을 수 있는 옷으로 다가가겠다”고 강조했다.

    「블렝크레보라토리」는 2016년 텍스타일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 상품을 선보였다. 사실 이 브랜드는 의류보다 우산 아이템 하나로 일본에서 이름을 알렸다. 우산을 쓰면 보이는 내부 원단에 디자인을 입혀 고가임에도 절반 가까운 판매 수치를 올렸다. 심지어 이 우산의 가격은 10만원대를 웃돌지만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으며 판매고를 올렸다.

    「블렝크레보라토리」는 말 그대로 ‘빈 연구실’이란 뜻을 콘셉트로 충실한 패브릭을 연구하고 표현하는 것을 지향한다. 상품군을 하나로 국한하지 않고 남성 슈트부터 스툴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전개한다. 작년에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론칭하면서 일본 도쿄 시부야 소재 ‘히카리에’라는 쇼핑몰에서 론칭 후 일주일간 팝업 스토어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 컬렉션은 ‘대리석’에서 영감을 얻은 원단에 포커스를 맞췄다.

    대리석 ~ 식물 줄기 등 자연 담은 패브릭 이슈

    이민영 대표는 “이번 컬렉션은 대리석을 테마로 한 남성 슈트, 여성 원피스 등 포멀한 의상과 가방, 쿠션 커버를 제작했다. 특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스튜디오다른」과 협업해 스툴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상품에 오리지널 패브릭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툴의 경우 자카드 천 자체를 직접 제작하는 핸드메이드 상품이다. 그럼에도 가격대가 합리적이라 초도물량을 많이 생산하진 않지만 대부분 매진을 기록했다. 유니크한 디자인과 직접 만든 원단이 주는 브랜딩이 주효했다.

    그녀는 “브랜드를 처음 알렸던 우산은 2012년 도쿄 오모테산도에 위치한 스파이럴과 아자부주반 소재 칼레이도스코프무카시칸에서 판매했다. 이미 700가지의 자체 제작 패턴을 확보했고 브랜드가 만든 패브릭을 우산에 입히는 작업을 통해 아이덴티티를 다져 나갔다. 의류도 마찬가지다. 원단 경쟁력이 있어야 브랜드의 색깔을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패션비즈 2018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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