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덕’ 매출 뛰는 PB 주목!

    패션비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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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9.23조회수 16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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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ivate Brand
    리테일러가 직접 만든 자체 브랜드


    편집숍의 숨은 진주! 똘똘한 PB들이 매출의 일등 공신으로 떠올라 주목된다. 디자인과 품질, 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삼박자를 갖춘 PB는 편집숍 내 쟁쟁한 브랜드들을 따돌리고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과거의 PB는 ‘가격’만이 중요한 요소였다면 지금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는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 만큼 양적, 질적으로 진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온라인 대표 편집매장인 W컨셉(www.wconcept.co.kr)의 「프론트로우」부터 남성 편집숍의 리더 ‘샌프란시스코마켓’의 「이스트하버서플러스」, 여성복 트렌드를 이끄는 ‘원더플레이스’의 「베이직홀릭」 등은 자사 편집숍의 수익모델로서 탄탄하게 자리매김한 케이스다.
    수많은 편집숍이 화려하게 탄생했다가 이익을 창출하지 못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온·오프라인 모두 유통과 브랜드가 포화상태인 가운데 자사 유통에서만 판매하는 PB가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싸다’는 개념이 아니라 ‘가성비’ 좋은 상품으로 생존력을 높인 PB들은 가치소비 시대와 맞물려 그 덕을 제대로 보고 있다. 이 PB들의 차별화 전략을 조명한다.

    과거엔 ‘가격’ 요즘은 디자인+품질까지 ‘삼박자’
    「프론트로우」는 모회사인 아이에스커머스(대표 김응수 김응상)가 전개하는 ‘위즈위드’에서부터 시작했다. 해외 브랜드 위주로 판매하는 이 편집숍은 ‘W컨셉 바이 슈콤마보니’ ‘W컨셉 바이 자인송’과 같이 당시 최정상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와 콜래보레이션해 이 유통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상품을 만들었다. 이는 편집숍이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아 백화점 유통이 유일한 판매처이던 시대에 국내 디자이너들에게 시장성을 넓히는 기회로 작용해 상호 윈윈하는 새로운 장이 됐다.
    히트한 상품은 아이템당 억대 매출을 이뤄 내면서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이에 따라 단발적 프로젝트성에서 탈피, 따로 팀을 형성했으며 정기적으로 이뤄졌다. 점차 PB의 형태를 갖춰 가기 시작한 것. 나아가 국내 디자이너들의 성장 가능성을 본 이 회사는 국내 디자이너 편집숍 ‘W컨셉’을 따로 분리해 독립 유통으로 만들었다.

    「프론트로우」 핫 디자이너와의 콜래보로 대히트
    그 과정에서 ‘W컨셉’의 PB는 「프론트로우」라는 이름으로 단독 브랜드화했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유통과 브랜드 모두 인큐베이팅을 거쳤다. 단독으로 처음 자리매김한 「프론트로우」는 베이직한 아이템만을 전개했다. ‘W컨셉’에서 전개되는 디자인성이 강한 브랜드와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다.
    베이직하지만 여느 브랜드와 견주어도 빠지지 않는 아이템을 전개할 수 있었던 것은 패턴부터 소재까지 전문가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 별도의 인력을 구성하지 않고 아웃소싱을 통해 진행돼 비용도 줄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 핵심에는 패턴센터 곽영철 대표와 그의 아들 곽정익 부장이 있다. 국내 패턴계의 장인으로 꼽히는 곽 대표는 완벽한 테일러링을 담당하고 소재 소싱의 귀재인 곽 부장은 작은 디자이너 업체가 다루지 못하는 소재까지 다양하게 제공해 환상의 콤비를 이룬다.
    이들은 「프론트로우」의 모든 샘플 제작부터 생산까지 진행한다. 트렌드를 타지 않는 기본물의 경우 패턴과 소재가 모든 요소를 좌우하기 때문에 패턴센터의 역할은 중요하다. 기획에서부터 생산, 판매까지 기존의 브랜드보다 짧은 리드타임의 반응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중률이 높으며 재고도 남기지 않는 강점이 있다.

