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3高 현상 속 패션 대기업 상승세 이어질까?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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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11.28조회수 7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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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 이른바 ‘3고 현상’ 속 3분기까지 호실적을 이어가던 패션 대기업들이 4분기까지 여세를 몰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엔데믹과 리오프닝 영향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상반기와 3분기에 비하면 4분기에 들어선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건 막을 수 없지만, 비교적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고가의 수입 브랜드나 프리미엄 브랜드 비중이 높은 패션 대기업들은 실적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펼친다.

    그렇지만 날씨 마저도 평년보다 따뜻해 다운 등 헤비 아우터 매출이 연말까지 매출을 견인할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전망이며, 주력 캐시카우인 신명품과 해외 컨템퍼러리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과 함께 매출에 타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가장 핫한 복종으로 여겨 신규 론칭이 가장 활발했던 골프웨어 역시 MZ세대 고객들이 빠르게 이탈되는 현상이 발생해 내년도 시장 흐름이 밝지만은 않다.

    패션 대기업들은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할인 행사로 적극 대응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내년도 경기가 어려울 것을 예상해 올해 재고 소진에 매진하며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리오프닝에 맞춰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과 대규모 마케팅과 프로모션으로 한껏 소비 증진에 힘썼던 이들은 내실 강화에 무게를 두면서 자사몰을 보다 안정적인 궤도에 올려놓고, 전통 캐시카우 브랜드들의 매출 증진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패션, 3Q 호실적에 ‘2조 클럽’ 눈앞



    3분기까지 최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삼성물산패션, LF,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코오롱FnC부문 등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삼성물산패션(부문장 이준서)은 올해 패션 대기업들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2조 클럽’에 진입할 지 주목된다. 올 3분기 누계 매출이 1조4593억원, 영업이익은 1327억원으로 올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6%, 64.5% 증가했다. 이 여세로 가면 올해 2조 매출의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매출을 견인한 브랜드로는 단연 메종키츠네, 아미, 르메르, 톰브라운 등 ‘신명품 4인방’이 꼽히고 있다. 여기에 덴마크 브랜드 ‘가니’의 독점 판매권을 획득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첫 단독매장을 열었으며, 현재 핫한 브랜드로 손꼽히고 있어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또 편집숍 ‘비이커’와 ‘10꼬르소꼬모’가 전년 대비 10~20% 신장해 매출을 뒷받침했다.

    비이커는 2012년 서울 한남동과 청담동에 매장을 열어 10년간 꾸준히 성장한 데 이어 3번째로 성수동에 매장을 열어 MZ세대들과 소통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패션은 수입 브랜드뿐 아니라 자체 브랜드도 선전하고 있다. ‘빈폴’은 ‘제대로 입다’ 캠페인과 한국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브랜드로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전년대비 20%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빈폴사업부는 빈폴멘즈ㆍ빈폴레이디스ㆍ빈폴골프ㆍ빈폴액세서리ㆍ빈폴키즈 등 5개 브랜드로 6100억원을 목표로 할 만큼 전 브랜드가 고르게 성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또 구호, 갤럭시, 에잇세컨즈 등 자체 브랜드들의 온ㆍ오프라인 매출 확대와 소비자 니즈에 맞는 상품 개발에 힘입어 매출 신장세를 이어간다.

    또 올해 새롭게 론칭한 남성복 '시프트G'와 MZ세대를 위한 캐주얼 ‘샌드사운드’ 등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수입 브랜드의 의존도 보다는 자체 콘텐츠를 강화한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SSF샵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SSF샵은 10월까지 누적매출이 전년대비 40%나 증가했으며 회원수는 60% 이상 늘어났다.

    유튜브 채널 연계 ‘세사패TV’ 구독자는 14만명을 돌파했다. 삼성물산패션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SSF샵이 중심으로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삼성물산패션은 올해 ‘구호골프’ ‘란스미어골프’를 새롭게 선보이고 ‘빈폴골프’의 리뉴얼로 한층 젊은 골프웨어를 제안한 데 이어 새해에 메종키츠네의 골프 라인인 ‘키츠네골프’ 론칭으로 골프웨어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LF, '닥스' '헤지스' 투톱 혁신이 성장 포인트



    LF(대표 오규식, 김상균)는 3분기 누적매출이 1조4010억원, 영업이익은 1336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8%, 영업이익은 32.4% 증가헸다. 이 회사의 성장은 이끈 것은 ‘닥스’와 ‘헤지스’가 젊고 트렌디하게 변화하면서 기존 브랜드의 매출 회복이 가장 컸다.

    닥스는 지난해 말 버버리 CDO 출신의 뤽 구아다던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이후 닥스남성, 닥스여성, 닥스골프, 닥스액세서리 등이 매출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남성 퀼팅 아우터인 ‘하이랜더’ 컬렉션은 출시한 지 한달 만에 전년동기 대비 100%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고 계속으로 완판돼 3차 리오더에 들어가는 등 크게 히트했다.

    남성복에서 ‘하이랜더’ 컬렉션이 반응이 폭발적이자 여성복과 아동복에서도 기획에 돌입, 내년에는 닥스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서 하이랜더 컬렉션을 패밀리 타깃으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헤지스 역시 글로벌 패션 디렉터 경험이 풍부한 김훈 CD를 영입한 이후 전통 트래디셔널 캐주얼로 콘셉트를 정비하면서 피케 셔츠, 케이블 니트 등의 매출이 높게 나왔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고른 매출 파워를 보여 젊은 세대들의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패션기업에서 운영하는 플랫폼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파워를 보여주는 LF몰은 자사몰이 아닌 패션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연매출 7000억원대까지 강화했다. 자사 브랜드에서 명품까지 6000개의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으며, LF몰에서만 단독으로 판매하는 전문관 ‘엘에이블’을 론칭하기도 했다.

