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 편집숍 「랩」인기 폭발
11.09.28 ∙ 조회수 1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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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한 해 영캐주얼 시장의 이슈는 단연 아이올리(대표 최윤준)의 편집숍형 SPA브랜드「 랩(LAP)」이다. 모든 브랜드가 매출 부진에 허덕이며 울상 짓던 S/S시즌, 특히 폭우와 휴가로 매장마다 텅 비어 있던 시기「 랩」은 기록적인 매출로 화제가 됐다. 3월 런칭 당시 신세계 강남점 단일 점포에서 무려 6억2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8월까지 월평균 5억원대를 유지했다. 특히 리딩 브랜드조차 역신장을 피하기 어려웠던 비수기인 6월「 랩」은 6억2000만원을 달성하며 브랜드의 파워를 보여줬다.
이런「 랩」의 매출은 예측하기 어려운 폭우와 폭염으로 판매가 어려웠다고 말하던 타 브랜드들의 얘기를 핑계로 만들어버렸다. 소위 런칭발(?)이라고 시기의 목소리를 내던 패션 브랜드들조차 놀랄 만한「 랩」 상승 곡선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미「 랩」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한 브랜드까지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박상언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 여성캐주얼 과장은“ 식상해진 여성캐주얼 브랜드들 속에 재미와 다양성을 담보로 한 신규 브랜드「 랩」은 집객수, 매출 모든 부분에서 독보적이다. 보합세인 여성 영패션 조닝을 다시 붐업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새로움’을 줄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 하다. 그 해답이「 랩」과 같은 브랜드”라며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다.
월매출 5억 거뜬, 최대 6억2000만원 기록
「랩」의 성공은 어려운 난국이라 일컫던 국내 여성복 브랜드들이 S/S시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돌파구를 보여준다. 바로‘ 소비자의, 소비자에 의한, 소비자를 위한’ 것에 포커스를 맞춘 것. ▲변화된 라이프스타일 반영 ▲‘제때(Just in Time)’에 맞는 상품 공급 ▲리얼리티에 기초한 실용적인 아이템 ▲솔직함에 기초한 선택과 집중까지 소비자를 위한 이 4가지 요소가「 랩」의 성공 요인이다.
우선 변화된 소비자의 기호와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했다.「 랩」은 주요 고객층인 20대 여성 소비자들이 휴가철이 다가오기 몇 달 전부터 이미 바캉스에서 입을 옷을 찾는다는 점에 착안해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맥시드레스와 숏팬츠 수영복 플립플랍 등을 5월부터 조금씩 선보이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휴가를 떠나는 7월에는 바캉스 테마의 상품들로 매장 안을 가득 채웠다. 다이어트 여행레저가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된 20대 여성들은 여느 때와 똑같이 평상시에 입는 옷들만 있는 타 브랜드 매장에서 나와「 랩」으로 발길을 돌렸다.
비수기 핫 서머, 레인 & 바캉스 테마로 공략
한 달 중 25일간 비가 쏟아졌던 6월,「 랩」은‘ 레인’을 테마로 상품을 구성해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날씨를 반영해 플렉시블하게 매장을 꾸미는「 랩」의 전략은 소비자에게‘ 지금 필요한 상품이 있는 매장’으로 브랜드를 인식하게 만들었다. 타 브랜드가 비수기라 생각하고 포기한‘ 핫 서머’시즌을 바캉스와 레인 테마로 오히려 집중 공략한 것.「랩」의 핫 서머 겨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단순히 비올 때와 휴가철에만 입을 수 있는 옷이 아닌‘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실용성을 놓치지 않은 상품을 선보였다. 비가 오다 그쳐도 입을 수 있는, 즉 ‘단순한 비옷’이 아닌 레인코트이자 윈드 브레이커로 입을 수 있는 얇은 아우터를 제안한 것. 언제 비가 올지 모르는 환경, 에어컨의 찬 공기를 막아주는 든든한 아이템을 똑똑한 소비자들이 놓쳤을 리 없지 않겠는가.