    패턴부터 소재까지 전문가와 손잡고 아웃소싱
    게다가 이 브랜드는 디자이너가 존재하지 않지만 디자인 강한 상품들도 전개된다. 자체 유통망인 ‘W컨셉’에 입점한 디자이너들과의 호흡 덕분이다.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동시대의 가장 뛰어난 디자이너의 디자인이 기존 브랜드의 강점인 테일러링과 소재에 더해져 또 하나의 경쟁력을 만들어 낸다. 베이직한 상품과 디자인성이 강한 콜래보레이션 상품의 비율은 상품수로 비교할 때 5:5의 균형감을 가진다.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할 디자이너를 선택하는 기준은 ‘소비자의 가치’다. 또한 브랜드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분명한, 시그니처가 확실한 브랜드를 선정한다. 화려하고 멋스러운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가치 있는 브랜드를 가장 우선시하는 것. 여기서의 가치가 바로 가성비와 동일한 의미다.
    동일한 원리로 상품의 가격대도 형성한다. 가격을 책정할 때도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기준이다. 내부적으로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내가 소비자일 때 이 상품을 얼마면 구입하겠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격 책정에 다른 브랜드와 같은 공식은 적용되지 않는다. 가격대는 상품의 강점과 경쟁력에 따라 매번 다르게 형성된다.

    배수 No, 상품 가치에 따라 달라지는 가격대
    역으로 소비자들에게 상품의 가치에 대해 적절하게 설명하는 것이 성패를 좌우한다. 화려한 겉모습으로 눈길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질적 구매로 이뤄지게 하는 것은 상세 페이지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이다.
    직접 만져 보고 입어 보고 살 수 없는 온라인 유통채널의 한계를 넘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들을 설득한다. 상품을 입은 모델 컷을 상세하게 올려놓거나 디테일한 부분의 치수까지 적어 놓는 것은 당연지사다. 스타일리스트를 통해 상품을 다양하게 입는 방법을 제시하고 유명 연예인이 착용한 사진도 상세 페이지는 물론 SNS를 통해서도 자연스럽게 눈에 익을 수 있도록 한다.
    오히려 오프라인 유통에서 놓치고 지나갈 수 있는 소재의 강점도 동영상과 상세한 설명을 통해 한 번 더 어필한다. 소재사의 브랜드, 생산국까지 밝히며 작은 것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은 홈쇼핑에서 쇼호스트가 상품을 설명하는 것과 동일하다. 온라인에는 쇼호스트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자세한 설명과 다양한 비주얼이 필요하다.

    「JO5」와 협업 트렌치코트 4000장 이상 팔려
    BI 작업부터 비주얼 촬영과 마케팅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지호신 유닛장이 책임진다. 콜래보레이션을 실시한 디자이너의 감성을 살리면서도 「프론트로우」만의 강점도 정확히 보여 주는 것이다. 특히 소재에 대한 부분이 그러하다. 함께 작업을 진행한 디자이너들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로 기존 자신의 브랜드에서는 받지 못하던 작은 디테일에 대한 피드백을 꼽았다.
    가장 성공적인 콜래보레이션 중 하나는 바로 지아나 트렌치코트다. 디자이너 조주연의 「JO5」와 함께 선보인 이 상품은 2013년 S/S를 시작으로 2015 F/W까지 총 여섯 번의 작업을 진행했다. 40만원에 가까운 가격대임에도 지금까지 단일 아이템, 한 가지 컬러로 4000장 이상 팔려 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명신 디자이너와 「로우클래식」이 함께한 트렌치코트, 야상 등 클래식한 성향의 아이템이 강세를 보인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한 가지 틀에 갇히지 않고 다양성을 보여 주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 이러한 성향이 두드러져 데님에 처음 도전장을 내밀었다. 차진주 디자이너의 「해프닝」과 프리미엄 데님을 접목해 ‘테일러드 데님 캡슐 컬렉션’을 선보인 것.





    기본물 강자에서 데님·슈즈·잡화 등 라인 확장
    게다가 슈즈, 가방 등 잡화에 대한 니즈도 꾸준하다. 「프론트로우」의 기획을 이끄는 남유진 팀장은 “어패럴에는 어느 정도 노하우가 있지만 신발부터 가방까지 잡화에는 아직 미숙한 편이다. 「하이칙스」와의 슬립온부터 차례로 다양한 잡화에 도전해 성공을 이뤄 내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이 또한 클래식한 아이템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고자 함이다. 소비자를 가장 우선시하는 이 브랜드야말로 고객들이 가장 원하는 가치 높은 것이 아닐지 기성 브랜드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원더플레이스(대표 김영한)는 PB를 자체 생산하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수익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갖출 세분화된 포트폴리오를 짰다. 크게 △브랜드 독점 유치를 통한 PB화와 △자체제작 레이블 론칭이라는 2가지 중심 축을 두고 움직인다. 익스클루시브 라인은 ‘전문 브랜드와의 협업’ ‘동대문 A급 업체와의 상품 개발’ ‘정식 DT 계약을 통한 수입 브랜드 전개’로 다시 세분된다. 자체생산은 의류와 코스메틱으로 구성했다.
    위에서 언급한 5가지의 다양한 상품 라인이 숍 내에서 다이내믹하게 연출된다. 이 중에서도 특히 전문 브랜드와의 익스클루시브 라인 론칭을 통한 PB 개발은 매출과 숍의 차별화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원더플레이스’의 유연한 상품 인 & 아웃을 활용해 시즌성이 높은 전문 브랜드를 단독 유치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5~8월까지 선보인 브랜드 「배럴」의 성과가 눈에 띈다.