    또 LF몰 PB 여성복 ‘스탠다이얼’을 론칭해 자체 콘텐츠를 키우고 있다. 스탠다이얼은 ‘컴포터블 앤 컨템퍼러리’ 브랜드로 실용적인 아이템이 포커싱했으며 앞으로 가방, 액세서리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이다. LF는 새해에 ‘리복’을 통해 스포츠 마켓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며 비효율 브랜드와 수익성이 떨어지는 오프라인 매장은 과감하게 줄이는 것으로 대비하고 있다.

    SI, '어그' 등 뉴 캐시카우까지 올해 사상 최대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이길한, SI)은 3분기 누적 매출 1조1236억원, 영업이익은 96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신장률은 각각 8.8%, 55.1% 늘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을 넘어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브루넬로 쿠치넬리, 크롬하츠, 알렉산더왕 등 프리미엄 수입 브랜드들이 매출 성장을 주도하는 한편 올해 ‘어그’의 매출이 전년대비 2배로 뛰는 등 다시 떠올랐다.

    어그는 양털부츠를 메인으로 하지만 의류 라인을 선보이는 등 1020 취향 잡기에 나서고 있다. 어그를 새로운 브랜드로 인식하는 1020, Z세대들에게 플리스 재킷, 후디, 맨투맨 등을 선보이면서 토털 패션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또 올해 45주년을 맞은 ‘스튜디오톰보이’의 서울 성수동 팝업 스토어를 열어 45년간의 아카이브를 선보이는 등 브랜딩 효과를 노리고 있다. 여성복에서 남성복까지 라인을 확장하고 매년 매출이 10% 내외의 성장률을 보이며 롱런 브랜드의 면모를 보여 계속해서 브랜드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코스메틱부문은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등 니치 향수 브랜드 약진세가 이어진다. 여기에 자체 화장품 '로이비' 를 MZ세대를 위한 토털 스킨케어, 향수, 바디 및 헤어케어 브랜드로 키우고 있으며, 탈모 기능성 제품인 '아이엠'을 론칭해 젊은 여성 탈모에 대응하는 등 신규 비즈니스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섬, '톰그레이하운드' 등 수입BIZ 확대



    한섬(대표 김민덕)은 매출 1조904억원, 영업이익은 1192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5.7%, 18.6% 신장했다. 타임, 마인, 시스템, 더캐시미어 등 여성복 매출이 견고한 실적과 백화점을 중심으로 오프라인의 선전 효과가 컸다. 수입 브랜드에 밀려 토종 컨템퍼러리 여성복들이 버거워 하는 반면 한섬 여성복들은 탄탄한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매출 파워를 유지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한섬은 여성 캐릭터(19.7%), 남성복(17%), 라이선스(19.2%), 수입 편집숍(19.5%)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미래 먹거리를 위해 올 가을 처음으로 골프웨어 ‘랑방블랑’을 론칭했으며 해외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수입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의 남성 버전을 론칭하며 미국 컨템퍼러리 브랜드 ‘베로니카비어드’의 단독매장 오픈도 준비 중이다.

    올해 8월 현대 본점을 통해 첫선을 보인 스웨덴 컨템퍼러리 브랜드 ‘아워레가시’는 백화점 2개점을 추가로 개점하는 등 인지도 확산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 올 초 론칭한 니치향수 편집숍 ‘리퀴드퍼퓸바’는 서울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를 주축으로 백화점과 면세점 등으로 유통망을 확장해 코스메틱 사업의 기반을 닦아 나갈 계획이다.

    코오롱FnC, 1조 탈환 넘어 '제 2도약 '자신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은 올해 ‘1조 클럽’ 탈환을 넘어서 1조2000억원의 매출을 내다볼 만큼 성장 돌풍이 일었다. 이 회사의 3분기 누적 매출은 8217억원, 영업이익은 387억원을 기록했다. 골프웨어 부문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 이 회사는 론칭 2년차의 ‘지포어’가 20개 매장서 연매출 1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퍼포먼스와 패션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키며 3040 골퍼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은 것이다.

    이외에도 왁, 엘로드, 골든베어 등 이 회사의 골프웨어 브랜드들이 고르게 약진하며 세분화된 골프 마켓을 세대별, 가격대별, 포지셔닝별 밀착 대응하고 있다. 또 전문 골프 플랫폼인 ‘더카트골프’도 두자릿수 신장세를 이어간다. 코오롱FnC의 간판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는 올 겨울 다운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며 배우 김태리와 그룹 엔하이픈 투트랙 전략을 가동해 폭넓은 소비층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내년에 론칭 50주년을 맞는 코오롱스포츠는 아웃도어 리딩 브랜드로 거듭나며 계속해서 브랜드 리프레시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등산 외에도 캠핑 등 캐주얼한 아웃도어 상품과 용품류 개발, 지속가능패션을 실현하며 리사이클 소재 활용 범위 확대 등으로 업계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코오롱FnC는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발렉스트라'의 국내 독점권을 확보하고 갤러리아 명품관 이스트점에 매장을 열었으며, '닐바렛' '이로' 등은 수입 브랜드는 라인 익스텐션을 통해 매출 볼륨화에 나서고 있다. 이로의 남성복 라인인 '이로옴므', 닐바렛의 골프 캡슐 컬렉션 등이 대표적이다. 또 코오롱몰을 패션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코오롱(KOLON)의 가운데 철자를 눈과 코로 형상화한 OLO 아이콘을 활용해 패션 메신저로서 스토리를 전하며 '코오롱몰' 저변을 확대하는 중이다. [패션비즈=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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