F/W가 다가오는 7~8월 여타 브랜드가 기존의 상품 기획·구성 방법에 맞춰 가을 시즌의 옷을 내놓기 시작할 때「 랩」은 현재, 바로 오늘 입을 수 있는 옷으로 매장을 채웠다. 습관처럼 기획하던 방식을 버린 차이 하나가 「랩」을 주목할 브랜드로 떠오르게 만들었다.
김영애 아이올리 부사장은“ 소비자와 디자이너를 구분짓지 않고 고객이 요구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허상이 된 컨셉에만 매달린 브랜드는 이제 살아남기 어렵다. 소비자들의 쇼핑 사이클을 고려한 부분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며“ 시즌을 뛰어넘는 기획 방식이 필요하다. 4계절, 시즌을 나누는 것 자체가 이제는 의미가 없다. 예전에는 8월에 가을 옷을 사며 미리 시즌을 앞서는 것이 중심이 됐다면 변화된 요즘 소비자들은‘ 저스트 인 타임’ 바로 지금 입을 옷을 산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날씨를 반영한 기획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라이프스타일 반영한 매장, 원스톱 쇼핑 OK
「랩」은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상품을 적기에 공급하고 월별 테마를 정해 매장에 신선함까지 더했다. 3월에는 타이거 이미지를 강조한‘ 오픈’을 테마로 브랜드를 알렸고 4월에는 컬러, 5월에는 팝&록이 주 이슈였으며 6월에는 앞서 말한 것처럼‘ 레인’이 중심이 됐다. 7월과 8월은 바캉스와 함께 시티사파리와 인디언무드가 매장 안에 녹아들었다. 이지안「 랩」 스타일팀 실장은“ 이런 테마형 매장 구성은 소비자에게 구매 시점에 맞는 상품과 함께‘ 재미’까지 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아이쇼핑이 아닌 실구매로 이어지는 경우 가 많았다”고 덧붙인다.
「랩」의 성공 요인 중 또 하나는‘ 솔직함’이다. 자체 제작과 국내 바잉, 해외 바잉을 믹스한「 랩」은 다소 폄하되던 국내 바잉을 양지로 끌어올렸다. 소위 라벨갈이라는 방법으로 시장 상품을 자사 브랜드로 둔갑시키는 일 따위를「 랩」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다. 매장 입구에는 국내 바잉 상품이 함께 구성된 매장이며「 랩」이 아닌 타 매장에 걸려 있는 동일한 상품도 가격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명시해 놓은 피오피(POP)가 있다.「 랩」은 이 같은 고지를 통해 혹시 생길 오해 등을 미리 방지했다.
국내 바잉은「 랩」의 전체 상품 중 20%를 차지한다. 상당 부분 차지하는 이 상품 라인에 대해 일부에서는 퀄리티에 대한 의혹을 제시한다. 그러나「 랩」의 국내 바잉 상품들은 단순히 사입해 매장에 걸어두는 형태가 아니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지만 100% 전상품을 검품하는 과정을 거친다. 바잉한 상품들은 별도의 검품 공간에서 작업지시서와 비교하며 봉제, 사이즈, 원단 혼용률 등 세부적인 디테일들을 확인한다.
자체 제작과 국내외 바잉 접목한‘ 개방형 MD’
이런 꼼꼼한 검품 과정을 거치고 자체 디자인실에서 약간의 수정, 보완을 거쳐「 랩」만의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즉「 랩」은 능력 있는 벤더들의 상품을 솔직하게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협력업체와 상생해가며 윈윈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물론 미국 자바시장에서 바잉한 상품들도 LA에 위치한 아이올리 미국 지사에서 검품을 한 후 국내 물류창고에서 또 한 번 충분한 확인 절차를 거친다. 이 때문에 바잉 상품이지만 상품 불량률은 현저히 낮다.