    원더플레이스, 독점 유치 PB화 + 자체 레이블
    원더플레이스는 래시가드로 지난해부터 올해 이슈를 모은 브랜드 「배럴」을 단독 유치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 6~7월 「배럴」은 원더플레이스 전체 매출의 6%를 차지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7월 한 달간 「배럴」의 매출만 10억원을 올리는 등 고무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김용채 원더플레이스 총괄이사는 “PB를 큰 개념으로 놓고 봤을 때 유통에 대한 니즈가 높은 전문 브랜드와의 적극적인 협업이 큰 성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이번 「배럴」의 케이스를 발판 삼아 지속적인 독점 콘텐츠 개발에 힘쓸 것”이라며 “동대문 사입을 중심으로 전개하던 상품의 포트폴리오에서 원더플레이스가 또 한 번 도약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파워풀한 콘텐츠의 독점 전개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배럴」 외에 「아디다스」 ‘네오’ 라벨의 독점 전개도 호응을 얻고 있다. 「아디다스」 네오 라벨 슈즈는 4가지 SKU만으로 7월 ‘원더플레이스’ 홍대점에서 4000만원, 가로수길점에서 3000만원을 기록했다. 시즌별 소구력이 강한 아이템을 전략적으로 유치해 소비자가 쇼핑할 숍을 떠올릴 때 ‘원더플레이스’가 오리지널 숍보다 구심점이 됐다는 것이 주효했다. 원더플레이스는 이에 힘입어 「휠라」의 ‘헤리티지’ 라인, 「푸마」의 ‘아카이브’ 라인 등을 편집숍 단독으로 소개하고 있다.

    「배럴」 등 독점 유치 브랜드 매출 효과 OK
    동대문 업체와의 전략적인 제휴도 주목할 만하다. 동대문 청바지 전문업체 ‘아우라’와 개발한 익스클루시브 라인 등 원더플레이스와 업체가 공동개발한 상품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또 홍대점에서는 ‘원더플레이스×OOO’이라는 제목으로 동대문 A급 업체와의 콜래보레이션 라인을 선보여 차별화된 경쟁력을 어필하기도 했다. 이 밖에 「수프림빙」 「카일러앤서스」 등 원더플레이스에서 독점 수입 전개하는 브랜드는 숍의 차별성을 어필하는 주효한 요소다.
    원더플레이스는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자체제작 브랜드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밸리걸」에서 PB 노하우를 쌓아 온 윤기명 실장을 영입하며 자체생산 브랜드에 힘을 실었다. 프라이빗 레이블을 위한 5~6가지의 상표권을 등록하고 시즌과 트렌드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원더플레이스는 현재 「베이직홀릭」 「버켓」 2가지 브랜드로 자체제작 PB 상품을 전개 중이다. 「베이직홀릭」과 「버켓」은 숍 내 부족한 구성을 채우고 수익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베이직홀릭」의 경우 기본 티셔츠에 집중해 판매의 탄력을 더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광저우 생산 위한 지사 설립, 자체제작 강화
    김 이사는 “자체제작 레이블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광저우에 생산과 바잉을 위한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물량 투입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편집을 통해 습득해 온 상품 디자인과 판매 데이터를 베이스로 양질의 아이템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9월부터 선보이는 코스메틱의 경우 수익성이 확보되는 상품군으로 이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편집숍이 지속성장하는 것은 PB가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익성과 차별성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원더플레이스는 그 비중을 40%로 보고 있다. 이를 넘어서면 상품의 유연한 인 & 아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그 이상을 넘기지 않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다. 올해 원더플레이스는 전체 PB 구성을 25~26%로 예상한다. 궁극적으로는 전체 이익에서 PB가 차지하는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마켓(대표 한태민)에서 전개하는 남성 편집숍 ‘샌프란시스코마켓’의 인기 브랜드 「이스트하버서플러스(East Harbour Surplus)」! 디자이너 출신인 한태민 사장이 직접 만드는 이 브랜드는 ‘샌프란시스코마켓’의 10년 역사를 함께하며 성장해 왔다. 현재 4개점(청담점/한남점/롯데 본점/롯데월드몰)을 운영하는 ‘샌프란시스코마켓’의 총매출의 30%를 책임지고 수익성도 가장 높은 알짜 브랜드다.