이실장은“ 국내 여성복 브랜드와 글로벌 SPA브랜드들의 중간점을 찾은 것이「 랩」이다. 해외는 이미 수많은 벤더들을 활용한 홀세일 브랜드가 잘 자리잡고 있다. 국내도 이러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시장 바잉 상품에 대한 우려는 선입견일 뿐”이라며“ 「랩」은‘ 퀄리티 & 리즈너블한 가격대’ 이외에는 어떠한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더 많은 상품을 보여주고자 할 뿐이다. 사고 안 사고는 소비자가 정한다. 답은‘ 고객의 선택’이다”라고 말한다.
「랩」은 트렌디한 스트리트 패션으로 미국과 일본의 클럽 마니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조이리치」, 영한 감성의 스트리트 패션을 보여주는「 헐리우드메이드」,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의 일순위 브랜드「 레베카민코프」 등 핫한 수입 브랜드들도 함께 구성해 또 다른 매력을 전달한다.
고가 NO, 낮은 배수로 리즈너블한 가격대 유지
백화점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틀에 박힌 유통 방식을 벗어난 이런 상품 구성력은「 랩」을 더욱 주목하게 만드는 이유다. 클래식한 아이템부터 트렌디한 브랜드까지 멀티한 컨셉의 의류와 함께 화장품 향수 음반 서적 디자인용품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소비자를「 랩」에 오도록 만들었다.
사실「 랩」은 팝업 형태로 진행했던‘ 플라마켓(PlaMarket)’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미국 자바시장에서 바잉한 상품들로 구성한 셀렉트숍 플라마켓은 20m²(약 6평) 남짓한 몇 개점에서만 판매를 진행했다.「 플라스틱아일랜드」의 새로운 버전으로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플라마켓’은 이 작은 매장에서 월평균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를 통해 퀄리티만 높다면 시장 바잉 상품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김종호「 랩」 이사는“ 새로운 도전이라 그런지 유통에서 배려해 준 점도「 랩」의 런칭을 가능하게 한 요인이다. 상대적으로 훨씬 넓은 매장, 반면 적은 마진으로 협상이 이뤄졌기 때문에 마크업을 포기하고 저렴한 가격대로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을 다양하게, 또한 충분히 선보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2012년 35개점서 1000억원 달성 목표로 GO
그는“ 플라마켓에서 가능성을 봤지만 SPA형 멀티숍 브랜드는 자사 내에서도 처음 시도해 초창기 시행착오도 많았다. 그러나 현재 조직도 안정화됐고 상품 시스템도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 계속적으로 운영 노하우가 쌓여간다면「 랩」의 발전 가능성은 더욱 크다”며 “F/W시즌은 상대적으로 SPA브랜드가 약하다. 그러나 자체 제작을 통해 이 점을 보완하며 런칭 1년, 첫 관문을 완벽히 통과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F/W시즌은 아웃도어와 클래식 테마가 중심이 되며 화려한 레트로 무드도 서브 컨셉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유통망은 연내까지 4개점 오픈을 목표로 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이어 8월 경기점과 광주점을 오픈했고 9월 2일 현대백화점 중동 유플렉스점을 통해 신세계 외 타 백화점까지 매장을 확대한다. 김이사는“ 올해 4개점에서 테스트를 마친 후 2012년 본격적인 유통망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2012년 35개 매장에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며“ 일반 영캐주얼 브랜드 대비 절반 수준의 마크업을 가져가는「 랩」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점포당 최소 40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이 때문에 점당 효율을 높이는 데 집
중할 것”이라고 전한다.
「랩」은 5년 내에 3000억원 규모의 외형을 목표로 하며 아이올리의 해외 진출 노하우와「 랩」의 협력업체인 국내 벤더들의 역량을 십분 활용해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양함 재미 가격 모두를 만족시키며 런칭한 지 6개월 만에 톱 브랜드로 떠오른「 랩」의 상승 곡선이 얼마나 더 커질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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