    ‘샌프란시스코마켓’ 총매출의 30% 책임 ‘알짜’
    특히 고정고객이 많다는 서울 강남 청담점은 그 이상의 매출을 올릴 때도 많다. ‘샌프란시스코마켓’을 신뢰하고 「이스트하버서플러스」의 진가를 아는 마니아층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PB로는 드물게 풀 컬렉션을 갖춘 「이스트하버서플러스」는 웬만한 남성복 브랜드 못지않은 상품력을자신한다.
    이탈리아에서 패션을 전공하고 현지 회사 디자이너로 일한 한 사장은 원단 수배부터 패턴 연구, 샘플 제작과 임가공까지 모두 이탈리아에서 진행한다. ‘메이드 인 이탈리아’ 상품이지만 ‘샌프란시스코마켓’에 입점한 여타 브랜드의 평균 가격대보다 20~30% 저렴하다. 그렇지만 품질은 오히려 더 좋은 제품도 많으며 한국인의 사이즈를 고려한 패턴 등이 판매율을 높이는 요인이다.
    디자인은 숍 오너인 한 사장이 단골들이 좋아하는 스타일과 매장 내 꼭 필요한데 없는 상품, 또는 가격 저항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한 것 등등 다각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서 만들어 낸다. 한 사장은 “다른 경쟁력보다 우리 소비자들의 니즈에 최대한 접근했기 때문에 잘 팔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쉬운 옷, 편안해서 쉽게 잡히는 옷 등을 선호한다.





    한태민 사장 1인 디자인 + 伊 생산 파트너 ‘협업’




    매 시즌 베스트셀러인 재킷과 니트류는 이탈리아산이지만 데님은 일본에서 만든다. 저지류는 한국 생산도 일부 있다. 미니멈 물량을 맞추는 한편 가장 효율적이면서 퀄리티 높게 만들 수 있는 곳을 찾은 것이다. 시즌당 재킷류는 500장, 니트는 컬러당 100장 이상씩, 데님은 400장 정도 물량을 맞춰 나간다.
    1인 디자인 체제를 고수하는 한 사장은 이탈리아에 파트너를 두고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현지에서 제조와 딜리버리를 책임지는 한편 해외 비즈니스를 위한 쇼룸 역할도 해 준다. 덕분에 해외 오더도 계속 늘고 있다. 「이스트하버서플러스」는 지난 2013년부터 꾸준하게 이탈리아 남성복 박람회 ‘피티우오모’에 참가하면서 30여개 해외 편집숍에 입점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탈리아, 영국, 독일을 비롯해 유럽 30여곳 편집숍에 들어갔으며 일본 4개 등 아시아 매장도 확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마켓’ 바이어로만 ‘피티우오모’를 찾다가 이제 「이스트하버서플러스」의 디자이너로 참가하니 갑, 을 관계가 왔다 갔다 한다고 한다.

    ‘피티우오모’ 이어 ‘캡슐컬렉션’도, 해외 인지도 UP
    그렇지만 지난 10여년간 현지 바이어들과 탄탄하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유창한 이탈리아어를 구사해 영업도 수월한 편이다. 서로 팔아 주고 키워 준다는 파트너십도 돈독하다. 올해는 뉴욕, 파리의 캡슐컬렉션에도 참가했다. 해외 매장을 70개점까지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렇게 했을 때 미니멈 물량을 요구하는 실력 있는 생산 라인을 잡을 수 있다.
    “직접 판매까지 하니까 소비자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스트하버서플러스」를 대중화한다기보다는 ‘일반화’해 나갈 것이다. 국내 편집숍의 PB를 보면 대체로 기본 매출을 잡기 위한 목적으로 아이덴티티 없는 상품을 내놓기 일쑤다. 그렇게 해서는 편집숍의 경쟁력마저 놓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빔즈’ ‘유나이티드애로즈’를 보면 PB가 50%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그 PB 덕에 편집숍도 롱런 비즈니스를 할 수 있었다. 「이스트하버서플러스」 역시 그런 존재가 됐으면 한다.”
    편집숍 성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PB의 진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에이랜드(대표 정은정)의 「3.3필드트립」도 매출의 30~50%를 차지할 만큼 성장하고 있으며 더알란컴퍼니(대표 남 훈)의 남성 편집숍 ‘알란스’도 자체 레이블인 「알란스」로 꿈틀대고 있다. AK플라자(대표 정일채)의 ‘쿤’ 또한 신진 또는 핫 디자이너들과 협업한 PB를 준비 중이다. 기본 아이템 중심으로 인큐베이팅한 뒤 서서히 물량을 늘려 가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PB들이 앞으로 편집숍 비즈니스의 활성화를 도모할지 행보가 주목된다.





    안성희 기자 song@ 송인경 기자 ink@ 류수지 기자 suji@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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